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동물원
진 필립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동물원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나 갖게 되는 동화적인 느낌을 갖게 하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그런 장소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복병 아닌 복병, 그것도 살인을 마치 장난감 총 쏘듯 무자비하게 쏘아가며 동물은 물론 인간까지 사냥하는 희대의 살인마들을 만나게 된다면?
벌써부터 등 뒤가 식은땀이 흘러내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여기 한 아이의 엄마로서 겪게 되는 기상천외한 모험담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동물원이라는 곳이다.
어린 아들 링컨을 데리고 동물원에 온 조앤은 동물원 퇴장 시간에 맞춰 집으로 가기 위해 동물원 정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책은 말 그대로 묻지 마 살인 식의 총잡이, 희대의 정신 사이코패스들처럼 보이는 청년들이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사람들까지 연이어 죽이고 난 후에 또 다른 동물원에 있는 다른 미지의 인간들을 사냥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행동과 이들을 피해 최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자식을 보호하려는 엄마의 사투를 그린다.
깜깜한 밤이 다가오는 눈 앞의 바로 앞, 그 어떤 것도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눈과 귀의 모든 감각마저 온통 극에 달하게 만드는 심리전과 서서히 조여 오는 미지의 발자국들…
그런 가운데 아들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모성애를 보인 조앤이란 인물은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유아를 보게 되면서 최대의 갈등을 보인다.
아들의 안전을 위해 모른 척 돌아서야 할지, 아니면 유아까지 데리고 도망을 쳐야 할 지에 대한 갈림길, 자신들 만이 아닌 뜻밖의 도움의 요청을 보인 손길들이 들려주는 시시콜콜 이야기 자체에도 민감함을 보인 캐릭터 설정 앞에서 독자들은 조앤처럼 선택을 할까? 아니면 그 이상의 행동을 보임으로써 또 다른 행동의 양심을 보이는 것이 나을까? 하는 생각을 던지게 한다.
여자라는 이미지는 신체 조건상 연약함이 남성보다 더 많지만 ‘엄마’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되는 여자는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이 책에서 보인 조앤이라는 인물을 통해 비친 엄마의 강인함과 용감성, 뜻밖에 마주친 범인과의 정면 대결에서 보인 위험천만의 결단력은 책을 읽은 독자로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
좁다면 좁고 넓다면 넓은 장소인 동물원, 누구나 순진하고 여린 마음을 갖게 만드는 활력의 장소가 악몽의 장소로 변한 순간, 4;55분부터 8:05분까지를 차례대로 그리며 어떤 변화의 기복이 오게 될지조차 모르게 만드는 상황 설정이 긴박감의 손길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끝까지 아들만은 무사하길 바라는 모성애와 그 모성애를 발판으로 범인과의 심리전을 벌이는 조앤 및 기타 다른 인물들의 등장은 책의 구성에 있어 맞춤옷처럼 딱 들어맞게 그려진 책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시간의 초점에 맞춰 그려진 스릴인 만큼 긴장감의 완성도는 훨씬 크게 다가오는 책이다.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