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20년 4월월

티끌 같은 나

티끌같은너

티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3월

러시아 문학, 특히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들려준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의 여성들 이야기를 담은 책은 ‘소네치카’ 이후론 오랜만에 접해 본 책이다.

 

러시아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중단편 선집으로 출간된 책은 총 다섯 편으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서간 페미니스트란 이름으로 1987년 존경 징 표훈장 · 제53회 칸영화제 공로상 수상을 이력답게 이 책 속에 담긴 여성들은 그동안 보였던 여성들과는 또 다른  여성들의 모습이다.

 

각 작품마다 배경은 사실적인 표현으로 그려지는데 러시아란 나라가 지닌 느낌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책 제목인 ‘티끌 같은 나’에 등장하는 주인공 안젤라는 가수의 꿈을 안고 모스크바로 상경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허드레 일을 마다하지 않는 여성이다.

자신의 성공을 향한 집념은 이내 스폰서가 필요함을 느끼는 현실 속에 불륜을 저지른 여인이 되고 이는 곧 연작처럼 다른 작품에서의 인물들과 연계되면서 또 다른 배신을 겪는다.

 

각 작품마다 등장하는 여인들의 사연들은 저마다의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 몰입을 주도하며 독자들의 시선을 이끈다.

 

남편과 애인의 배신을 인내하며 오직 살기 위해선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려는 마리나의 경우도 인상적이었다.

 

각 작품마다 각인되는 작가의 문장들은 심금을 울린다.

 

가부장제와 그 안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고정되어 있다는 한계, 그 한계를 이겨내려는 여인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방식으로 다가서려는 의지가 돋보인 작품들이기에 저자가 왜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pre-feminist)란 칭호를 받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작품이기도 하다.

 

고전과는 다른 러시아의 현 문학을 통해 당 시대를 살아가는 여인들의 굳건한 모습을 투영한 책이라 한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운 그 작가

그리운그작가  그리운 그 작가 – 우리가 사랑했던
조성일 지음 / 지식여행 / 2020년 3월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작가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 중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서평 전문지 「책과 삶」에서 2년 반 동안 연재되었던 글을 기획 ‘그리운 작가’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책으로 참으로 반가운 이름들이 들어있다.

 

최인호, 김춘수. 서정주, 이문구, 기형도, 천상병, 권정생, 김수영, 이청준, 황순원,  법정,마해송, 최명희, 정채봉, 오규원, 홍명희, 이상…..

 

한국의 역사를 몸에 받으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준 그들의 인생과 문학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그린 이 책은 좋아했던 작가들을 글로 만나본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쓰고 출간하게 됐는지, 작가로서의 첫 시작부터 시대의 부응에 거부한 면이 있는가 하면 솔직한 자신의  행동을 인정함으로써 문학적인 한계와 고뇌들을 담아낸 부분들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시, 소설, 동화에 이르기까지 각자마다 지닌 문학적 깊이는 작가들의 탄생 배경부터 시작해 작가로서의 신념, 그리고 동시대를 같이 어울렀던 작가들의 이름들이 한 번에 등장하기에 그 시대를 살다 간 이들의 남다른 이야기는 마치 역사 속의 뒤안길의 한 부분처럼 들리기도 한다.

 

자신의 아픈 개인사를 소설로써 드러낸 박완서 작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천상 예수처럼 살다 간 권정생,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노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던 시인 김춘수, 김수영의 ‘풀’같은 작품을 써보고 싶었지만 그가 먼저 썼기에 다른 길을 택했다는 이야기는 문학적인 사연이 깃든 부분이라 색다르게 다가온다.

 

박완서합체

 

그런가 하면 익히 알려진 무소유의 실천자인 법정 스님과 자야와의 대화,  백석 시인의 이야기는 설화처럼 들리기도 한다.

 

법정합체

 

특히 홍명희의 <임꺽정>,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 <혼불>을 쓴 작가 최명희에 이르는 대하 역사소설의 흐름은 아직도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아있다.

