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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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들어갔던뒤주는처음에는밧소주방(제사때쓰는음식을만드는곳)에서쓰는뒤주를가져오게했으나작아서어영청곧군대에서쓰는뒤주를가져왔다.사이즈로봐서위의사진과비슷할것이다.

1735년영조는42세늦은나이에둘째아들을낳았다.첫째아들효장세자는10세에병으로죽었고

후궁영빈이씨가낳은둘째아들이바로이선(사도세자)이었다.

영조는어렵게얻은왕자이선(사도세자)을즉시중전의양자로삼고이듬해엔세자로책봉했다.

그만큼기대가컸다.

어릴때세자선(사도세자)은총명하고제능이뛰어나아버지영조의사랑을독차지했다.그런데본격적으로세자수업을받기시작한10세무렵부터아버지의기대에서벗어나기시작했다.학문보다는무예를더좋아하는세자선(사도세자)을아버지영조는못마땅하게여기며자주꾸짖었다.사도세자가15세이던해에왕을대신해대리청정을했다.이때부터아버지와아들의관계는더욱나빠진다.세자이선(사도세자)이처리하는일들을아버지영조가못마땅하게여겼기때문이다.잦은꾸중에불안증세보이며횡포부려사약내리면정조가왕위이을수없게돼.1762년뒤주에가둬죽게하였다.노론은나이많은사람들이었고,소론은젊은사람들이었다.

(조선일보2015.10/19일자뉴스속의한국사사도세자에서)

 

선희궁(사도세자의생모)이영조에게울며고하시되

“동궁의병이점점깊어바랄것이없으니,소인이차마이말씀을드리는것이정리에못할일아니,

옥체를보호하고세손을건져종사를평안히하는일이옳사오니,대처분을하소서”하니라.

“부자의정이있고병으로그리된것이니병을어찌꾸짖으리이까.처분은하시나은혜를끼치시고세손모자를평안하게하소서”(죽이지는말라는간청이다)

 

홍봉한(사도세자의장인.혜경궁홍씨의친정아버지)이계속사도세자를감싸고돌자영조는윤5월2일영의정홍봉한을파직시킨다.그러고는곧윤5월7일다시좌의정에제수하여홍봉한은윤5월13일서올로돌아온다.이렇게보면홍봉한이교외에머문기간은채보름이되지않는다.

 

사도세자는원래처가의보호(노론)를받았는데마지막에처가에서어쩔수없어손을놓자조재호(소론)에게손을내민것이다.사도세자가소론에의해보호받았다기보다는그가마지막에손을내밀수있었던유일한곳이소론이었다고보는편이합당하다.

 

사도세자가뒤주에갇힌곳휘령전

휘령전은정성왕후(영조의부인)의혼전이다.혼전이란신주를종묘에모시기전까지일시봉안하는일종의임시사당이다.왕비의신주는왕이죽어그신주를함께종묘로옮기기전까지혼전에다모셨다.

휘령전은정성왕후(영조부인)의혼전으로쓰일때붙인이름이고그전각의이름은문정전이다.

사도세자가뒤주에갇힐당시의휘령전은문정전이다.이광헌의임오일기에의하면사도세자가갇힌뒤주는당일승문원으로옮겨졌다고하니문정전은사도세자가죽은곳은아니다.

 

그날그현장

휘령전에들어온사도세자를보자마다영조는세자의옷을보고한마디했다.세자가곤룡포아래에부모상에입은생무명옷을입었기때문이다.”네날없애고자한들어이생무명상복까지입었느냐”영조는세자의의대증을알지못했다.영조가자결을명했다.”내가죽으면조선의사백년종사가다망하겠지만,네가죽으면종사는보존할수있을것이니네가죽는것이옳으리라”세자가말하길”제가죄가많습니다만죽을죄가있는지는모르겠습니다”저항하기도하고앞으로말씀을따르겠다며애원도했다결국자결을시도했다.하지만신하들이끈을풀어주고손으로머리를막으며심지어약까지챙겨주면서필사적으로세자의죽음을막았다.어린세손정조도아버지를구하기위해현장에들어갔으나영조의명에따라들려나오고말았다.

