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2)

한중만록(한중록)버클리대학동아시아도서관소장

한중록은근대이전에간행된것이없다.모두붓으로베낀필사본으로만유통되었다.

현제까지전하는필사본한중록은스무종남짓이다.

보장寶藏이라는표제가붙은책은혜경궁친필또는헤경궁원본에가장가까운이본으로펑가받고있다.

보장은종전에번역의주대본으로삼은종합본한중록과는내용과체제가적잖이다르다.

영조의첫아들효장세자의부인현빈궁이죽어상례에영조가효부를잃으시고애통하시어상례에친히납시어정성을다했는데거기서文女라는시녀내인(상궁다음의차상위궁녀)보고가까이하시여수태를하니문녀를총애하시고그오라비문성국(별감:궁궐내잡일을맡은하인)도사랑하시니라.

문녀와문성국이경모궁(사도세자)의일을영조께고자질하여영조가경모궁(사도세자)에게꾸중이대단대단하시다.

경모궁(사도세자)가천연두로고생하고정성왕후(영조부인)와인원왕후(숙종부인)가돌아가시는큰변이연거푸있고나서병환이점점더하시고실수는더욱잦으시니라.성국이는듣는말마다영조께아뢰어두분사이가더욱망극하니라.

경모궁께서다섯달동안정성왕후의빈소에서거려하실때영조께서빈소에곡하러오시면꼭경모궁거려청으로가셔서무슨일이나잡아꾸중하시니라.정성왕후발인때에성밖까지나가셔서상여를떠나보내며크게울부짖으시니백성과관리들이뉘아니감동하리오.영조가전교를많이내리시니경모궁께서당신뜰앞에서정성왕후의혼전인휘령전을바라보시며울부짖으며죽으려하시던일이야다적으리오

1756년6월부터사람을죽이기시작하시니라김한채(장기간궁중에서유숙하며근무하는내시를죽여머리를들고들어오셔서내인들에게들러보이시니내그때사람의머리벤것을처음보았으니흉하고놀라기이를것이없더라.사람을죽이고야마음이조금풀리시는지그때내인여럿을죽이시니라.선희궁에게어쭈니선희궁께서도듣고놀라셔서식음을전폐하고누워눈물만흘리고"그말을임금께아뢰자"

하나경모궁의후환이두려워아뢰지못하니라.(혜경궁홍씨가친정아버지에게는모든일을의논하다)

경모궁(사도세자)가빙애를데려온일로영조가화를내고꾸중을하자서러움에양정함우물에빠져박세근이업어내었으니우물가에얼음이가득하고마침물이많지않아무사하나몸이상하시니라.

혜경궁홍씨의친정아버지께서영조에게

‘옛말에도임금께뜻을얻지못하면신하는가슴이후끈달아오르기마련이라하셨사오니군신사이도그렇거든하물며부자사이야어떻겠습니까동궁이자애를얻지못해전전근심하시다가저러하오니이런사정생각하심을천만바라옵니다."고말씀드렸는데"내가나쁜아버지로유명한고수(순임금의아버지)라는말이냐"며격노하고

친정아버지를파직하시니라.

경희궁

5대궁궐중서쪽에있다하여서궐로불렸다.홍화문(정문),숭전전.정자가있던황학정만남아있다.

해방후서울고등학교가위치하였다.서울고등학교가서초구로이전후서울시립예술학교등으로사용되었다.

숙종때는경덕궁이라불렸고,영조때에경희궁으로이름을바꿨다.

영조가경모궁(사도세자)를불러물으니

"심화가나면견디지못하여사람을죽이거나닭짐승이라도죽이거나해야마음이낫나이다"

"어찌그러하니?"

"마음이상하여그러하나이다"

"어찌하여상하였니>"

"사랑치않으시니서럽고꾸중하시기에무서워,화가되어그러하오이다."

