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어둠의 눈

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근래에 들어 역주행으로 유명해진 것들이 종종 사회란에 이슈가 되곤 한다.

 

특히 가요에 있어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부분들이 모 방송에서 제작한 노래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은데 여기에 책으로써 역주행 돌풍을 일으킨 책이 있으니 바로 ‘어둠의 눈’이란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스티븐 킹만큼 인기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미 미국 외에 여러 나라에서는 익히 알려진 대가인 만큼 이번 기회에 작가의 작품을 접한 것 또한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지금도 세계는 여전히 불안하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코로나 19 때문에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이고 모든 면에서의 활동이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은 팬데믹 현상 앞에서 작가는 40년 전에 이 작품을 통해 그런 가상의 상상을 그렸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한때는 잘 나가던 무용수였지만 이제는 제작자로 일하는 크리스티아 에번스는 이혼녀에다 1년 전 아들 대니를 사고로 잃었다.

 

아들의 시신조차 못 본 채 서둘러 이별을 해버린 아쉬움 속에 12살의 대니는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녀 주위에 왠지 어떤 기운이 서린다.

 

아들의 소품 중 하나인  칠판에 쓰인 죽지 않았다는 메시지는 누가 쓴 것일까? 전 남편의 소행일까? 아니면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행동의 모습일까?

 

책은 이러한 티나의 심적인 면에서의 의구심과 나약함을 동반하면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떤 미지의 영적인 힘에 의해 아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이미 국가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진행 중이다.

특히 사이버 테러라든가 이 책에서 보인 바이러스 생성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생화학 무기로써 이용하려는 거대한 음모는 한 개인의 삶을 희생하고서라도 이루려는 경쟁과 야망, 집착의 결과물로 드러나는 과정을 보인다.

 

저자가 이미 밝혔듯 ‘우연’으로 책을 쓴 내용 안에는 너무도 지금의 현실과 맞아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어 섬뜩하게 다가온다.

우한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보라색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이마무라 나쓰코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나’가 살고 있는 동네에  ‘보라색 치마’라고 불리는 여자가 있다.

언제나 같은 치마에 부스스한 머리, 주기적으로 상점가에서 크림빵을 사고 공원의 일정한 벤치에 앉아 빵을 먹는 그녀-

 

그녀를 관찰하는 ‘나’는 그녀에 대해 알고 싶고 궁금한 것이 많다.

즉 친구가 되고 싶은데 사실 그러한 용기와 기회는 좀체 오질 않는다.

 

그녀가 살고 있는 집도 알고 그녀가 어떤 일정한 직업을 갖지 않고 살아간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기에 그녀가 직장을 구해 일하길 바란다.

 

생각 끝에 직업 구인란 신문을 그녀 가까이 두었고 드디어 그녀는 ‘나’가 일하는 호텔의 객실 청소 직원으로 취업을 하게 된다.

 

그런데 생각처럼 그녀는 말이 없는 여인이 아니었고 점차 밝은 표정에 상사나 동료들과도 잘 어울린단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는 당황한 면도 느끼게 된다.

자, 이제 슬슬 그녀에게 말을 걸어볼까? 하던 차…

 

 

 

아쿠타가와상 수상작품으로 얇은 두께에 담긴 내용은 뭐랄까?

 

참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주위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듯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형 외톨이처럼 보인 그녀, 보라색 치마만을 고집했던 그녀에게 관심을 둔 ‘나’또한 주위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랬기에 어쩌면 동병상련처럼 그녀에게 관심을 두었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책의 중반부터 보라색 그녀가 회사 생활에 적응하고 밝아지는 얼굴을 보면서 느낀 ‘나’의 당황스러움과 한편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쉰다는 것의 상반된 감정은 뒤의 생각지도 못한 사건으로 인해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전개로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녀에 대한 ‘나의 감정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해가는 모습도 좋았지만 독자들이나 ‘나’가 느꼈던 보라색 치마에 대한 믿음의 상실은 허탈감마저 느끼게 한다.

더군다나  ‘나’가 누구인지 밝혀지는 대목 또한 반전이었고, 이후의 ‘나’가 취한 행동 또한 궁지에 몰린 인간들의 본성을 드러내는 장면들은 평단의 추천을 다시 곱씹어 보면 왜 이 작품이 상을 수상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해가 가는 책이다.

 

현대 사회에 소외된 인간들의 모습 뒤에 감춰진 이익과 안위를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행동에 나서는 모습들은 작가가 ‘반전’이란 장치를 이용해 그린점이 신선했던,  그 이후 보라색 치마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게 한 책이다.