 

한국말의 아름다움이 이토록 눈부시게 빛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향수’를 비롯해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동심의 세계를 이끌었던 작가들까지,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시절 풋풋하고 꿈 많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모두가 한 시대를 풍미했고 한 획을 그었던  그들의 글들, 그들은  여전히 우리들 곁에 있다.

 

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

내인생에미안하지               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 – 이제는 엄마나 딸이 아닌 오롯한 나로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난설헌>의 작가 최문희의 에세이다.

처음 책 소개를 통해 상상해본 글은 소설가로서의 저자가 에세이를 썼다는 사실,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는 데에 내용이 궁금하게 다가왔다.

 

책은 저자의 유년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여자로서 살아온 여러 아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와 딸의 관계,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때론 각자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대화의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들, 그 안에서 가슴속에 옹이를 지고 살아간다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살아오면서, 나이가 들면서 엄마의 모습을 볼 때면 느껴지는 아련함이라고나 할까?

저자의 유년 시절을 그린 장면도 그렇지만 손자와 아들을 대할 때의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다는 사실, 우스개 소리로 손주 녀석들이 오면 반갑고 갈 때면 더욱 반갑다는 말이 있듯 저자 또한 손자가 귀엽지만 돌봄에 있어 체력과 시간 한계가 다가오면 힘들어진다는 말엔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가 하면 ‘난설헌’이란 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이야기는 이런 사연이 깃든 작품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아들이 맡긴 루비란 이름을 가진 강아지가 13년 살다가 병으로 죽게 되자 가족처럼 여겼던 존재의 빈 공허함을 달래고자 매달린 결과물이 바로 작품으로까지 탄생되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강아지가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고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저자 또한 살아오면서 겪었던 인간관계, 특히 자식과의 관계에 너무 애착을 가지지 말란 이야기는 언젠가는 내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갈 것임에 대한 마음가짐을 하고 있어야 한단 말로   비단 부모 자식 간의 관계만이 아닌 제삼자와의 관계도 이어지는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가볍게, 단순하게, 감정의 쓰레기를 씻어낼 것. 저자가 다짐하는 말이라고 한다.

인생의 선배가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 읽어가면서 고개가 끄덕이지 않을 수없는 책이었다.

불과 나의 자서전

불과전차불과 나의 자서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4
김혜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3월

현대문학 핀 소설 시리즈 24 번째 작품이다.

작가의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한국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한 작품이라 여전히 가슴 한편에 연민이 남아있게 한 작품이다.

 

주인공 홍이 어린 시절 살았던  남일동은 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 흔히 말하는 달동네다.

남일동이란 곳은 재개발이란 명목 하에 수없이 계획이 세워지고 무산되길 반복되는 가난한 동네, 학교에 입학하고서 자신을 남토(남일동 토박이)란 별칭으로 불리며 자랐던 기억은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겨우 그곳을 벗어나게 된다.

 

의지의 벗어남이 아닌 행정구역상 남일동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부촌인 중앙동으로 편입하게 된 그 이후 그녀의 부모는 남일동 자체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졸업 후 여행사에 취업을 했지만 왕따를 당하던 직장 동료와의 어울림은  되려 그녀에게 왕따라는  같은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결국 그녀는 퇴사하게 된다.

알레르기의 심한 반응으로 인한 약 처방을 받기 위해 남일동에 위치한 약국에 들르게 되면서 남일동 달동네에 이사 온 주해와 딸 수아를 만나게 된다.

 

한때는 자신도 그 동네에서 살았다는 사실은 주해와 수아에 대한 시선을 달리 보게 되고 주위의 시선에는 아랑곳없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구청이든 주민센터든 간에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던 주해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감회를 느낀다.

 

주해의 유일한 소망은 딸과 함께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것, 거리의 가로등이나 마을버스 운행노선까지 이루어냈건만 정작 남일동 주민들은 시큰둥하다.

