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점

20200916_163236눈물점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9월

대표적인 일본 추리 스릴러의 여류작가로서 알려진,  독자들 사이에선 미미 여사로 통하는 저자의 신작을 만났다.

 

저자가 그동안 써온 작품의 세계 중 에도시대를 표방하는 작품이라 이번엔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했던 것도 사실-

 

총 4편이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도 크지만 그 속에 담긴 사연들을 통해 공감을 일으키는 작품들이다.

 

에도의 주머니 가게인 ‘미시마야’는 주머니를 파는 가게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있으니 바로 특별한 괴담 자리로 이름이 함께 불리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쉽게 터놓지 못하는 것들을 미사마야를 찾아가 이야기를 하는데 이 가게의 모토가 바로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린다.” 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말이란 것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쉽게 터놓고 말하더라도 하루아침에 행방의 존재도 없는 것이라 멀리 퍼져나가기라도 한다면 그 이후의 일들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인 곳, 이 일을 이곳의 둘째 아들인 도미지로 맡게 된다.

 

처음 이야기는 책 제목인 ‘눈물점’이다.

 

도미지로의 친구인 하치타로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대가족으로 살고 있는 하치타로 집안에 웃지 못할 기괴한 일들이 발생한다.

 

자신의 짝이 아닌 다른 남정네를 유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런 행동을 한 여인들은 왼쪽 아래 눈물점이 생겼다가 사라진다는 점이 특이한 것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한 자신의 가족사를 털어놓고 돌아가는 하치타로, 이야기 결과에 대한 도미지로의 난감한 전개는 ….

 

두 번째 이야기인 ‘어머니의 무덤’은 저주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어떤 실체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때 보지 않는 한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을 통해 세상엔 정말 기이한 일들도 벌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세 번째 이야기인 ‘동행인’은 파발꾼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불량배 출신인 가메이치이 인생 이야기다.

 

고뿔로 아내와 아이를 잃어버린 그에겐 오로지 파발꾼이 요구하는 달리기에 몰입하는데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얼굴 없는 요괴가 되어버린 간가치라는 사람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괴담이라기보다는 감동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더 많게 다가온 내용이었다.

 

네 번째 이야기인 ‘로타케 어신화 저택’은 서로가 알지 못하는 6명이 신비로운 저택에 길을 잃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저택 주인의 배신감에 대한 감정과 스스로 오시마 섬의 화산 속으로 뛰어들어 생을 마감하고 죄를 지은 자들을 엄벌하기 위해 벌어지는 내용은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2명의 존재만으로도 얼마큼 복수의 힘이 무서운가를 느끼게 한다.

 

네 가지 이야기들의 다양한 사연들을 통해 다룬  아픔이나 고통, 풀어지지 않는 해결들의 원천들을 가슴에 담고 살아간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답답한 가슴속에 응어리진 내용들을 속시원히 말함으로써 비밀이 보장된다면 한결 후련하지 않을까에 대한 느낌들은 듣는 이나 말하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짐을 덜 수 있다는 것에서 좋은 점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그런 역할을 하는 도미지로의 행동들은 그 자신 또한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듣고 버린다는 취지에 걸맞은 행동을 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이런 사람이 있다면 누구라도 찾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시대는 에도시대를 그리고 있지만 우리들 삶에도 아픔과 고통이 담긴 이야기들이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 책을 통해서 잠시나마 위안을 삼으며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눈물점”에 대한 2개의 생각

  1. 데레사

    에도시대가 배경이면 약간 고풍스럽겠어요.
    일본을 아들이 자주 드나들때는 책을 사다주곤 했었는데 지금은 국경이 막혀
    버렸으니….
    우리 아들 7개월째 실업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요.
    번역본이라도 상품권있으니 아들보고 사오라고 해야 겠습니다.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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