블랙아웃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3월
블랙아웃….. 전기수요가 공급능력을 넘을 때 발생하는 대규모 정전사태
전기공급은 수도나 가스 등과 달리 공급이 수요에 조금만 못 미치면 전체가 마비되어 버린다. 전자제품은 일정한 전압과 주파수가 유지되어야 작동할 수 있는데 전기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전기의 특성 때문에 전체 전력량 유지를 위해 자동적으로 전압과 주파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일 블랙아웃을 방치하면 정전 범위가 한 지역에 그치지 않고 점점 더 확대된다. 전력망은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블랙아웃은 냉방수요가 급증하는 여름과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음 백과사전에서 발췌
해마다 뉴스에서 나오는 멘트 중에 하나가 물 절약과 전기 절약이란 말이 아닌가 싶다.
특히 여름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게 되면 어김없이 오늘 최대치 전력량에 대한 내용과 함께 비상 전력 가동을 시행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 나오거나 아파트 한 동 전체가 깜깜한 암흑에 몇 시간 동안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인간의 미래지향적인 기술진보가 거듭 발전됨에 따라 우리들은 알게 모르게 이에 적응을 해나가는 삶에 익숙한 터라 이 책에서 언급하는 내용들을 접하다 보면 실제로 가상의 일들이 아닌 가까운 우리들의 주변과 내가 곧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해주는 책이다.
특히 한 나라의 어느 특정된 지역이 아닌 유럽 전역에서 이러한 일들이 차례로 번지고 급기야는 미국마저 그 영향을 받게 되었을 때의 가정화한 이야기들은 가상이라 할지라도 무척 섬뜩함마저 느끼게 해 준다.
이탈리에서 시작된 전력의 소등이 점차 스웨덴으로 번지게 되고 연타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수 이상 기류와 수력 발전소까지 이상 현상을 보이면서 시작이 되는 이 책은 전기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 인간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한 고마움과 미처 그 소중함을 느껴보지 못한 채 일상생활에 몰두했던 우리들의 반성을 부추긴다.
처음에 시작된 전력난 이상에 대한 감지를 발견한 해커 출신의 IT전문가인 피에로 만자노는 이 사실을 유로폴에 알리게 되고 이후 유럽 각국의 연관된 책임자들은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해결책을 촉구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은 연쇄 반응처럼 점차 전 유럽으로 번지게 된다.
사실 이러한 블랙아웃 현상에 대한 모든 관련 사항을 다루는 기초에는 전기의 필요함, 전기가 아웃이 되면서 일반인들의 불편함의 생활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가히 연쇄반응의 영향이 얼마나 심각하고 커다란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위험을 피하려 피신한 장소가 하필이면 원자력 발전소가 가까이 있던 장소였기에 대피를 해야만 했던 사람들, 심장약을 구하지 못해 사망한 사람, 마트의 생필품이 바닥나고 돈은 있으되 천정부지로 솟는 채소값 , 내 맘대로 부르는 식의 시장 가격 형성, 병원조차 환자들을 수용할 수 없어 거부하는 상황, 수도가 나오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 오염의 범람, 동물원을 뛰쳐나온 동물들의 거리 출현과 이를 잡아먹는 사람들, 서로가 서로의 것을 빼앗고 위협하며 차를 빼앗는 행위들은 인간들의 내면에 한동안 내재해 있던 야만의 기질을 드러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 정치와 권력의 공백, 정권교체마저 이루게 되는 현상들을 접하게 한다.
완벽함은 없지만 완벽에 가깝게 시스템을 운영하려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런 위급함을 비밀에 부치고 자신들이 소속된 단체에 이익에 부합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사랑’을 베풂으로써 힘든 시간들을 견뎌보려 한 사람들의 모습들까지, 저자는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세밀한 부분까지를 다룬다.
이기 문명의 편리함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일종의 경고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책 속의 내용들은 인재로 인해서 벌어진 상황을 그대로 보는 듯하며 실제 이러한 과정에서 이런 일들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또 다른 이상적인 사회상을 이루어보려는 과정들을 통해 제도와 법률,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에 안주하려 한 사람들을 향한 행동이 얼마나 지구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블랙아웃이 뉴스에서나 듣던 먼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처하게 될 재앙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p53
하나의 재난처럼 생각되던 일련의 일들이 위의 문구처럼 새삼 가깝게 느껴질 만큼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이를 저지하고 또 다른 세계의 현실을 구현하려 한 사람들 간의 이상 차이를 통해 우리들이 얼마큼 오만한 생활에 젖어 있었는지에 대한 반성, 문명의 이기가 주는 장점 뒤에 그만큼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책이기도 하다.
3년여 동안 독일 스릴러 문학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반증하듯이 곧 영화화된다고도 하니 재난 영화의 하나의 소재가 아닌 그 소재를 통해서 모든 면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일반 상식에서 오는 지식 외에도 생소한 원자력이나 수력발전소의 돌아가는 시스템, 컴퓨터의 해커들의 세계도 엿볼 수 있는 책이며, 간간이 로맨스도 곁들여져 나오는 책이기에 책 두께만 보고 읽지 않는다면 후회할 지도 모르는 책이다.
우리에게도 블랙 아웃이 안오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솔직히 우리는 전기고 물이고 너무 낭비하지요.
아끼고 저축해둬야 그럴때 좋을텐데 우리 생활이 점점 절약과는 멀어지는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주위에 흔한 것이기에 아낌없이 쓰는 자세의 자중도 필요하고 비상시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책이라 실제로 체감으로 닿는 정도가 가깝게 느껴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