 

드디어 남일동에 재개발 계획이 세워지면서 본격적으로 아파트가 들어설 것에 대한 기대를 한 주해는 자신의 의도치 못했던 과거가 밝혀지면서 결국 남일동을 떠나야만 하는 처지가 된다.

 

책을 통해 같은 공감을 느낀다는 것은 실제 삶에 있어서 언제나 해피로 이어진다는 것은 없다는 사실, 더군다나 홍이 부모들처럼 누구나 가난한 동네를 벗어나고자 몸부림치지만 현실의 처한 상황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에 더욱 애가 타들어가면서 자신의 상황을 외려 외면하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들이 잘 드러난다.

 

이방인이 들어와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심정이 아닌 타인의 외부 방문을 보듯 하는 사람들, 실제 주해처럼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위해 애를 쓰지 않으면서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들이 드러나기에 책 속에 담긴 그들의 배타적인 심성들은 안쓰럽게 다가온다.

 

부와 가난의 차별이 행정구역의 선 하나로 구분되고 학교 배정조차도 그런 의미에서 차별로 이루어지는 현실, 나는 이렇게 살아도 자식들은 결코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홍이의 부모처럼 아둥바둥 애를 쓰는 삶의 각박한 모습들이 우리들 모습처럼 선명하게 다가온다.

 

 

– 불길은 몸부림치듯 높이 더 높이 솟구쳤습니다. 그 순간에는 어둠을 이기며 몸집을 부풀리는 그 불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아니, 차라리 그 불이 여기 이 남일동 전체를 휩쓸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고 더 커지고 누구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져서 저 남일동을 모두 집어삼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 무시무시한 남일동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다는 생각을 나는 했던 것입니다. (p. 167)

 

 

어쩌면 홍이의 행동을 통해 드러난 삶의 모습들은 이렇듯 남일동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경계를 통한 나와 타인에 대한 구분과 차별, 그 속에서 주류에 편입하고자 애를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불편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연민과 애잔한 감정이 든 작품이었다.

집에서 무료 책 읽기

크레ㅏ

 

 

연일 코로바로 인해 재택근무와 휴교가 이어지고 있다.

곧 개학이 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 상태에서 무료함을 달래줄 책 읽기를 대한 안내가 있다.

 

바로 예스24에서 돌베개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을 15일 간 무료료 읽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단, 종이책은 해당되지 않고 이북(e-book)을 통해서만 다운 받아 읽는 이벤트다.

이북 리더기가 있다면 이 기회에 돌배게 출판사에서 출간된 좋은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듯~~

 

답답한 실내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이 될 듯 싶다.

돌베게

 

 

 

인형

인형인형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3월

‘레베카’ 란 작품으로 익히 알려진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 모음집이다.

이미 책과는 별개로 뮤지컬로도 성공을 거둔 레베카란 작품은 대중들에게 각인이 되어있지만 이 책 속에 담긴 작품들은  모두 1926~1932년 사이에 쓴 것을  모은 책이다.

 

순수한 의미의 작품 탄생 순서에 따라 출간한 이 책에는 총 13편의 작품들이 들어있다.

 

 

보통 그의 작품 내용들 중 일부에는 고딕의 음산한 분위기와 스릴이 겸비한 내용들이 들어있는데 이 작품들 안에서도 그런 분위기 외에 뒤틀린 유머가 실린 작품들이 있어 참신하게 다가온다.

 

 

특히 ‘절망’이란 작품에서는 독자들의 허를 찌른 유머와 제목 그 자체로서의 ‘절망’이 그대로 드러난다.

 

 

7년을 기다려 결혼했는데 신혼 첫 날밤도 지내기 전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신혼부부가 직업을 구한다는 설정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그들이 구한 직업을 알게 된 독자의 입장에선 웃어야 할지,,, 망설이게 되는 작품이었다.

