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새해 연초가 되면 한 해의 계획을 부지런히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들을 하지만 연초부터 책 제목인 ‘내게 남은 48시간’ 이란 문구는 다른 때와는 다른 감정을 전달해준다.
이 책은 잘 아시다피시 한참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웰 다잉이란 주제 안에서, 그것도 48시간 제약된 시간이란 과제가 주어진 tvN의 프로그램 [내게 남은 48시간 : 웰다잉 리얼리티]에서 출연진이 직접 작성하여 화제가 된 ‘엔딩 노트’를 토대로 엮은 책이다.
고(故) 김광석은 ‘서른 즈음에’란 노래 가사 말에서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고 불렀다.
그 당시 이 노래를 들었을 때에는 서른이 되기도 한참 전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의 노랫말이 전해주는 느낌은 눈물을 두서없이 뚝뚝 흐르게 만들었던 지라, 이 책을 접하게 되면서 문득 실감을 더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미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달리기를 하는 인생이라고 했던가. 어찌 보면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타인들의 죽음을 맞이했을 때 다가오는 슬픔은 비록 가까이 접하지 않았다 할 지라도 깊은 상실감을 가져오게 만든다.
하물며 만약 나에게 이런 죽음이란 과제가 주어지고 이 시간 안에 정말로 해야만 하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는 책, 바로 그래서 이 책은 새해부터 다른 때와는 다른 결심들을 하게 만든다.
무심코 지나치는 자신의 현재, 과거, 그리고 먼 미래의 나를 생각하게 해 보는 질문들은 앗차 하는 찰나의 순간이라도 넘길 수 없는 시간의 숭고함을 전해주는 동시에 내 몸 사용설명서를 들여다보는 시간에는 내가 내 몸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한 반성과 살펴봄을, 인생에서 큰 도전과 성공을 돌아보는 ‘성공과 실패’, 여행이나 음식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을 연상케 해준다.
한때 유행했던 뇌 구조의 그림은 ~내 속에 내가 너무나 많아^^~란 가사 말도 생각나게 하기도 하고 그림과 함께 과연 내가 생각하고 있는 뇌 속의 생각들은 어디쯤에 위치해 있을까를 그려보고, 일 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다이어리 계획표, 그리고 뭣보다 점차 48시간 남았을 때 하고 싶은 일, 24시간이 남았을 때 하고 싶은 일. 마지막으로 10초가 남았을 때 떠오를만한 장면을 묻는 책 파트에서는 점차 가벼울 수만은 없는 진중한 자세와 함께 삶의 궤도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의 성찰 시간을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나의 가족들, 그리고 나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주위를 다시 둘러보고 과연 내가 생각하는 사람과 그 사람이 나의 뜻을 같이 헤아려 줄 것인가에 대한 생각, 나의 반려동물은 물론이고 죽음을 맞이 했을 때의 생명 연장 치료, 장기 기증 같은 주변 정리를 평소에 해 두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파트는 가볍게 둘러보면서도 각 파트마다 쉽게 생각을 할 수 없는 시간적인 제약에 얽매여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과제가 주어진 만큼 인생 전반을 통틀어 재 정비를 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항상 죽음과 함께 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의 끝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내 뜻과 같이 맞이하면 좋을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적어볼 수있는 책이기에 이 새해에 들어 또 다른 계획의 차원으로 세워보아도 좋을 책인 것 같다.
좀 섬뜩하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닥칠 문제라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내게 과연 48시간이 남는다면 무엇을 할까?
사실 한번도 생각 해 보지 않았지만 이 문제를
두고 고민 좀 해야겠습니다.
아무래도 웰 다잉이란 주제를 다룬 것이라 대각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만든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