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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더스 키퍼스

파인더스

 

파인더스 키퍼스 – 찾은 자가 갖는다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6월

공짜란 말은 참 인간들의 마음을 현혹시킨다.

예를 들어 길가에서 굴러다니는 500원 동전이나 일십 원짜리라도 일단 돈이란 개념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유혹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때론 이 돈 때문에 커다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가 흔한 것을 보게 된다.

 

만약, 당신에게 생각지도 못한 돈이 들어오게 된다면?

그 출처는 고사하고 정말로 공짜의 개념인  돈이 굴러들어 온다면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되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의 일들에 관련된 생각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은둔의 작가로 불리는 로스스타인의  집에 삼인조 강도가 침입한다.

두문불출하면서 그동안 쌓은 명성을 뒤로 한채 지미 골드 시리즈로 불리는 연작을 계속해 집필해 오고 있었던 그는 삼인조 강도들의 위협에 금고 안의 돈과 뭣보다도 돈보다 더 중요한 자신의 육필 원고만은 필사적을 지키려 노력했지만 결국 총에 맞고 죽게 된다.

 

삼인조 중에 유난히 지미 골드 시리즈에 매료되어 저자가 그동안 써온 글에 불만을 품어왔던 모리스 벨라미는 다른 두 명을 연달아 살해하고 로스스타인의 유필 원고 노트와 돈을 모두 가져오면서 돈은 고사하고 육필 원고에 대한 내용과 이 원고의 처리에 관해 고심을 하게 되지만 술을 먹고 저지른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오랜 세월 그의 청춘을 바치면서 교도소에서 살아가게 된다.

 

시간을 그렇게 흘러서 1978년에 벌어진 이 사건도 잊힐 즈음 20101년에 들어서 어린 피트 소버스란 소년은 메르세데스 차량을 몰고 실업자 취업 박람회에 묻지 마 살인을 벌였던 영향으로 실직과 신체적인 아픔을 지니게 된 아빠와 가장으로서 살아가는 엄마, 어린 여동생 티나와 함께 근근이 살아가던 중 뜻하지 않게 발견된 트렁크 속에 돈과 종이 뭉치를 발견하게 된다.

 

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후속작이며 또 다른 작품의 중간 지점에 해당되는 이 책은 전작에 나오는 호지스 은퇴 경찰이 다시 등장한다.

처음부터 등장하게 되는 책은 아니기에 연작 시리즈치고는 등장의 순서가 중간쯤부터 시작되기에 이 시리즈인 미스터 메스세데스를 읽지 않아도 읽는 데에 있어선 어려움이 없는 독립된 이야기처럼 쓰인 책이기도 하다.

 

전혀 연관이 없을 줄 알았던 모리스와 소버의  만남의 매개체는 바로 유명 작가인 로스 스타인이 썼던 육필원고이자 유작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크기 마련이고 그 내용이 설사 자신의 취향대로 맞게 쓰이지 않았다 할 지라도 실망만 할 뿐 그 어떤 행동에 옮기지는 않지만 모리스는 예외였다.

아마도 자라온 환경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성장기와 고민, 가정의 불화를 견디게 해 준 안식처가 지미 골드 시리즈였단 점에서 맹목적으로 빠져 들게 된 책의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았다 하여 작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만일 작가가 그 뒤를 이른 4.5부를 썼다는 점을 알았다면, 아니 그 내용들이 만족에 가까운 설정이었다면 이런 커다란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영화 ‘미저리’를 생각하게 할 만큼의 광적인 팬의 모습이 그대로 , 아니 더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가는 모리의 마지막 희망은 출소 후에 만나게 될 자신이 감춰둔 트렁크였다.

하지만 이 모든 일 뒤에 피트란 아이가 있었고 그 사건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호지스 경찰의 등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야기의 가속도가 붙는다.

 

이 작품 “파인더스 키퍼스 : 찾는 자가 갖는다란 제목은 말 그대로 찾는자가 지킨다라는 의미도 있고, 호지스 경감이 차린 탐정 사무소 이름이기도 하기에 두 가지의 뜻을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다.

 

전작인 범인 브래디의 병원을 꾸준히 찾으면서 브래디의 감취진 진실된 모습을 찾으려는 호지스 경감의 날카로운 촉각이 다른 작품 속에서 어떻게 사건으로 다뤄질지, 위의 작품처럼 광적인 팬에 의해 벌어진 사건 속에서 미국의 불안정했던 금융위기 사건 속에 평범했던  일가족이 돈에 얽히고 유작에 얽히면서 전혀 엉뚱한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을 그린 내용은 역시 킹다운 책이란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든다.

 

곳곳에 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히 지키려 발악하는 모리스의 모습만을 놓고  볼 때는 정말  안타깝기도 한 장면이라 스티븐 킹이란 작가가 책을 사랑하는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모습을 잘 드러내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책

 

어렵게 생활했던 피트 소버린, 역시 모리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가 말하는 대목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그릇된 광기가 몰고 오는 처참함을 일깨우는 장면이기도 하기에 어쩌면 모리스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피트도 책에 대한 유혹 앞에서 모리스 못지않은 행동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를 상상해 보게 된다.

 

그렇게에 여기서 끝이 아님을 드러내는 장면은 독자들로 하여금 총체적으로 3부작을 기대하는 이유가 될 것이며 다음 작품인 “End of Watch를 빨리 만나보고 싶단 생각을 가지게 하는 작가의 글 매력이 여전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