 

 

그런가 하면 책 제목인 ‘인형’은 갇힌 새장과도 같았던 삶을 그린 작품인데 차후 레베카의 윈터 부인의 원형이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여성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 그 안에서 실제 자신의 성장 배경인 유년시절을 그려냈다는 ‘집고양이’는 그녀만의 독보적인 글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점점 차가워지는 그의 편지’라는 작품은 한 남자의 편지로 진행이 되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애를 쓰는 과정과 사랑이 시작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빠졌을 때의 감정, 그 이후 사랑이 식었을 때의 감정 변화를 편지라는 형식을 빌려 쓴 내용들은 작가만의 필치가 돋보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렇듯 그녀만의 글 색채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장편이 주는 느낌 외에 단편이 전해주는 맛깔스러운 느낌을 받을 것 같다.

특히 장편이란 긴 호흡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도 이 작품을 읽어본다면 글의 흐름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단편이 주는 짧은 내용 속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작품들이라 그녀의 천재성이 담긴 작품을 읽는듯한 작품이었다.

 

전체적으로 모두 느낌이 다른 작품들로 읽는 맛도 다르기에 지루함을 모르고 읽은 책이다.

 

 

무려 25세 전에 썼다는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서 차후 발표된 작품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변화도 읽을 수가 있는 책, 단편만이 주는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읽어보라고 권한다.

 

 

 

에냐도르의 전설

에나도르의전설에냐도르의 전설
미라 발렌틴 지음, 한윤진 옮김 / 글루온 / 2020년 4월

판타지를 통한 새로운 세계를 접해보는 기분이 색다른 작품을 접했다.

 

흔한 영미문학이 아닌 독일 문학권의 판타지 작품이라 궁금하기도 한 것도 사실-

 

 

가상의 세계인 에냐도르 란 곳을 배경으로 다룬 이 책은 일단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가 있다.

 

먼  옛날 에냐도르 란 곳은 인간들이 다스리던 곳이었다.

그곳에는 네 지역이 분할된 북부, 남부, 동부, 서쪽 해안으로 나뉘어 있고 이곳은 군주들이 다스리고 있다

그런데 인간의 욕심이란 것아 자신의 것 외에 남의 것이 더 탐나는 법, 우선 첫 번째로 동부의 왕자가 대마법사에게 다가가 힘을 부여받으면서 드래건으로 변신한다.

 

이렇게 뒤를 이어 서부 왕자는 엘프로, 북부의 왕자는 데몬으로 변신하면서 힘의 균형들이 깨지기 시작한다.

유일하게 그들과는 달리 온전히 인간으로 남고자 했던 남부의 왕자에게 관심을 가진 대마법사는 그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마력 일부를 넘겨주게 된다.

 

결과적으로  네 지역의 왕자들이 각기 다른 힘을 발휘하면서 좀체 그들 사이의 균형은 바로 깨질 듯한 듯 보여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니, 바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의 약점이 잡히면서 먹고 먹히는  팽팽한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간들이 세 종족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 와중에 이 전쟁을 끝낼 방법이 고대의 예언 속에 담겨 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바로 각 종족들마다 특정 능력을 타고난 인물들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이들을 파수꾼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이다.

 

책은 이런 전체적인 에냐도르에 펼쳐진 장대한 권력의 다툼 속에 진정으로 평화를 이루기 위해 각기 다른 능력을 보유한 파수꾼들의 활약이 펼쳐진다는 설정이다.

 

인간 파수꾼 트리스탄, 엘프 파수꾼 이스타리엘, 드래건 사피라, 데몬 파수꾼 툴…

이렇게 모인 네 종족의 파수꾼들과 대마법사 엘리야까지 합세하면서 기나긴 여정의 서막을 알리는 내용은 판타지의 특성을 고루 갖춘 흥미를 보인 책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하고 다음 시리즈에 본격적인 이들의 활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전개는 첫출발부터 신선하게 다가왔고 정말 에냐도르 란 곳이 있을 법도 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받을지, 정말 종족 간의 싸움을 끝낼 수 있을지,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독서의 역사

독서의여사표지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서적 / 2020년 3월

인류의 역사가 이어져오면서 가장 두드러진 것 중에 하나가 활자의 발명이다.

