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의 하루 한 장
정호승 지음 / 비채 / 2017년 11월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을 달랑 한 장 남겨두고 이것저것 정리할 일들이 태산이다.
첫 시작일인 1월부터 뭐가 그리 바쁜 일들이 많았던 것인지, 요즘 책상을 뒤적거리면서 버릴 것, 다시 모아서 두어야 할 것, 책들과의 이별 선정과 타인에게 보내 줄 책 선정, 다시 보고픈 마음에 소장해야 할 책 선정까지…
쉬엄쉬엄 한다고는 했는데 여전히 손길은 바쁘다.
학창 시절 절친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코팅된 글들이 있다.
한창 유행했던 정호승 시인의 시 구절을 정성이 깃든 자필로 만년필을 이용해 한 구절 한 구절씩 정성스럽게 쓰고 그것을 코팅해 고리로 연결된 상태인 달력 형태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코팅지에 적힌 글귀들을 보면 당시를 회상하게 되고 그 시절에 있었던 추억을 더듬어보게 만드는 활력소가 된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보는 정호승 시인의 글이 참으로 좋다.
그것도 일력 형태로 만나보니 환상 그 자체다.
일력으로 선물 받은 달력들도 있지만 이 일력 형태로 만난 글 구절은 일단 요일과 연도에 상관없다는 점^^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와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에서 추려낸 글귀들을 통해 시인 스스로가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하는 구절들이 일반 독자들에겐 물론 힘든 일을 겪고 있거나 결정할 사항에 고민 중인 사람들, 그밖에 글을 읽음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력으로써 모자람이 없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많은 오해와 불협화음들 속에서 나 자신 스스로를 다지고 추려서 힘을 내게 할 수 있는 글귀들,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결코 실망하지 말기를, 겸손과 감사함, 그리고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정말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글들이 많다는 점에서 감동을 느끼게 해 준다.
한해 한 해가 지나갈수록 나이를 먹어간다는 뜻인지 요즘엔 새삼 감사하다는 말을 달고 살게 된다.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잘 지낼 수 있어서 감사하고 큰 충돌 없이 타인들과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어서 감사하고…
뭐를 달고 말하자면 끝이 없지만 이 글 구절들 한 장씩 넘기면서 읽다 보니 미처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인생에 관한 깊이를 다시 한번 느껴보게 해주는 일력이다.
연말연시라서 그런가, 정리의 의미처럼 다가오는 특히 곧 맞이하게 될 크리스마스라는 이름하에 방송에서는 연일 선물용으로 좋은 상품들을 선전하고 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때,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지인들에게 이 한 권에 담긴 일력을 선물한다면 어떨까?
큰 부피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한 장한 장 넘길 때마다 선물해 준 사람을 기억할 수 있다는 기쁨,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따뜻한 글귀로 인해 하루하루를 지내게 된다면 그 이상의 선물은 없을 것 같은데…..
연노랑색의 종이케이스에 담겨 있어 가벼우면서도 산뜻한 느낌이 주는 일력!
짧지만 긴 여운을 통해 새롭게 다가오는 내년에도 더욱 힘찬 용기를 갖게 해 줄 수 있는, 작지만 그 의미는 무엇보다도 크게 다가올 수 있는 선물용으로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