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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사자들 1.2

20200925_165648 영원의 사자들 1~2 세트 – 전2권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20년 9월

 

 

웹툰 작가이자 만화가이기도 한 나영원-

그녀는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현장을 겪은 이후 외출 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다.

7살 적의 기억, 부모가 자신의 눈 앞에서, 그곳도 비행기 사고로 자신만 살아남은 이후 오랜 악몽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그녀는 항상 이상한 꿈을 꾸게 된다.

 

모든 빛깔이 뜯겨 나간 듯한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 더러 희미하게 하늘빛을 띠는 듯도 했고, 눈을 머금은 구름빛을 띠는 듯도 했지만, 이 또한 그의 몸과 함께 전부 투명한 남자. 하지만 나비처럼 아름다운 남자, 마치 오래전에 이미 알고 있었던 듯한 그 느낌은 무엇일까?

 

정신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는 있지만 이제 겨우 지하철을 타보는 것을 시작으로 바깥세상과 교류하려 한다.

 

한편 저승에서도 이승에서의 죽은 영혼들을 데려오기 위해 일하는 저승사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의 세계 또한 여러 직위로 나뉘어 있다.

그중 가장 최고의 직급인 ‘갑’에 해당되는 사자들 중 가장 으뜸인 갑 1, 갑 2, 이런 식으로 분류를 하고 있는바, 그들 중에서도 유독 3 사람만이 이승 기피증을 앓고 있다.

 

그들은 왜 자신들이 이런 현상을 겪고 있는지조차도 모르는데, 이들의 병을 고치고 연구하기 위해 이승에서 인간들의 세계 학문을 공부하며 직업도 가진 사자들이 활동한다.

 

어느 날, 영원이 노숙자의 운명이 다해 그를 데리러 온 사자들을 보게 되고 이때 갑 1을 보게 되면서 둘은 이상한 느낌으로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이후 갑 1이 지하철 폭발 사고로 인한 운명을 다한 인간들을 데리로 오는 임무 수행 중저승 명부에 기록되지 않은 영원이 지하철에 타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구한 이후 그녀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된다.

 

도대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왜 그녀가 낯설지 않은 것인지, 그 이후 계속 그녀가 꿈꾸는 악몽은 무엇인지, 왜 저승사자들은 자신의 몸에 난 상처의 기억이 없는 데에 대한 의문들이 이승과 저승의 두 세계를 오고 가며 그린다.

 

인간들이 자신의 생을 마치고 건너는 삼도천, 그 삼도천을 거치고 자신의 이승 기억을 추출해 다시 환생이나 영원한 저승의 세계에서 몸담아 살 것을 선택한다는 설정 자체와 함께 저승사자와 현실 세계의 여인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33살의 나영원이 7살 적의 연화로, 삼국시대의 연화가 만났던 저승사자와의 인연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간절하고 잊지 못하는 것인지, 기억이 추출됨으로써 자신의 전생 기억은 모른 채 새롭게 삼신할미가 점지해준 증서에 따라 새로운 탄생의 길로 들어선다는 설정, 인간 세계에서 살아오면서 공과 사를 구분해 지옥, 천국의 길로 갈라진다는 설정들이 판타지 속성의 모든 점들을 드러내는 설정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이끈다.

 

연화와의 만남을 잊지 못한 사자들, 연화의 기나긴 반복의 환생을 통해 갑 1과의 애틋한 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채 이승에서의 재회를 통한 긴 여정은 이승과 사후 세계의 두 이면을 통해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기억이 사라지면 더 이상 그녀의 기억 속에 자신이 남아있지 못할까 두려웠던 사자, 끝까지 그를 만나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간직하려 수없는 인생의 환생을 반복했던 여자, 그 둘의 사랑의 다짐과 상대방을 위해 배려했던 모든 과정들이 작가만의 필력으로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여기에 살인사건을 통해 그녀의 전생과 지금의 환생 과정에서 벌어지는 오류들의 이야기들은 동양에서 익숙한 이승과 전생에 관한 설화를 토대로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저자의 글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곳곳에 터지는 유머의 대화, 이런 사자들이 있다면 무섭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인간들의 생각과 그들만의 오류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곳곳의 이야기들은 진정한 사랑의 승리라고 할까? 이 모든 것을 넘어선 두 남녀의 너무도 오랜 시간 후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 아름답게 느껴졌다.

 

“인간의 마음은 쉽게 변한다. 기억보다도 더. 그리고 마음이 변하면 기억도 변한다. 인간은 한 인생에서도 여러 번의 사랑을 한다. 지금의 사랑에 집중하게 되면, 지난 사랑은 기억은 남더라도 마음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그런데 그 마음이 1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질 줄은 정말 몰랐다._ p2권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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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아니, 나영원과 갑 1의 사랑은 이 모든 것을 넘어선 지고지순하고 끝까지 사랑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두 사람의 승리이자 사랑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 책이 아닌가 싶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소재로 독자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심어놓는 작가, 이번 작품 또한 새로운 설정의 로맨스라 이 계절에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