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0년 9월 5일

삼국지

삼국지삼국지 – 책 읽어드립니다, 한 권으로 충분한,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나관중 지음, 장윤철 편역 / 스타북스 / 2020년 8월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는 말은 바로 삼국지를 통해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란 생각이 든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라 제목만 들어도 읽었을 것이란 추측을 하게 만드는 삼국지, 그 방대한 역사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잘 알거나 모르고 있거나를 통해 저마다의 이야기를 그린 내용들은 완독이란 점에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잘 알고 있는 도원결의나 조조, 동탁, 여포, 초선, 손권 ,,,,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바로 사라져 버리는 인물들이 있는가 하면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 하고 사라지는 인물들, 그 인물들을 뒤에서 보좌한 지략가들의 모습들이 다시 읽어도 재미를 느끼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등장인물들 중 누구를 높게 평가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의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현재에도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유연하면서도 어찌 보면 냉철한 면이 부족하게 보일 수 있는 유비에 대한 평가나 제갈공명, 조조, 그 밖의 다른 등장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시선으로 재조명해 보는 점들은 시대의 흐름이 요구하는 인물의 덕목이  그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영화로도 나왔던 적벽대전의 이야기나 미인계를 이용해서 목적을 이루는 일들은 읽을 때마다 재미와 손에 땀을 쥐는 스릴처럼 느끼게 해 준다.

 

오합지졸로 무너지고 여기저기 흐트러졌던 시대를 하나의 통일된 나라로 만들기 위해 뛰어든 사람들, 그들의 우정과 사투를 건 전투, 지략과 전술을 통한 상대방과의 싸움들은 여전히 흥미만점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해보는 일, 삼국지가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는 지금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부분들에 교훈을 드러내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나라를 생각하고 백성을 생각했던 위정자들,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책, 삼국지 읽기에 부담을 느꼈다면 이 책을 통해 읽어볼 것을 권한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20200901_205054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 게임 시리즈 (리커버 에디션)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헝거게임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헝거  판엠을 통치하는 악랄한 독재자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란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기존의 헝거게임 시리즈 이전의 코리올라누스의 삶에 초점에 맞춘 이야기를 그린다.

 

이름만 번듯할 뿐 실제적으로는 하루하루 연명하기도, 세금도 내기 어려운 18 살의 코리올라누스는 옛 영광 속에서 살고 있는 할머니와 사촌누이와 함께 살고 있는 학생이다.

 

집안의 기둥인 그에게는 몰락한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가운데 판엠에서 10회 헝거 게임에 출전할 멘터로서 학생들을 차출하게 되고 여기에 18세의 코리올라누스가 나서게 된다.

 

아카데미에서 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명성을 갖고 있는 그가 헝거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대학 입학을 물론이고 가문의 영광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놓칠 리가 없다.

 

그러나 그가 배정받은 조공인은 구역 중에서도 최하위 12구역의 ‘루시 그레이 베어드’란 여자 아이다.

 

코비라 불리는 집단에서 노래를 부르는 아이, 자신은 구역출신도 캐피톨 출신도 아니라고 하지만 결과는 조공인으로 뽑혀 코리올라누스와 함께 게임을 해야만 하는 처지, 하지만 게임이 시작되면서 헝거게임은 총 24명의 조공인들과 멘터들의 연대관계, 시작과 종료를 통해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헝1

 

 

제목 자체 그대로 헝거게임의 장면을 연출한다.

자신들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캐피톨에서 사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구역 출신들에 대한 비하, 구역 출신이란 것을 벗어나고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총동원해 캐피톨로 온 아버지의 뜻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세자누스의 행동과 말들은 긴장감 조성과 함께 왜 코리올라누스가 악인으로 변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흐름을 보인다.

 

책의 내용은 끊임없이 결코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한다면, 여전히 선한 마음으로 끝까지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세자누스의 양심적 행동의 저지를 위해 경기장에 들어선 코리올라누스가 보인 행동들, 승리하기 위해 루시와의 협력 속에 다른 조공인들을 죽이는 방법들은 게임의 룰 특성상 반칙에 속하지만 이마저도 내가 죽기 싫으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드러난다.

 

이것이 옳은 일이 아님에도 그 순간의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행동에 옮기는 코리올라누스가 변화하는 성장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본격 헝거게임에서의 통치자로서 그가 보인 행동의 모든 지략과 룰들이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단 사실은 근본 원인을 보임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

 

 – “죽음이라는 위협이 없었다면 별 교훈이 되지 못했을 거야. 경기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그건 벌거벗은 인간성이야. 조공인들 그리고 너도. 문명이 얼마나 빨리 사라졌니. 너의 좋은 매너, 교육, 가족 배경,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모든 것이 눈 깜빡할 사이에 벗겨졌고 넌 너의 본모습을 전부 드러냈어. 곤봉을 가지고 다른 아이를 때려죽이는 아이. 그게 자연 상태의 인간이야.”  – p 273

 

노래하는 새 모킹제이의 변이와 함께 뱀을 통해 또 다른 헝거게임을 통한 통제력을 실행한 캐피톨의 통치자들, 배고픔을 이기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굶주림에 무릎을 꿇고 인간이자 동물적인 본성에 힘을 통한 서로가 먹이고 먹히는 선택을 할 것인가?

 

 

 

어디에도 빠져나갈 수 없는 우리처럼 보이는 경기장에 몰아넣고 서로가 적이 되어 죽고 죽이는 장면들은 인간임에도 인간으로 보지 않는 하나의 경기이자 오락이요, 통치권 행사력의 극악함을 보인 장면들이 본질에 대한 근원을 묻는다.

 

– “상황이나 환경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네 선택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의 선택이야. 한 번에 다 받아들이긴 너무 큰 이야기일 수도 있어. 그래도 넌 이 질문에 답하려고 노력해야 해. 인간은 무엇일까, 우리가 어떤 존재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어떤 방식의 통치가 필요한지 결정하기 때문이야. – p 274

 

 

수시로 이것은 아니란 말과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결국엔 성공하기 위한 선택의 기로에서  친구를 배신하고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미래의 판엠 통치를 꿈꾸는 코리올라누스란 인물, 그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판엠의 캐피톨이란 곳의 수장으로 서기까지 그가 선택한 것을 통해 혼돈과 통제,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보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