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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완벽

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책 띠지의 광고 문구인 ‘미 비포’유’를 뛰어넘는 플롯이란 말에 궁금증이 일었다.

엄청 울면서 읽었던 미 비포 유를 넘을 정도라면 또 얼마만큼의 울음을 흘릴 것인가에 대한 상상력(?)도 있었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 비포 유’와는 또 다른 감성 어린 사랑과 인생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어느 날 우연히 길을 걷다가 발견한 동전 하나를 보더라도 주위를 둘러보게 되고 주웠을 때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누구의 것일까를 연신 궁금하게 하던 일들을 한 두 번은 겪어 봤을 독자들에겐 더욱 이 이야기가 전해주는 우연에 의해서 발생하는 일들이 저자의 놀라운 상상력을 뒷받침으로 빛나게 만든 하나의 좋은 이야깃거리로 탄생이 되지 않았나 싶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는 요나단 그리프는 시계추처럼 하루하루 일과가 정해져 있는 사람이다.

일어나기 싫어도 억지로 제시간에 맞춰 놓은 시계에 맞춰 수년간 조깅을 하고 있는 42살의 돌싱-

아내는 베프와 눈이 맞아 이혼을 요구하고 돌싱이 된 지 4년 차다.

아무런 생활의 의미도 없는 그저 하루가 다른 날과 다름없이 돌아가는 그에겐 타인들처럼 하기 싫어도 생계유지를 위해 억지로 일하러 가야 하는 부담감이 없는, 그야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느 때와 같이 1월 1일을 맞아 새벽에 조깅을 하던 그는 자신의 자전거 핸들에 다이어리가 들어 있는 가방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첫 장을 펼쳐보니 ‘당신의 완벽한 1년’이라고 적혀 있었고 한 해에 해야 할 일들의 계획이 꽉 차있는 것을 읽게 되면서 유실물 센터에 두고 오려했던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엄마와의 연락을 거절했던 요나단에겐 다이어리의 글씨체가 바로 엄마의 필체와 비슷함을 느끼면서 혹시 엄마가 이탈리아가 아닌 독일로 자신을 찾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동반한 의문을 갖게 된다.

 

한편 2달 전의 한나는 친구인 리자와 어린이 놀이방을 개원하게 되면서 바쁘다.

남친인 지몬으로부터 청혼을 받을 희망에 부풀어 있던 차, 지몬의 해고 소식과 더불어 지몬의 병 소식은 청천벽력처럼 가슴을 무너지게 하지만 특유의 긍정마인드인 한나는 이 모든 것을 이겨 나갈 수 있으리란 마음으로 지몬을 위한 하나의 이벤트를 보여주게 된다.

 

이 소설은 세 사람의 중심으로 이뤄지되 모든 상황 설정상 서로가 서로에게 인연을 맺어가게 되는 과정들이 매끄럽게 표현이 된다.

무심코 발견한 다이어리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 요나스는 적힌 그 날짜에 해당되는 모든 일들을 해보려 노력을 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지금까지 자신이 미처 모르고 살아왔거나 알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화해, 그리고 아버지를 바라보는 남자 대 남자로서, 아버지와 아들이란 존재로서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하는 여러 색채를 다루고 있다.

 

다이어리의 주인은 책 중반에서 밝혀지지만 과연 누구일지에 대한 궁금증은 스릴의 성격을 갖고 있기에 독자들은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되며, 중반부에 이르러서야 그 다이어리의 주인이 누구이며 어떤 사연으로 건네 졌는지를 알게 되지만 이 또한 그 후의 과정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과 함께 또 다른 사랑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인물과의 관계도를 그리는 과정들이 로맨스란 장르를 십분 발휘하면서  “당신에게 인생의 의미는 무엇입니까?”를 연신 묻게 하는 책이다.

 

영원1

 

사실 이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들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읽어보면 에이~ 이런 대목들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이야, 하고 생각하게 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묻어 나오는 작은 행동에 속하지만 실제 이러한 실천들을 해본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많지도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하루하루의 소중함과 인생에서의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들에게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물어보는 계기가 된다.

 

할일

 

눈물, 콧물, 쏙 빼놓는 강렬한 슬픔은 없지만 책 전반부를 통해 느껴보는 다이어리에 적혀 있는 실천들을 하나씩 실천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도 하는 책이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 오해, 진정으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선 나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두루두루 생각해 보게 된 시간을 주는 책이기에 한 번쯤 읽어도 좋을 것 같다.

2016년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최고의 화제작이란 말 게 영화로도 만들어진다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