 

서너시무렵밧소주방(제사때쓰는음식을만드는곳)의뒤주가들어왔는데크기가작어서어영청곧군대에서쓰는큰뒤주를들여왔다.결국사도세자는”아버지살려주옵소서”하면서뒤주에들어가고말았다.이날뒤주를승문원으로옮기게했고뒤주위에는풀을덮어속을더욱무덥게한다음군졸로하여금지키게했다.

아무도폐사자의전교를쓰려하지않아영조가손수전교를쓸수밖에없었다.

영조는돌아갈때마치적국이라도평정한것처럼개선가를연주하게했다고한다.

 

경모궁(사도세자)상례에신하가상복도제대로갖추어입지못하니라.동궁의상례에마땅한상복을입지않고삼년상이끝난다음백일간입는옥색의천담복을입으니섧기가이를것이없더라.

 

내(혜경궁홍씨)경모궁상중에거려하는집이경춘전남쪽낮은집인데내효성이아름답다고그집이름을가효당아리붙이시고이를친히쓰시어현판으로만들어달게하시니라.

후에정조께서날위해자경전을지어머물게하시니,가효당현판을옮겨자경전윗방남쪽문위에걸었으니영조의지극한자애와은혜를잊지말고자한뜻이라.

 

청나라사신이경모궁폐위의경위를조사하기위해서울에오니영조께서세손을데리시고경모궁의혼궁이있는창덕궁시민당에오셔서청나라임금의조서를받으시니라.환궁때영조께서세손을도로데려가려고하시다가세손이어미떠나기가서운하여우는모습을보고말씀하시기를”세손이너를떠나지못하여저리하니두고가자”하시니라.어미만못잊어하는가서운히여기실듯하여아뢰기를”내려오면위를그리워하고,올라가면어미를그립다하니,환궁후또위를그리워하여이리할것이니데려가소서”하니영조께서즉시얼굴빛을부드러히하시며”그러냐”하시고데리고환궁하시니라.

 

세손이다시혼궁으로내려오시면그애통하던곡소리야뉘아니감동하리오.혼궁의나무신주가의지할곳없는듯이계시다가그아들이와슬피울부짖으면,신주가반기시는듯,쓸쓸한혼궁에빛이있는듯,애통중도리어위로가되니라.

 

영조가정조를효장세자의아들로대를잊게하자상복을입을처지가아니니세손이상복을벗을실때우는소리하늘을찔러처음상을당했을때천지가막히던설움보다더하시니라.세손이그때보다연세가두해더하시니라.

1764년7월경모궁삼년상마치는제사를선희궁께서내려와지내시고”이가을지나면우리고부모여서로의지하며지내자”약속하시더니홀연등창이나시어7월26일에하세하시니라.

 

영조의처분이광명정대하여떳떳한일이라고하면서그것을영조의큰공적으로일컫는것이라.이는경모궁을불효죄로몰아가는것이라.또한의견은경모궁께서본래병환이없는데영조께서헐뜯는말을들으시고과한행동을하셨으니원수를갚아치욕을씻자하는것이라.이말대로라면영조께서무죄한동궁을누구모함을들으시고처분하신것이되니이리하면이것이영조의큰잘못을드러낸것이라.

 

영조의처분도애통망극한중만만어쩔수없어하신일이요.경모궁께서도불행히망극망극한병환으로인하여만만어쩔수없는일을당하신것이라.그리고정조의처지도애통은애통대로의리는의리대로각각말을하여야실상에도어긋나지않고의리에도합당한것이라.

정조께서는두의견모두가망극하니이두의견을말하는자는영조,경모궁,정조세임금께죄인이라.

