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8년 8월 25일

400년 전, 그 법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400년전 법정400년 전, 그 법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다나카 이치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8년 8월

유명한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한 이야기 중 가장 알려진 것이라고 하면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과학의 발전과 인간의 생각이 갈릴레오가 살았던 당시보다 많은 진전과 발전이 있기에 오늘날 태양과 지구의 관계는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지는 사실들이  있지만,

당시엔 쉬운 문제가 아니엇음을, 갈릴레오의 재판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다룬 책이다.

 

게몽주의를 선봉했던 나폴레옹은 갈릴레오를 사랑했고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다루었던 여러 행정들에 대한 비판을 가하던 중 로마 교황청의 바티칸 서고와 이단 심문소에서 총 3,239상자, 책 10만 2,435권 분량의 문서를 약탈해간다.

 

이 문서들 중에는 갈릴레오가 받았던 재판에 대한 문서도 포함이 되어 있었고 라틴어와 이탈리아어로 기록된 재판 기록을 프랑스어로 번역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하지만 그의 권력은 그가 실각함으로써 성과를 이루지 못했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교황청의 문서 회수의 노력 끝에 상당한 소실 부분을 제외하고 재판에 관한 이야기는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 책은 바로 1615년에 고발되어 1632년에 받게 된 심문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과 그 안에서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생각했던 생각과 갈릴레오가 주장했던 지동설에 대한 반박의 내용들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다룬다.

 

지금도 여전히 종교와 과학의 미묘한 신경전은 진행 중이다.

당시만 해도 종교 지도자들이 생각했고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기준은 성서였다.

갈릴레오도 같은 종교인으로서 성서에 담긴 내용을 믿었지만 자신이 생각하고 증명했던 자연의 증거는 성서 속에 또 다른 범위로 확장해 생각할 수 있었던 문제임을 자각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일부 종교인들 가운데는, 특히 갈릴레오가 받은 재판이 종교재판이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두 가지의 상반된 주장에는 결국 갈릴레오를 포기하게 만드는 과정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누가 나쁘고 옳다는 주장보다는 갈릴레오가 받았던 당시 시대상의 주요  생활권을 다스렸던 종교와 그 종교 안에서 다른 해석을 가짐으로써 벌어진 쟁점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갈릴레오가 주장했던 과학의 발전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게 된 계기를 알게 해 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중요한 부분들이 소실되었고 남아 있는 문서들을 중심으로 당시의 재판을 그려 본 책이라 과학의 진보적이 발전과 종교와의 관계, 이해들을 시대의 분위기에 맞게 알아가는 재미, 특히 이런 분야에 관심을 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제인 오스틴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 유명한 고전 중에 고전!

특히 사랑과 결혼에 관한 책이라면 이 책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역시나 이번에 출간된 이 책은 우선 겉표지가 무척 아름답다.

 

마치 어린 시절 꿈꾸던 로맨스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인 등장인물들의 그림이라서 그런지 이미 책이나 영화로도 만나봤지만 다시 읽어보고픈 유혹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박희정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콜라보 된 위즈덤하우스의 비주얼 클래식 버전으로 출간된 책답게 책 내용 곳곳에는 내용에 맞는 삽화가 들어있어 더욱 친근감을 높인다.

 

 

오만1

 

알다시피 제인 오스틴은 평생 독신주의자로 살다 간 작가라고 한다.

물론 사랑했던 연인도 있었겠지만 그녀가 그린 이 책의 배경은 19세기,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처럼 당찬 자신만의 생각과 행동을 하는 여인은 드물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책 문장 첫 구절이 유명한 글귀로 남았겠는가?

여인은 좋은 배필 만나서 평생을 남편의 그늘 밑에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여긴 엄마의 마음도 지금이나 그때나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디아시처럼 도도하고 편견에 사로잡힌 남자의 마음을 잡은 엘리자베스의 행동과 말은 그녀 또한 오만과 편견에 어울리는 한 쌍답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사랑의 결실을 맺은 결과물을 낳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만과 편견그림2

 

여기엔 또 주목할 만한 것이 있으니 주인공의 형제들이 선택한 사랑과 결혼의 과정들, 그리고 당시 재산 분배의 문제라든가, 사촌 간의 결혼문제들까지,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있어서 많은 참고 자료가 되는 책이다.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도 출간된 책이기에 첫 문장을 비교해 보는 맛도 재미를 준다.

 

번역의 맛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은 같은 뜻이지만 읽어 나가는 문맥에 있어서 골라 읽는 매력을 지녔다고나 할까?