나의 기억을 보라

나의기억을 보라표지나의 기억을 보라 –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한 인간의 내적인 고통을 외부로 돌출하기까지의 결심은 우리가 생각하듯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에 놓였을 때 닥친 개인적인 경험은 그 경험이란 말 자체의 전달 정도가 심적 고통을 그대로 드러내 놓지 못한다는 데에 한계를 지닐 만큼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이 책의 저자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로서 죽을 때까지 보스턴 대학에서 명강의로 이름을 날린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이다.

 

그가 극구 자신의 경험담을 세상에 내놓기 거부하면서 깊이 감춰두었던 진실을 세상에 알린 자전적인 책은 일약 그를 알게 된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이 책은 그의 제자가 그의 조교로 있으면서 그가 강의했던 내용들을 모은 책이다.

 

 

“모든 것을 기억하라

기억이라는 보호막”

 

 

이 책의 모든 내용들을 한마디로 집약할 수 있는 위의 문구를 통해 그가 학생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들은 읽는 내내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15살 나이에 어느 날 들이닥친 독일군에 의해 가족 전체가 게토로 이동되고 바로 그곳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 엄마와 세 누이들은 사망하고 아버지마저 미군이 오기 전 바로 죽는 기막힌 이런 상황에서 홀로 남은 엘리 위젤의 이야기는 홀로코스트의 전형적인 유대인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그를 일으켜 세운 ‘배움’이란 것을 통해 기억을 소환하고 간직하며 이 기억을 토대로 학생들과 다양한 학문의 세계를 통해 그의 지식을 아우른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의 생각은 경험을 통한 강연을 생각했지만 주된 내용들은 문학부터 철학, 정치, 종교.. 모든 학문을 통해 학생들이 질문을 받고 던지면서 진행되는 점들이 인상적이었다.

 

 

부제인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이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는 기억 속의 과거를 통해 미래를 향한 초석이 될 수 있음을, 나와 타인 간의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 상대방이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할 때 존중의 태도가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총 7개의 장을 통해 강연을 펼친 그가 남긴 내용들은 한 장씩 넘기며 곱씹어 읽게 되는 매력을 지닌다.

 

유대인이기에 평생 경건한 유대교이자 전통 유대경전을 통한 배움의 자세, 제자인 저자의 개인적인 성장과정과 맞물린 그와의 첫 만남부터 그가 죽을 때까지 인연을 맺으며 이어간 내용들은 ‘기억을 잊지 말라’란 말이 아닌 ‘보라’는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 책이다.

 

 

****  절망이 전염될 수 있다면 기억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기억, 우리가 품고 있는 진정한 뜻과 관련된 기억, 심지어 경건파의 가르침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갈망하는 미래에 대한 기억조차 전염될 수 있다. 그리고 목격자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우리 모두 목격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도 역시 목격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p 68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푸수군

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너무나도 유명한 책, 방송 프로그램인 ‘책을 읽어드립니다’에서 다시 한번 들려줌으로써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내 도서관 대출 순위 1위와 노벨 수상자의 극찬이 있고 심지어 책으로 비틀즈의 존 레논을 살해한 범인이 범행 당시 손에 쥐고 있어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는 이 책은 어떻게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었을까?

 

 

제목인 호밀밭의 파수꾼은 호밀밭에서 놀다가 잘못하여 벼랑에서 떨어질 때 그들을 잡아 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고 하는데서 이미 어린 친구들한테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주인공   콜든 홀필드의 바람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바람대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구해주는 역할, 하지만 정작 자신을 외톨이에다 곧 고등학교 퇴학예정인 학생이다.

 

타인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치는 학생, 정작 자신은 너무 외로워서 누가 자신이 마음을 이해해주고 다독여줄 사람이 필요한데 세상의 평범한 이치는 그에게 냉소적이다.

 

학교 생활 부적응자, 그의 눈에 비친 학교 수업이나 거짓과 허위로 가득한 학교의 생활을 떠나 진정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 그려진다.

 

 

자신의 떠돌이 뉴욕 생활을 통해 각기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때로는 돈을 빼앗기기도 하고 담배와 연관된 행동도 하지만 뉴욕도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다시 집에 돌아온 콜든은 자신의 누이동생의 모습을 보고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깨달음을 갖게 된다.

자신을 돌봐주고 이해해 줄 호밀밭 파수꾼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대신 동생에게 자신이 그 역할을 해 줄 것을 다짐하는 것.

