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200주년 기념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ㅣ 아르볼 N클래식
메리 셸리 지음, 데이비드 플런커트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9월
많은 작품 중에 너무 많이 들었거나 영상을 통해 접했기 때문에 읽은 것처럼 느껴지는 작품 중의 하나가 ‘프랑켄슈타인’이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
영상에서 나오는 기괴한 모습의 로봇 같기도 하고 머리에 이상한 장치를 단 괴물의 형상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본래 책 속에서 나오는 이미지와는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원작과 비교해도 좋을 기회다.
저자인 메리 셸리가 19세에 썼다는, 당시의 시대에서 여성의 지위가 차지하고 있는 환경이나 그녀가 택했던 사랑의 도피, 결혼생활을 통해 함께 이 책을 들여다본다면 훨씬 작품의 이해를 하기가 쉽다는 생각이 든다.
액자 형식으로 그려진 내용의 구성도 획기적이었지만 괴물이 탄생하기까지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프랑켄슈타인이란 인물이 겪은 과학의 진보와 그 탄생의 결과물로 인한 파탄에 이르는 고통들이 괴물과의 만남을 통해 더욱 극강 몰입을 선사한다.
새로운 미지의 장소 개척을 하기 위해 북극 탐험을 나선 월튼이 누님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자신이 들은 프랑켄슈타인이란 인물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들어있는 형식을 취하는 내용은 자신이 이미 겪었던 열정의 위험성을 월튼에게 경고하기 위해 들려주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자연철학을 공부했던 프랑켄슈타인이 각고의 노력 끝에 동물의 사체와 동물을 이어 붙인 창조물을 탄생시키지만 정작 그 자신도 끔찍한 모습을 보고 도망치는 시초의 불안을 자아낸다.
열병에 시달리다 회복을 한 이후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 소식은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되고 죽게 되자 자신이 만든 괴물의 소행임을 짐작하게 된다.
이후 그와 괴물이 만나면서 괴물의 부탁인 자신과 똑같은 여자를 만들어 달라고 청을 하게 되고 만드는 과정에서 이를 거부하게 되자 복수심에 불탄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죽이게 되는데…
시대가 흘렀어도 여전히 감각이 뒤떨어지지 않는 이야기 구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원치 않았지만 탄생하게 된 괴물의 존재, 그 괴물이 어떻게 기적적으로 인간의 세계에 발을 내밀고 함께 하고자 한 열정과 노력에 반해 인간들은 그의 끔찍한 형상 때문에 모두들 거부를 한다.
이 모든 것이 그만의 잘못인가? 에 대한 물음은 과학의 발전과 창조적인 탄생의 여파가 인간들 세계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이용해야만 하는지, 이름조차 없어서 자신을 만든 프랑켄슈타인이란 이름으로 불린 괴물의 삶을 통해 연민의 정을 함께 느끼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삶을 함께 생각해서 읽는다면 그녀가 처했던 당시의 모습들을 투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진보적인 부모 밑에서 자신의 재능을 남성들보다 펼칠 기회가 없었던 한계, 괴물을 통해 자신이 처한 사회의 이중적인 잣대에 대한 비판, 과학이 주는 이기의 편리함을 남용함으로써 벌어진 인간의 오만과 그릇된 욕망, 허세에 대한 경종을 울린 작품이 아닌가 싶다.
(저자 메리 미셸)
끝까지 쫓고 쫓기는 삶의 연속, 괴물의 청을 들어주었더라면 둘의 삶을 행복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는 그 이후의 상상력들, 이 책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나와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과 판단들이 얼마나 극단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해 준다.
출간 200주년을 맞아 제작된 Rockport 출판사의 번역 작품을 토대로 그림과 함께 들여다보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고전문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자 그림들이 내용가 잘 어우러져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