 

하나는영조의처분이정당하다며사도세자를죄인으로몰아가는견해이다.이렇게되면후대임금이죄인의자손이되는문제가생긴다.이견해는뒤에서거듭서술되지만김귀주등을중심으로한정순왕후(정성왕후가죽고새로결혼하영조부인)측의입장이다.

또다른하나는사도세자가주위신하들의모함을받아억울하게죽었다는견해이다.이렇게되면모함을한신하는물론무고한세자를죽인영조까지큰잘못을한것이된다.이견해는주로소론또는남인들의입장이다.소론이나남인이노론을공격하는견해이다.

혜경궁의견해는사도세자에게병이있엇다는것이다.사도세자가병으로인해부왕을욕하고죽이겠다고하고심지어죽이려고까지했기에부득이영조가처분을내렸다는것이다.애통과의리를따라떼어받아들이자는견해이다.이는혜경궁은물론홍봉한(혜경궁홍씨의친정아버지),나아가정조까지받아들인견해이다.

 

경모궁(사도세자)손자이신순조가그때일을망연히모르는것이망극하여또한옳고그름을분별치못하실까안타까워마지못하여이리기록하나.그중차마못일컬을일은뺀것이많도다.내백발노년에이를능히써내니,목숨이끈질김이어이이러하리오.하늘을불러눈물흘리며운명을한탄할뿐이로다.

p.s:영조의잘못

1)영조가큰아들이죽고이선(사도세자)가태어나자너무기쁜나머지백일만에이선(사도세자)를

선희궁(사도세자의생모)와떼어놓아중전의양자로만들고탄생하신집복헌을떠나

동궁東宮(저승전)에살게하시니어머니의사랑과가르침을많이받지못했다.

이선(사도세자)가어린나이에어머니아버지와떨어져사는동궁東宮(저승전)에서보모에게만맡겨졌다.

2)동궁의내인들을모두숙종을모시던소론들로영조가즉위하고쫓겨났던소론의내인들을다시불러

동궁을보살피게했다.이로인해이선(사도세자)는친소론이되어나중에노론인아버지영조와

사사건건의견이충돌하는현상이벌어진다.

3)영조가이선(사도세자)가어려서는무척예뻐했지만커가면서조그마한잘못도꾸중을자주하다보니

이선(사도세자)는점점주눅이들고불안증세를보였으며무예에빠져들기시작한다.

 

결과론이지만아들을너무사랑한나머지영조가사도세자에게했던일들이잘못된일이라고는하지만.

영조의탓만할수는없는일이라고생각한다.혜경궁홍씨의한중록이사도세자의편에서썼기때문에

중립적인입장에서쓴책을한권더읽어볼생각이다.

 

혜경궁홍씨가10살에궁에들어가서그많은일들을겪으며27세경에사도세자가뒤주에서죽는다.

혜경궁홍씨아버지가홍봉한이고홍봉한의아들셋이모두과거에급제한다.

혜경궁홍씨도아들들못지않게똑똑하고처세에능한것같다.

차라리사도세자가죽고나서혜경궁홍씨가마음이좀편해졌을까?

책을읽는내내혜경궁홍씨가불쌍하고내가그녀보다훨씬행복한사람같이느껴졌다.

 

**붉은글씨로되어있는것은정병설교수가다른책들에서읽은것을’한중록깊이읽기’라고

중간중간써놓은것이다.같은사건을이렇게볼수도있고,저렇게볼수도있는부분들과

설명이필요한부분들을이해하기쉽게적어준것들이다.

 

 

10 Comments

  1. 睿元예원

    2015-10-21 at 04:36

    불행한사도세자
    영조가사도세자의운명을마음대로한것같네요.   

  2. 데레사

    2015-10-21 at 09:02

    수원행궁에가면뒤주체험하는곳이있더라구요.
    여러개의뒤주를두고그안에들어가보는건데우리손주들은
    절대로안들어갈려고해서그냥패스했죠.ㅎ

    나도한중록다시한번읽어봐야겠어요.
    가물가물해서기억이나다가안나다가해요.ㅋ   

  3. 노당큰형부

    2015-10-21 at 10:22

    사도가갇혀죽었다는
    그뒤주.