 

이야기의 흐름은 질풍노도 시기의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방황을 다룬 책으로 읽으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 책의 매력은 점차 책 속으로 빠져들면서 그에게 동화가 된다는 점이다.

 

그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고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겠지 하는 마음들이 든 것은 아마도 저자가 그린 주인공의 내적 변화의 흐름에 맞춘 장치가 아닌가 싶다.

 

즉, 독자들은 그 안에서 콜든이 느꼈을 외로움에 대한 이해를  실로 무방비 상태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자신의 행동에 반해 이상한 말을 내쏟고 행동을 하지만 결국 그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위로가 아니었을까?

 

세상에 자신이 바라는 것을 원하는 대신 자신이 그 역할을 함으로써 또 다른 도전에 나서는 콜든의 다짐은 왜 이 책이 꾸준히 읽히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오늘의법정을 열겠습니다. 오늘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 시민력을 키우는 허승 판사의 법 이야기, 세상 이야기

오늘날 법의 규정과 개정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은 것들이 없어지고 새로 추가된다.

 

최후의 보루로써 인식되는 법정, 하지만 실제 보통의 사람들은 매체에 익숙한 장면들을 많이 접할 뿐 개인들이 직접 법정에 가는 경우는 드물다.

 

견디다 못해 결국 선택의 마지막 해결 통로로써 법정의 문을 두드리는 심정들은 오죽할까 싶지만 요기엔 크고 굵직한 대형 사건에서부터 개인들의 법정 소송까지 모든 것들을 아우른다.

 

저자는 고등법원 행정 항소부에서 근무할 때 집필했다.

청소년들이 쉽게 법에 다가갈 수 있고 법이 주는 여러 문제점들을 함께 짚어볼 수 있도록 쓴 글인데 일반 성인들이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우선 저자가 이 책을 펼친 목적은 지금 현시점에 우리 사회에서 크게 논쟁되고 있는 주제를 법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즘 관심을 받던 타다의 공유경제 개념을 다룬 파트라든지 첨예한 대리모 문제들, 군역을 거부하는 성소자에 대한 판결, 갑과 을의 관계, 개인정보 허용의 범위….

 

법정 사례

 

 

이러한 민감한 사안들의 사례를 통해 제시한 24 개의 이야기들은 쉽게 판결문을 풀어냄으로써 보통의 사람들이 인식하는 어렵다는 것을 해소시켜준 점이 돋보인다.

 

법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과학의 발전도 한 몫하는 경우인 유전자 검사를 통한 사건 해결  방안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생각했던 사건의 결말이 아니었을 때 판사는 어떤 근거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고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사건들의 판결들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누구나 공정하고 공평하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 각 장의 후반부에 영화 속 사례를 들어가며 법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티끌 같은 나

티끌같은너

티끌 같은 나
빅토리아 토카레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잔(도서출판) / 2020년 3월

러시아 문학, 특히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들려준 이야기와는 다른 느낌의 여성들 이야기를 담은 책은 ‘소네치카’ 이후론 오랜만에 접해 본 책이다.

 

러시아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중단편 선집으로 출간된 책은 총 다섯 편으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서간 페미니스트란 이름으로 1987년 존경 징 표훈장 · 제53회 칸영화제 공로상 수상을 이력답게 이 책 속에 담긴 여성들은 그동안 보였던 여성들과는 또 다른  여성들의 모습이다.

 

각 작품마다 배경은 사실적인 표현으로 그려지는데 러시아란 나라가 지닌 느낌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책 제목인 ‘티끌 같은 나’에 등장하는 주인공 안젤라는 가수의 꿈을 안고 모스크바로 상경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허드레 일을 마다하지 않는 여성이다.

자신의 성공을 향한 집념은 이내 스폰서가 필요함을 느끼는 현실 속에 불륜을 저지른 여인이 되고 이는 곧 연작처럼 다른 작품에서의 인물들과 연계되면서 또 다른 배신을 겪는다.

 

각 작품마다 등장하는 여인들의 사연들은 저마다의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 몰입을 주도하며 독자들의 시선을 이끈다.

 

남편과 애인의 배신을 인내하며 오직 살기 위해선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려는 마리나의 경우도 인상적이었다.

 

각 작품마다 각인되는 작가의 문장들은 심금을 울린다.

 

가부장제와 그 안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고정되어 있다는 한계, 그 한계를 이겨내려는 여인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방식으로 다가서려는 의지가 돋보인 작품들이기에 저자가 왜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pre-feminist)란 칭호를 받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작품이기도 하다.