 

참고로 알고 있는 출판사별 번역 내용을 적어본다.

 

***** 열린 책들

재산이 많은 미혼 남성이라면 반드시 아내를 필요로 한다는 말은 널리 인정되는 진리이다.

 

***** 시공사
부유한 독신 남성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이다.

 

***** 위즈덤
재산이 많은 남자가 미혼일 경우 사람들은 누구나 마치 당연한 진리처럼 그에게 아내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각 개인별 취향별로 선택해 읽어도 무방한 고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즈덤에서 나온 요번 이 책이 초보자가 접하기엔 부드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고백

고백

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처음 미나토 가나에란 작가의 이름을 알게 해 준 작품이다.

벌써 시간이 흘러서 이제 개정판으로 다시 만난 책이지만 여전히 그때의 흥분은 쉽게 잊히지 않는 충격과 가슴이 시린 이야기로 기억이 된다.

 

표지 자체도 당시에 읽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색채도 눈에 들어오고 여전히 해바라기 사진을 이야기의 심금을 울리게 만든다.

 

정말 잘 짜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것 같다.

 

촘촘히 짜인 그물망에서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인간들의 심성을 잘 파헤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고백이라?

 

맨 처음 제목부터가 나를 이끌었지만 이 책 내용에선 한 사건을 두고 그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이 그 사건에 대해 받아들이는 기준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그 받아들인 감정을 고백이란 형식을 빌어서 쓰이고 있다.

 

싱글맘이자 학교 교사인 엄마가 딸을 홀로 키우던 와중에 근무하던 학교 수영장에서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수습하면서 마지막 종례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교사라는 직업적 윤리관에서 자유롭고 딸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퇴직한다는 솔직한 고백 앞에선 교사 이기전에 한 어린 딸의 엄마란 지위가 먼저임을 상기시키고 그 나름대로 복수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과 실현이 있었음을 학생들에게 알리면서 사건의 전개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길을 걷는다.

 

사건에 연루된 두 학생이 가진 생각하는 그 당시의 사건의 진행상황이 둘이 똑같은 시간에 실행을 했음에도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결말이 예상치 못한데서 흘러간 심정에 대해서 그 맘을 고백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서는 가정환경이란 무시 못할 무형의 존재감이 버티고 있고 나오키가 생각하는 여린 심성과 그 여린 심성 때문에 빗나간 행동이 끝내는 돌이킬 수 없는 살인이란 죄를 저지르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들 나오키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이 또 다른 각도에서 이해를 하는 심정이 일기에 써지면서 그것을 읽고서 사태 수습에 애쓰는 딸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애초에 엄마에 대한 애정을 정말 그리워하며 자랐지만 그 누구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 자랄 수 없었던 와타나베의 그릇된 해바라기식 엄마사랑이 결국은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마지막 고백 파트에서 교사가 허를 찌르는 고백을 읽고 나선  아! 하는 외침이 절로 나오지만 과연 이 사건이 실제로 존재한 사건이라면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정말 혼동이 된다.

 

알고 보면 와타나베를 바라보는 시각은 애정결핍에 따른 , 엄마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 보려는 생각 발상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사건이 점점 커져서 전개되고 , 읽다 보면 와타나베의 엄마란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서 정신적 성향에 대해 궁금해진다.

 

처음 낸 소설로서 이렇게 큰 문단의 영향을 받을 만 하단 느낌이 들었다. 피가 낭자한 스릴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심리적인 스릴을  그려낸 것이라 더욱 그렇단 생각이다. 읽기에도 책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내용은 알찬 책이란 느낌이다.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사는 결혼생활의 분풀이는 아들에게 퍼붓고 나중에 재혼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바라본 와타나베의 생각은 하고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린 청소년이기에 생각 자체가 어른처럼 깊지 못하고 충동적인 생각으로 옮긴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이어졌지만  이 소년을 바라보는 감정은 괘씸하면서도 뭐랄 말할 수 없는 인간적인 연민을 이끌어내게 한다.

 

 

싱글맘으로서 오로지 딸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엄마였지만 그 두 소년을 용서할 수 없었던 심정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죄책감이 엿보인다.

 

 

독특한 소재로서 시종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가 처음 낸 소설로서 이렇게 큰 문단의 영향을 받을 만 하단 느낌이 들었다. 피가 낭자한 스릴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심리적인 스릴을  그려낸 것이라 더욱 그렇단 생각이다. 읽기에도 책 두께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내용은 알찬 책이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