활자가 있음으로 해서 그 이전에 행해졌던 구전의 행태가 글자로 변하고 이는 곧 인류의 문명의 재산보호 차원이자 각기 그네들 조상들의 중요한 무형의 보전을 이어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자의 기능은 비단 보전의 의미만이 아닌 읽는다는 행위를 시작함으로써 더욱 그 뜻을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독서라는 개념으로까지 발전시켰다.

 

흔히 말하는 독서라는 개념에 대해 전방위적인 글을 오랜만에 접한다.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은이란 이름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호르헤 보르헤스다.

16살 때 서점에서 일하면서 엄청난 독서력 때문에 시력을 상실했던 그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그의 영향을 받은 것을 알려진 독특한 이력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문자를 통해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왔고 여전히 그 영향은 어떻게 이어져오고 있는지를 다가적인 변화를 주시하며 쓴 책이다.

 

첵을 읽는 행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속독, 완독, 숙독, 묵독…

 

오랜 과거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발전된 독서의 역사는 묵독을 통해 은밀한 연구 가능,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까지 영향을 미쳤던 부분들을 서술한다.

 

그런가 하면 책을 읽음으로써 사회적인 의식의 깨어남, 나아가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한 부분들은 ‘금지된 책 읽기’부분에서 더욱 실감 있게 다룬다.

 

특히 진시황제의 분서갱유나 미국 노예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같은 흑인에게 배우거나 선량한 백인들로부터 글을 배우는 과정을 다룬 부분들은 이를 저지하려는 사람들과의 극명한 대립들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책의 크기나 형태를 다룬 부분들, 책을 파는 사람들, 대신 책을 읽어주는 독사(讀師) 제도, 문자 대신 그림을 통한 메시지를 전달했던 ‘비블리아 파우퍼룸, 책을 훔치는 책 절도,,,

 

익히 알고 있거나 몰랐던 책의 세계, 독서의 역사 그 자체를 망라한 책이라 저자의 해박한 지식 앞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지금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이북과 오디오 북도 책의 한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읽는 행위인 독서의 의미와 그 변천사를 다룬 ‘역사’란 부분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유명인사들의 독서 편력 얘기도 흥미롭고 알려지지 않는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도 등장하는, 그야말로 ‘독서’란 역사 속의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녹슨 도르래

녹슨도르래

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3월

 

 

 

 

일본 코지 미스터리 여왕이라 불리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이다.

 

 
–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일 선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선택한다.

 

첫 문장부터 눈길을 끄는 서막은 주인공 여탐정의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보인다.

 

 

 

프리랜서 탐정으로 일하던 하무라 아키라는 살인 곰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번외로 다른 일도 같이하고 있는 중이다.

도토리 종합 리서치의 사쿠라이로부터  하청을 받은 일이 들어오게 되는데 부짓집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 뒤를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조사 대상인 이사와 우메코의 뒤를 밟던 중  우메코가  동창생과 싸우던 중 아키라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나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무사했지만 정작 다른 할머니인 아오누마 미쓰에가 크게 다치게 된다.

 

이 사실을 보고하게 된 하무라에게 하청을 준 사쿠라이는 뒤탈이 없게 미쓰에 에게 잘 말해달라는 중개인 업무까지  부탁 받게 된다.

 

절지에 중개인 업무까지 맡게 된 하무라는 미쓰에 할머니에겐 유일무이한 가족인 손자 히로토가 있고 그 손자는 사고로 인한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손자인 히로토가 당한 교통사고는 그를 기억의 일부를 잃는 부분 기억상실 환자란 명칭으로 불리게 됐고 곧 히로토부터 다른 의뢰를 받게된다.