    노당이배운
    역사의슬픈이야기가
    생각납니다.

       

  4. 해 연

    2015-10-21 at 12:47

    강한아버지의아들은옛날이나지금이나
    주눅들고,울화때문에병들게되어있나봐요.
    뒤주에안들어가도아비보다먼저죽더라구요.

    혜경궁홍씨도강한여자에요.
    남편보다아들을살리려고했으니…   

  5. mutter

    2015-10-21 at 19:07

    예원님
    한중록을읽으면모든게영조의잘못으로나와있어요.
    승정원일기나다른책을보면좀더중립적으로쓰지않았을까싶어요.
    그런책을한번더읽어야겠어요.

    데레사형님
    수원행궁에그런체험이있었어요?
    축제때는사람이많아서자세히둘러보지않았거든요.

    노당님
    저도학교에서배운사도세자의이야기를
    한중록을읽으면서더깊이있게알고싶고현장에가보고싶고그러네요.

    해연형님
    혜경궁홍씨가아니라도어미라면남편보다
    아들을살리려하지않을까생각했어요.
    사도세자가죽고나면혜경궁홍씨가좀편할까생각했는데
    그렇지도않네요.친정때문에.계속속을끓여요.   

  6. 산성

    2015-10-22 at 00:33

    뒤주사진을보니커다란바윗덩이를보듯
    마음이무거워지네요.
    아이들키울때의잘못까지생각나게합니다.
    뉘우치고반복하고
    아이들도부모가되면또그런비슷한길을…

    한중록,참안타까운역사에요.

       

  7. 선화

    2015-10-22 at 01:09

    어찌됬던…가슴이아려옵니다
    독한아버지!!!한중록이얼마나편파적으로영조를써내려갔는지는
    몰라도암튼독하고모진영조맞습니다!!!

    하물며동물도때리고야단치며다달을하는것보다
    잘타이르고칭찬을하면더말을잘듣는데요…

    억압과꾸중만받고자란사람은달라도뭔가가다릅니다

    두번을찬찬히읽다보니…첨부터다시더한번읽고…
    가슴이먹먹해나갑니다날은존데요~^^   

  8. mutter

    2015-10-22 at 17:07

    산성님
    저도주말부부로23년간살며아들둘을키워내던때가주마등같이
    지나갔어요.닥달하는영조의모습에서나의모습이보였고
    전전긍긍하는사도세자의모습에서내아들들의모습이보였거든요.
    한중록을어렵게만생각했었는데다른책들보다쉬워요.
    지금3부를읽고있어요.며칠내로다읽을수있을것같아요.

    선화님
    그런성격이될수밖에없었던영조의위치가있지않았나생각해요.
    타고난성격보다는살아가면서성격형성이되는것이아닌가생각이들었어요.
    정조도정치를잘했다고만알았는데정조는마키아벨리즘이있었던모양이예요.
    정도도살아남으려노력하다보니빠져나가는길을택했던것이아닐까싶네요.
    한중록(4)를한번더쓸예정이예요.
       

  9. cecilia

    2015-10-28 at 11:53

    인간과인간의심리구조에대하여다시한번생각하게하는책입니다.

    그시대는단순하게사는시대였음에도불구하고인간의복잡한심리구조가빚어낸

    불행이라는생각이드는군요.어쨋든지금처럼시대가복잡해졌어도사람들은자기가

    편안한대로믿을려고하는경향이있다는생각이듭니다.

    자기자신을좀더객관적으로볼수있는있는지혜가있었다면

    영조가자식을죽이는일을저지르지는않았을텐데요.   

  10. mutter

    2015-10-29 at 08:39

    cicilia님
    영조는자식을잘키우려고했겠지요.
    영조의모습에서제가기를쓰고아들을
    잘키우려했던모습이자꾸보이는거예요.
    그나마자식들이그런대로잘살고있어서다행이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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