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0년 5월 26일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5월

 전 작품에 이어 4년 만에 출간된 책이다.

기존의 책이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다면 이 책은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연이나 관계를 통해 보다 한발 더 나아간 글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 차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인관계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이렇듯 스치듯 지나가는 관계일지라도 나가 맺고 있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의 대화나 행동들을 포함한 그들과의 연계성을 통해 나가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통해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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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도중의 사례들이 너무 먼 이야기가 아닌 실제 나가 겪었던 공감된 부분들도 들어있고 그런 경우에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말을 했었는지에 대한 회상과 함께 몰랐던 부분들이 깨달음은 많을 공감을 얻게 한다.

 

불편한 일을 당했어도 그 당시만 넘기면 좀 더 편안해질 거란 인식과 그 이후 다른 방향으로 어긋났던 일들의 사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직장 내의 스트레스의 다양성들을 통해 저자는 온전한 ‘나’가 타인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통해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나 스스로 나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이야기들은 위로를 느끼게 한다.

 

–  특별한 것과 소중한 것은 다르다.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이 특별하고 우월한 존재여서
소중한 게 아니라 우리가 마음을 주어 소중해지는 것처럼,
나 자신과 내가 가진 것을 그 자체로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자존감은 채워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종종
자존감이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는 마음이라 착각하곤 하지만,
자존감은 특별하지 않더라도 그런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현실을 잊게 하는 마취제가 아닌,
현실에 발을 딛게 하는 안전장치인 것이다. -<제 인생은 특별하지 않아도 소중합니다>

 

애스기합체

 

그림 에세이를 통해 상황에 맞는 글들은 타인과의 관계 모색을 통해 좀 더 균형 있고 바람직한 모습의 나를 표현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게 한다.

 

읽으면서 한두 번은 맞아! 를 연발하게 하는 상황들은 결코 특별하지 않은 우리들 인생에 있어서 무엇보다 ”나’란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함과 동시에 그동안  오해의 소지를 풀 타인과의 관계 개선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스페이스 오페라

Afternoon relax with black coffee

스페이스 오페라
캐서린 M. 발렌티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5월

인간의 꿈은 원대하고 크기에 이제는 지구에서의 삶이 아닌 우주라는 공간으로 눈을 돌리는 시대가 익숙해진 지 오래다.

 

 

영화나 책에서도 이미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상상의 나래를 펼친 소재들이 많기에 이 작품을 대할 때의 느낌은 비슷한 주류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읽으면서 느낀 첫 느낌은 뭐지? 였다.

긴 만연체처럼 이어지는 문장들, 마치 랩처럼 연이어 터져 나오는 긴 호흡의 글들은 좀 색다르게 다가왔다.

 

주인공 데시벨 존스의 어린 시절부터 그가 밴드 가수가 되면서 겪은 일들은 재능은 있으되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알루니자르 표준년을 기준으로 100년 전, 우주의 행성들은 치열한 전쟁을 겪으면서 우주를 한데 묶는 방법으로 주기적인 음악 경연대회 개최를 열고자 계획한다.

 

명목상 전쟁의 재발을 막는다는 취지는 좋으나 알고 보면 승리한 자는  꼴찌 종족을 몰살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는, 약간은 섬찟한 의미가  담겨 있다.

 

4월 말 어느 목요일 오후 2시, 지구를 찾아온 우주인 에스카는 생김부터가 묘한데, 한때는 인기를 얻은 밴드였지만 이제는 한물간 데세벨 존스를 찾아오고, 그에게 ‘우주 그랑프리 가요제’에 참가할 지구인으로 뽑혔음을 알리는 동시에 경연이 열리는 리토스트 행성으로 향한다.

 

생존이 걸린 막중한 책임이 있는 데시벨 존스와 그의 동료들은 과연 이 임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기존의 공상과학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외계인에 맞서 싸워 지구를 지키는 임무를 갖는 설정으로 자주 등장한다.

물론 데시벨도 그러한 임무를 띤 지구인이지만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은 그러한 것을 넘어 작고한 가수인 글램록의 아이콘 데이비드 보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대한 애정이 담긴 글들과 함께 도대체 뭔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일까를 생각하게 하는 다양성을 포함한 글로 가득하다.

 

 

그런 가운데 툭툭 던지는 대사 속의 말들을 곱씹어 보게 하는 매력을 지닌 책이기도 하다.

 

음악과 코믹 SF소설의 작품을 적절히 녹여낸 가운데 외계인과의 이종 간의 섹스라는 설정이라든가, 죽지 않으려면 지각력 있는 생명체임을 증명해야 하는 서바이벌 형태의 가요제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실제 저자가 좋아하는 유로비전 콘테스트에 대한 애정을 담아 각 차트마다 주제의 이름도 실제 콘테스트에 나온 노래 제목을 넣었다는 이색적인 참신함, 라라 랜드 영화제작팀이 영화화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벌써부터 주인공이 궁금하기까지 하다.

 

 

상상을 허무는 공상과학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답게 제목 자체도 잘 어울리는 책, 다른 취향의 공상과학 소설을 접하고 싶은 독자라면 한번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