다름 아닌 교통사고 당일 아버지와 함께 스카이랜드 역에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와 뒤이어 아버지의 유품인 책을 처분해주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에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일처리를 진행하던 중   그녀는 히로토의 방에 화재가 나면서 죽게 되고 뒤이어  히로토의 사건 의뢰는 점차 미궁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선택의 기로에 선 하무라의 사건 해결은 이렇게도 안 되고 저렇게도 안된 결과물 앞에서 활약을 벌이는 과정은 죽은 히로토의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 생각나게 만든다.

 

그를 둘러싸고 있었던 사람들 속에 진짜가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여성 탐정이란 소재를 내세워 사건의 뒤 진실을 캐내는 활약은 여전히 고생길이지만 감동적인 부분도 들어있어 더욱 찡하게 다가온다.

 

무심코 지나치게 만든 초반부 등장인물에 대한 저자의 노련미, 로맨스까지 살짝 버무린 이야기의 흐름을 재밌게 읽는다면 코지 미스터리 여왕이 쓴 작품을 보다 더 생생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NHK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다고도 하는 만큼 이 시리즈물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안녕, 나의 순정

순정 안녕, 나의 순정 –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이영희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3월

학창 시절 ‘만화광’ 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친구가 있었다.

당시엔 만화보다는 책을 주로 접했던 나에게 내 짝꿍이었던 그 친구는 유달리 등교하면서부터  하교할 때까지 끊임없이 가방에서 나오곤 하던 것이 만화책이었다.

 

당시 그 친구를 열광시킨 만화란 존재는 내게 생소하기도 했지만 일단 활자 위주가 아닌 그림이 섞인 복잡한 이미지로 보였던 것도 흥미를 이끌었다.

 

아니나 다를까, 늦게 배운 ~이 무섭다는 말처럼 그야말로 그 친구와 쿵작이 맞은 나는 그 이후 만화책 마니아로 전락(?)해 버렸다.

 

지금이야 만화방이란 것이 있어 많은 종류의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지만 당시만해도 잡지책 속에 나오는 연재나 그 연재가 끝나면 책으로 나온 것을 구매해서 읽던 시절이라 더욱 갈증에 메말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니 요즘 시대 흐름의 발맞춰 웹툰을 통해 인기를 끌면 바로 드라마화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 또한 그러한 경험의 기억을 더듬어 추억의 만화로 당시의 소녀 감성을 소환한다.

 

책을 펼친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그 느낌을 아시는지?

너무나도 좋아했던 작가들이 작품과 그림, 이름들이 나오는 책이라 그 감성의 극대치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신일숙, 황미나, 김혜린, 이빈, 한승원, 이은혜, 한혜연, 박희정, 강경옥, 유시진, 문흥미, 이미라, 나예리, 천계영, 박은아….

 

작가들의 색채와 그림 속에 녹아든 주인공들의 숨결소리마저 모두 흡수시켰던 당시의 만화 내용은 현실에서 고달팠던(?) 학업에 지친 소녀들의 감성에 위안과 주인공이 마치 나 자신인 것처럼 착각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주었다.

 

한 권 한권이 끝날 때마다 언제 다음 권수가 나올까 하는 기다림의 연속들, 그런 가운데 이 책의 구성을 통해 볼 수 있는 4부로 이루어진 구성은   14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주제에 맞게 만나며 떠올릴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시 공간을 넘나드는 만화의 이야기 창조와 그 안에서 어우러지는 로맨스, 대사 하나하나에도 가슴이 콩닥콩닥거렸던 기억, 그런가 하면 현실을 직시한 만화들의 내용들을 통해 성장해 나간 기억들이 새록새록 넘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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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온 세계 속에 뛰어들어가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볼 수도 있었던 만화, 특히 순정만화란 세계는 이제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다시 더듬어보는 계기를 준 책이다.

 

특히 잊을 수가 없었던 작가들의 소환 대상인  황미나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부터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 김혜린의 <불의 검>, 한승원의 <프린세스>,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 강경옥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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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예전의  풋풋했던 학창 시절로 돌아가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나보고 싶다면, 지금, 바로 이 책으로 소환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