"내이제는그러않으리라"

경춘천으로오셔서나에게

"세자가마음이상하였다하니그말이옳으냐"

그말씀을듣고기쁘고놀라우어목메어눈물을흘리며

"그러하옵다뿐이리까.어려서부터자애를입지못하여한번놀라고두번놀라이것이마음의병이되어

그러하오이다"

영조가정성왕후(영조첫째부인)능소에갈때경모궁(사도세자)가따라가도록허락을했으나

가는길에장마에소나기가몹시내리니

"날씨가이런것이다동궁데려온탓이라"하며

"도로들어가라"하시고당신혼자가시니라.

영조실록과승정원일기에는영조가사도세자가비를맞고병이들까염려하여돌려보낸것으로나온다.육십오세의노인은비를무릅쓰고가고이십사세청년은노인의걱정을듣고돌아온셈이다.한중록을통해비로서정사의납득할수없는장면이이해되는것이다.

경모궁(사도세자)가영조몰래평양에다녀오던그해혜경궁홍씨친정아버지가3월에우의정이되시다.

1761년1월,2월,3월에영의정,우의정,좌의정세정승이거의동시에죽은일에대해인명사전등에서는일반적으로사도세자의평양행에책임을지고음독자결한것으로서술되어있다.그러나한중록에서는그들의죽음은사도세자의평양행이전에일어났다.

죽음의예감

당시는병환으로여러해동안정답게하시는말씀을듣지못했는데그날내게이르시기를

"아마도무사치못할듯하니어찌할꼬"

"안타깝소마는설마어찌하시리이까"

"더욱날미워하시어살길이점점어려우니나를폐하고세손을효장세자의양자로삼으면어찌할까본고"

과연1764년세손으로하여효장세자의대를잇게하셨으니,그망극한아픔을당하여경모궁하신말슴을다시생각하니라.경모궁께서미래사를능히헤아리시니.그날그말씀하신일이참으로신총하니라.

세손빈(정조의부인)을정할때에경모궁(사도세자)께서간택에참예를못하시니내어찌홀로갈수있으리오

그간택을보지못해답답할뿐만아니라그시부모를간택에참예치못하게함을인정밖의일로알아영조의행사를딱하게여겼더라.

삼간택때는부모를아니뵙지못하는고로영조께서경모궁(사도세자)과나를오라하시니,기쁘고

한편으로는경모궁(사도세자)께서무사히다녀오실까갑갑히가슴조이더라.

경모궁(사도세자)께서의대병환(옷을입을때몇십벌씩갈아입으며정하지를못하는병)으로망건주를끼우는관자를찾는데경모궁이쓰실도리옥관자를얻지못하여결국정3품문관벼슬아치들이다는통정옥관자를붙이고가시니라.영조께서미처신부가들어오기도전에격노하시어

"간택은보지말고돌아가라"하시니라.중략~

"동궁계신아랫대궐지날때세손빈궁의가마를내가마와함께아랫대궐에들게하라"하여데리고가니라.

경모궁(사도세자)가그며느리를어루만지시고기특히여기며좋아하시더라.

(며느리를보지못하는사도세자를생각하여혜경궁홍씨가영조몰래며느리를사도세자에게보여주는대목이다.)

1760년4월경모궁거처가어찌사람사는곳같으리오.죽은사람의빈소모양같으니다홍색으로명정(상여앞에들고가는죽은사람의이름을적은붉은기)모양을만들어세우고시신놓는평상같은것을만들어그속에숨기도하시니라.잔치라하며놀다가밤이깊으면위아랫사람이다지쳐자는데상위의음식들은늘어놓은채그대로있으니그모습이다귀신의행사라.

5월에는홀연히땅을파고그속에다세칸짜리집을짓고방사이에는장지문을달아마치시신넣는관처럼만드시니라.문은위로내되널판뚜껑은사람이겨우드나들만하게작게만들고그널판위에는떼를덮으니집을지은흔적도없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