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사 모어 저/서정아 역/ 글항아리 | 2018년 04월
흔히 외국어를 배울 때 쉽게 가장 빨리 접하는 언어가 욕설에 관련된 단어들이 아닌가 싶다.
외국인이 자신들의 억양으로 자국의 옥설을 말할 때의 느낌은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들게도 하는데, 이 책의 제목을 보니 특히 인간의 역사가 태동된 이래 욕설이 어떻게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인 격변과 함께 변해왔는지를 알게 해 준다.
저자의 서두에 나온 말 중에 치매에 걸린 할머니나 시인 보들레르가 끊임없이 말한 것들이 바로 욕설이었다.
마지막까지 내뱉은 말이었다는 욕설, 과연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었일까를 다룬 이 책은 어디까지나 영어권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한해 연구를 한 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총 6장에 걸쳐 다룬 책의 내용은 로마시대부터 20세기 이후의 상소리까지를 담고 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비속어가 뇌에서 저장되는 영역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언어능력은 상위 뇌에서 다루지만 비속어는 하위 뇌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비속어와 ㅇ일반 언어능력도 어떤 계급적인 층(?^^)을 이루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어학적으로 공허한 서약어와 오늘날의 외설어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게 쓰이고 인간의 배설에 관한 이야기서부터 그로 인해 파생된 언어의 인식과 변천, 중세와 18.19세기를 거치면서 언어적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일상생활에서나 책 속에서, 때론 영상매체에서 흘러나오는 단 한마디의 욕설은 듣고 보고 느끼는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카타르시스와 함께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마저 부여해 준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런 미에서 저자가 다룬 다양한 언어 속에 펼치는 욕설, 악담, 상소리의 세계는 인류의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변해가는 말의 변화, 그 느낌의 뉘앙스가 어떻게 삶에 침투해 변해가는지를 느껴보게 한 교양서다.
책을 읽으면서 단어가 지닌 뜻과 함께 저자가 연구해 온 과정을 함께 느껴가며 읽는다면 훨씬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