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9년 6월 27일

반고흐,영혼의 편지

반고흐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200만 부 돌파 기념으로 스페셜 에디션으로 다시 나온 책이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목마른 창작의 고통과 인내,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특히 고흐가 살았던 시대는 더욱 그러했을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처럼 고흐는 자신의 동생 테오와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나이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정신적인 지주요, 후원자였던 동생에게 자신의 창작에 대한 의지와 고통, 그리고 동생한테 끊임없는 사랑과 솔직함을 표현했던 고흐는 고갱과의 관계에서 유명한 자신의 귀를 자르게 된 선택의 배경마저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빛과 물질, 그림에 관한 한 그만의 독보적인 색채감과 자연과의 조화를 이처럼 자연스럽고 인상적으로 표현한 작가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하는 작가, 미술의 그 흔한 영예나 세속적인 명성에 의지하기보다는 동생의 지원과 아내의 지원, 그러면서도 사업에 실패하는 모습들을 보자니 보통 한 우물, 특히 예술에 관한 한 그것에 몰두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위 사람들은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반고흐1

 

특히 스티커 북을 한 경험을 해본터라 이 책에서 표현된 그림들의 매혹적인 유혹은 그가 실제로 어떤 심정으로 그렸는지, 그림투어를 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게하고 그의 그림 속에 깃든 이야기들은 그가 어떻게 사람들을 사랑하고 거리를 빛내기 위해 색채감을 표현했는지,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의 전 작품을 다시 관람하며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픽스

픽스픽스
워푸 지음, 유카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6월

중국문학의 출간은 다양한 출판의 홍수 속에 신선함을 던진다.

중국 본토의 문학, 타이완 문학, 홍콩 문학으로 ,,,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구분을 짓게 되는데, 이 소설은 타이완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하여 실제 범인이 범인이 아닌 오류성을 지적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 제목인 픽스는 고치고 보완하고 바로잡다. 그리고 마음 깊이 기억한다-

라고 되어있다.

 

뜻한 바와 같이 총 7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각 장마다 특징들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추리 스릴러란 장르일까, 아니면 그 범주를 벗어난 다른 형태를 지향하는 책일까를 연신 묻게 한다.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진 소설가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저마다 그들만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어느 날 순문학 작가가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이야기인 ‘나무 두드리기’는 책의 결말을 아는 사람이 극소수인 출간을 앞두고 있는  어느 날 아귀라는 남자가 작가의 메일로 소설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보내게 된다

 

이는 어찌 된 일일까? 아직 미발표인 작품의 내용을 그는 어떻게 알았던 것인지, 이야기의 향방은 뒤이어  다른 이야기들이 등장하면서 제목 픽스가 주는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고 반전의 맛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추리 소설은 이렇게 써야 하는 것이란 걸 조금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아무런 부담 없이 읽었던 책의 제목들이 떠오르면서 어느 한 부분에 있어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바로 이런 부분들의 허점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나름대로 추리를 동원하게 된다.

 

아귀의 존재는 책의 결말 부분에 이르러 드러나게 되지만 이 또한 책을 통해 나름대로 추측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책들의 출간을 보면 이런 류의 글쓰기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혹시 추리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지닌 독자라면 그 마음이 더욱 강하게 와 닿지 않을까 싶다.

 

기존에 생각을 염두에 두고 읽었던 패턴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약간은 진행방식에 있어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는, 하지만 저자의 독특한 발상의 형식은 추라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깃든 책이다.

                                                                                                                                

우죄

우죄 (2)

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사회파 추리 소설가로서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있는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나 천사의 나이프, 바로 얼마 전에 읽은 신의 아이란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그가 지향하고 있는 문제들은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는 딜레마를 선사한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독자들 나름대로 선택의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하게 하는데, 역시 저자가 관심 있게 다루는 소년 범죄에 대한 사회성 짙은 이야기는 여전하다.

 

언론인을 꿈꾸지만 현실적인 생계 문제로 인해 좌절하고 스테인리스 가공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마스다는 같은 기숙사 옆방을 사용하고 있는 스즈키와 동료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꺼리는 묘한 분위기의 스즈키는 점차 마스다와 친하게 지내게 되고 어느 날 14년 전 벌어진 한 사건을 알게 된 계기로 인해  마스라로 하여금 스즈키를 의심하게 하는데…

 

여기엔 한때 나쁜 남자의 속임수에 걸려 AV배우로 일했던 과거를 숨기며 보통의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가려는 미요코, 교정국 직원이자 정신과 의사인 야요이의 관계는 등장인물들 간의 인연을 통해 죄를 저지른 사람, 피해자의 가족들의 아픔,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왔지만 과연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을 온전한 시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들….

 

실제로 저자는 일본에서 발생한’ 여고생 콘크리트 사건’을 통해 소년법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가 발표한 작품들마다 모두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 또한 비숫한 양상을 지닌 것으로 느껴진다.

 

피해자의 고통보다 가해자의 고통을 많이 드러내고 법의 형량대로 선고가 내려질 때 피해자 가족들의 울분이 얼마큼 상쇄될지에 대한 생각들, 요즘 방송마다 끊이질 않고 나오는 살해범의 범행 수법이 연신 오르내리면서 남겨진 가족들의 처절함이 마음 아파오는 현실에선 이 책이 마냥 소설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채 제목이 일본어로 발음하면 ‘유우 자이(ゆうざい)’로 ‘유죄(有罪)’와 동음이의어로써 중의적인 의미로 쓰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범행을 모르던 때와 알게 된 이후의 심정들, 그 안에서 우정이란 이름으로 과연 친구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두꺼운 벽돌 두께임에도 쉽게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책, 저자의 탁월한 글의 내용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