 

고전과는 다른 러시아의 현 문학을 통해 당 시대를 살아가는 여인들의 굳건한 모습을 투영한 책이라 한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운 그 작가

그리운그작가  그리운 그 작가 – 우리가 사랑했던
조성일 지음 / 지식여행 / 2020년 3월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작가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 중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서평 전문지 「책과 삶」에서 2년 반 동안 연재되었던 글을 기획 ‘그리운 작가’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책으로 참으로 반가운 이름들이 들어있다.

 

최인호, 김춘수. 서정주, 이문구, 기형도, 천상병, 권정생, 김수영, 이청준, 황순원,  법정,마해송, 최명희, 정채봉, 오규원, 홍명희, 이상…..

 

한국의 역사를 몸에 받으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준 그들의 인생과 문학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그린 이 책은 좋아했던 작가들을 글로 만나본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쓰고 출간하게 됐는지, 작가로서의 첫 시작부터 시대의 부응에 거부한 면이 있는가 하면 솔직한 자신의  행동을 인정함으로써 문학적인 한계와 고뇌들을 담아낸 부분들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시, 소설, 동화에 이르기까지 각자마다 지닌 문학적 깊이는 작가들의 탄생 배경부터 시작해 작가로서의 신념, 그리고 동시대를 같이 어울렀던 작가들의 이름들이 한 번에 등장하기에 그 시대를 살다 간 이들의 남다른 이야기는 마치 역사 속의 뒤안길의 한 부분처럼 들리기도 한다.

 

자신의 아픈 개인사를 소설로써 드러낸 박완서 작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천상 예수처럼 살다 간 권정생,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노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던 시인 김춘수, 김수영의 ‘풀’같은 작품을 써보고 싶었지만 그가 먼저 썼기에 다른 길을 택했다는 이야기는 문학적인 사연이 깃든 부분이라 색다르게 다가온다.

 

박완서합체

 

그런가 하면 익히 알려진 무소유의 실천자인 법정 스님과 자야와의 대화,  백석 시인의 이야기는 설화처럼 들리기도 한다.

 

법정합체

 

특히 홍명희의 <임꺽정>,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 <혼불>을 쓴 작가 최명희에 이르는 대하 역사소설의 흐름은 아직도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아있다.

 

한국말의 아름다움이 이토록 눈부시게 빛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향수’를 비롯해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동심의 세계를 이끌었던 작가들까지,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시절 풋풋하고 꿈 많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모두가 한 시대를 풍미했고 한 획을 그었던  그들의 글들, 그들은  여전히 우리들 곁에 있다.

 

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

내인생에미안하지               내 인생에 미안하지 않도록 – 이제는 엄마나 딸이 아닌 오롯한 나로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난설헌>의 작가 최문희의 에세이다.

처음 책 소개를 통해 상상해본 글은 소설가로서의 저자가 에세이를 썼다는 사실, 특히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는 데에 내용이 궁금하게 다가왔다.

 

책은 저자의 유년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여자로서 살아온 여러 아야기를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와 딸의 관계,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때론 각자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대화의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들, 그 안에서 가슴속에 옹이를 지고 살아간다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살아오면서, 나이가 들면서 엄마의 모습을 볼 때면 느껴지는 아련함이라고나 할까?

저자의 유년 시절을 그린 장면도 그렇지만 손자와 아들을 대할 때의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다는 사실, 우스개 소리로 손주 녀석들이 오면 반갑고 갈 때면 더욱 반갑다는 말이 있듯 저자 또한 손자가 귀엽지만 돌봄에 있어 체력과 시간 한계가 다가오면 힘들어진다는 말엔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가 하면 ‘난설헌’이란 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이야기는 이런 사연이 깃든 작품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아들이 맡긴 루비란 이름을 가진 강아지가 13년 살다가 병으로 죽게 되자 가족처럼 여겼던 존재의 빈 공허함을 달래고자 매달린 결과물이 바로 작품으로까지 탄생되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강아지가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고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다.

저자 또한 살아오면서 겪었던 인간관계, 특히 자식과의 관계에 너무 애착을 가지지 말란 이야기는 언젠가는 내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갈 것임에 대한 마음가짐을 하고 있어야 한단 말로   비단 부모 자식 간의 관계만이 아닌 제삼자와의 관계도 이어지는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가볍게, 단순하게, 감정의 쓰레기를 씻어낼 것. 저자가 다짐하는 말이라고 한다.

