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라이즈
T. M. 로건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8월
거짓말 속에는 상황에 따라서 선의의 거짓말이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정 반대 개념의 계획적인 거짓말이 있다.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부딪치는 상황 속에서 돌발적인 말 한마디가 거짓으로 일관하게 된다면, 그 거짓 속에 진실은 무엇이며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이지만 심리 스릴 면에서 긴장감을 끌어모으는데 독자들을 현혹시킨다.
평범한 중등교사인 조셉 린치는 아들 윌리엄을 태우고 집에 가던 중 아들이 발견한 아내의 차를 보고 아내의 차를 뒤따른다.
퇴근 후 테니스를 친다고 알고 있던 아내, 그런 아내가 무슨 일로 이 시간에 호텔의 주차장에 들어가는 것일까?
놀라게 하여줄 마음으로 따라 들어선 조셉, 하지만 현장에선 아내와 아내의 친구 베스의 남편인 벤이 만나고 있었고 둘은 심각한 상황을 보인다.
이내 다시 주자창에서 기다리던 조셉은 벤과 마주치게 되고 벤의 일방적인 폭력에 당하던 조셉은 벤이 우연찮게 쓰러지면서 현장에서 피를 흘리자 당황하게 된다.
더군다나 이 현장에서 아들 윌리엄이 천식을 호소하자 다급하게 다시 집으로 가게 된 조셉은 응급상황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가보지만 벤은 그 현장에서 이미 보이지 않는다.
잔잔한 일상에서 던져진 뜻하지 않은 불협화음의 발생 시작, 책의 시작은 우선 독자들로 하여금 벤은 무사한 것인지, 조셉의 양심적인 행동에 호응을 하게 되지만 이후 벤의 집요한 괴롭힘은 갈수록 조셉을 괴롭히게 된다.
아내와의 불륜을 알게 된 그 사실 이후, 진정으로 자신은 아내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던가? 불륜을 인정함으로써 부부간에 쌓아온 10년 이상의 결혼 생활은 아들 윌리엄이 있음으로 해서 용서와 화해를 모색하려 노력을 하지만 벤이 아내에 대한 집착은 조셉을 사건의 살인범으로까지 몰고 가게 한다.
여기엔 현대의 발전한 이기 문명의 혜택의 부작용을 같이 보인다.
생활의 편리성 이면에 감춰진 한 개인의 사생활 모두를 들여다볼 수 있는 페북이나 이멜, 실시간으로 보게 되는 생생한 현장들을 이용한 범인의 계획은 조셉이 통화를 했거나 보았던 현장들, 사람들로 하여금 조셉의 진실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허점들은 섬뜩함을 지니게 한다.
만일 그때,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아내를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봤어도 그냥 지나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라면 예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읽으면서 누가 범인일까를 염두에 두고 읽어 나가려 하지만 뒤에 가서 밝혀지는 반전의 맛은 허를 찌른다.
벤, 베스, 아내 멀, 그리고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 만의 방에 갇혀서 이 모든 사건을 자신의 머리 속에 짜고 만들고 계획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든 조셉의 말과 행동들은 저자의 교묘한 글 술수에 여지없이 흘러들어가게 만든 장치들이 심리 스릴의 전형적인 맛을 느끼게 한다.
거짓말을 하려면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는 말, 이 말에 담긴 모든 뜻을 제대로 짚어 사건의 흐름을 만든 책, 특히 부부로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선의의 거짓말 속에 담긴 진실은 어디까지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며 가정과 부정(父情)에 대한 애틋함을 지닌 조셉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궁금해서 읽다가 마지막 장을 먼저 볼까 유혹하는 책, 이런 전형적인 심리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것 같다.
저역시 궁금할 때는 살짝 뒷장을 먼저 보기도
힌거든요.ㅎ
몰랐드라면 오히러 서로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거짓은 언제고 탄로나게 마련이라
그것도 그렇네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