인생의 선배가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 읽어가면서 고개가 끄덕이지 않을 수없는 책이었다.

불과 나의 자서전

불과전차불과 나의 자서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4
김혜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3월

현대문학 핀 소설 시리즈 24 번째 작품이다.

작가의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한국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투영한 작품이라 여전히 가슴 한편에 연민이 남아있게 한 작품이다.

 

주인공 홍이 어린 시절 살았던  남일동은 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 흔히 말하는 달동네다.

남일동이란 곳은 재개발이란 명목 하에 수없이 계획이 세워지고 무산되길 반복되는 가난한 동네, 학교에 입학하고서 자신을 남토(남일동 토박이)란 별칭으로 불리며 자랐던 기억은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겨우 그곳을 벗어나게 된다.

 

의지의 벗어남이 아닌 행정구역상 남일동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부촌인 중앙동으로 편입하게 된 그 이후 그녀의 부모는 남일동 자체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졸업 후 여행사에 취업을 했지만 왕따를 당하던 직장 동료와의 어울림은  되려 그녀에게 왕따라는  같은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결국 그녀는 퇴사하게 된다.

알레르기의 심한 반응으로 인한 약 처방을 받기 위해 남일동에 위치한 약국에 들르게 되면서 남일동 달동네에 이사 온 주해와 딸 수아를 만나게 된다.

 

한때는 자신도 그 동네에서 살았다는 사실은 주해와 수아에 대한 시선을 달리 보게 되고 주위의 시선에는 아랑곳없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구청이든 주민센터든 간에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던 주해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감회를 느낀다.

 

주해의 유일한 소망은 딸과 함께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것, 거리의 가로등이나 마을버스 운행노선까지 이루어냈건만 정작 남일동 주민들은 시큰둥하다.

 

드디어 남일동에 재개발 계획이 세워지면서 본격적으로 아파트가 들어설 것에 대한 기대를 한 주해는 자신의 의도치 못했던 과거가 밝혀지면서 결국 남일동을 떠나야만 하는 처지가 된다.

 

책을 통해 같은 공감을 느낀다는 것은 실제 삶에 있어서 언제나 해피로 이어진다는 것은 없다는 사실, 더군다나 홍이 부모들처럼 누구나 가난한 동네를 벗어나고자 몸부림치지만 현실의 처한 상황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에 더욱 애가 타들어가면서 자신의 상황을 외려 외면하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들이 잘 드러난다.

 

이방인이 들어와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심정이 아닌 타인의 외부 방문을 보듯 하는 사람들, 실제 주해처럼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위해 애를 쓰지 않으면서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들이 드러나기에 책 속에 담긴 그들의 배타적인 심성들은 안쓰럽게 다가온다.

 

부와 가난의 차별이 행정구역의 선 하나로 구분되고 학교 배정조차도 그런 의미에서 차별로 이루어지는 현실, 나는 이렇게 살아도 자식들은 결코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홍이의 부모처럼 아둥바둥 애를 쓰는 삶의 각박한 모습들이 우리들 모습처럼 선명하게 다가온다.

 

 

– 불길은 몸부림치듯 높이 더 높이 솟구쳤습니다. 그 순간에는 어둠을 이기며 몸집을 부풀리는 그 불이 조금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아니, 차라리 그 불이 여기 이 남일동 전체를 휩쓸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고 더 커지고 누구도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져서 저 남일동을 모두 집어삼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이 무시무시한 남일동을 무너뜨릴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다는 생각을 나는 했던 것입니다. (p. 167)

 

 

어쩌면 홍이의 행동을 통해 드러난 삶의 모습들은 이렇듯 남일동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경계를 통한 나와 타인에 대한 구분과 차별, 그 속에서 주류에 편입하고자 애를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불편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연민과 애잔한 감정이 든 작품이었다.

집에서 무료 책 읽기

크레ㅏ

 

 

연일 코로바로 인해 재택근무와 휴교가 이어지고 있다.

곧 개학이 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 상태에서 무료함을 달래줄 책 읽기를 대한 안내가 있다.

 

바로 예스24에서 돌베개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들을 15일 간 무료료 읽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단, 종이책은 해당되지 않고 이북(e-book)을 통해서만 다운 받아 읽는 이벤트다.

이북 리더기가 있다면 이 기회에 돌배게 출판사에서 출간된 좋은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듯~~

 

답답한 실내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이 될 듯 싶다.

돌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