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본 철쭉동산에 꽃이 만개했다.
그러나 올 해는 꽃을 보는 마음이 즐겁지 않다.
저 활짝 핀 꽃들처럼 세월호에 갇힌 학생들도 웃으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과는 반대로 들려오는 소식은 안타까운 일 뿐이다.
구조대원들도 자기몸을 아끼지 않고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 사투를
벌이는데 기적이 한번만이라도 일어났으면 좋으련만….
무심한 날은 자꾸 흘러간다. 내일부터는 또 물살이 거세어 지고
주말에는 비도 내린다는데 그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4호선 수리산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시가지쪽으로 걸어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산본의 철쭉동산, 인공으로 조성한 것이긴 하지만 정말
아름답다. 산본역에서 내려도 되지만 수리산역에서 내리는것이 좀 더
가깝다.
유치원 보다 더 어려보이는 아이들이 많다. 선생님들이 한사람
한사람씩 사진을 찍어주기에 바쁘다.
해마다 5월초쯤 되어야 피는데 올 해는 다른꽃들과 마찬가지로 이곳 철쭉도
빨리 피었다.
군포시에서는 해마다 산본철쭉축제를 하는데 올 해는 축제라는 안내가
없는걸 보니 세월호침몰로 인해 개최하지 않는것 같다.
계단을 따라 꼭대기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보이는 학교가
도장중학교, 김연아가 다닌 학교다.
김연아는 이곳 도장초등학교와 도장중학교를 거쳐 산너머쪽 수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융단처럼 깔린 저 꽃길을 즐겁게 걸을 수 없는 마음, 어른인
나는 그저 미안하기만 하다.
이번 주말이면 절정에 이를것 같다. 어제 약간 덜 핀 상태였으니까.
산을 한바퀴 돌고 내려와서 입구 인공폭포쪽으로 갔는데 아직 폭포는
가동하지 않고 팬지로 장식된 안내판이 예쁘게 만들어져 있다.
저 탑위에 비상하는 조각품은 김연아다. 김연아가 빙판위에서 뛰는
모습이다.
무심한 세월은 정말 잘도 흘러간다.
벚꽃이 피었는가 싶드니 어느새 철쭉까지 다 피어 버리고 산은
연두를 지나 초록으로 가고 있다.
오늘도 두 손을 모아 본다.
기적이 있기를 바라며….
Beacon
2014년 4월 24일 at 6:27 오후
여긴 벌써 지고 있습니다.
꽃,, 이쁘지요.. 그렇지마 이쁘게 볼 수 없는, 참 암담합니다..
갈 수록 희망을 말하긴 어려워지고,, ㅜㅜ
데레사
2014년 4월 24일 at 6:57 오후
비컨님.
구미쪽은 벌써 지는군요.
희망, 이제는 없을것 같은 참담한 마음입니다.
보미^^
2014년 4월 24일 at 10:14 오후
저도 꽃을 봐도 예쁘게 나오는 파란잎을 봐도 하나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현실은 너무 냉정합니다. 안타깝게 자살하신 교감선생님까지 304명이 고인이 되셨습니다.
비통하기 그지없고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블이 가끔 속을 썩입니다. 언니 블로그에 들어와서 댓글을 달려고 하는데 댓글란이 열리지 않아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려고 하는데 10여분동안 안되더군요. 다른 사이트에 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댓글을 올리는데 또 안되구요. 블로그를 나가서 다시 들어오려는데도 안되더군요. 안되기를 몇번 하다가 지금 들어왔습니다. 유감스럽습니다.
雲丁
2014년 4월 24일 at 11:15 오후
세월호 사건 이후엔 꽃들조차 슬프게 보입니다.
희망의 끈을 절대 놓고 싶지 않는데,,,왜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지요.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12:05 오전
보미^^님
지금도 그렇네요.
댓글도 잘 안 올라가고 열렸다 닫혔다 합니다.
오늘도 제발 좋은 소식 있기를 기다려 봅니다만…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12:06 오전
운정님.
그러게 말입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걸 바라봐야 하는 모든 국민이
다 참담한 심정이지요.
바위
2014년 4월 25일 at 12:11 오전
철쭉꽃이 장관을 이루었네요.
저렇게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도 마음이 울적한 건
비명에 간 젊은 영혼들 때문이겠지요.
하도 눈물이 나서 이젠 티비도 안 봅니다.
오늘 단 한 명이라도 생환할 수 있도록
저도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12:16 오전
바위님.
이곳 철쭉동산은 넓고 화려합니다.
그럼에도 마음은 결코 즐겁지 않아요.
한사람이라도 살아 돌아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래봅니다.
한국인
2014년 4월 25일 at 3:06 오전
계절이 정신 못 차리고 빨리 가니
세월호도 정신 못 차리고 전복된 건가요?
세월호, 이름이 너무 이상합니다.
선원들도 구원파 신도로 연결된 자들 같아요…
바람돌
2014년 4월 25일 at 3:31 오전
과연 철쭉동산입니다.
빨간 융단을 펼쳐놓은 듯 합니다.
서울 가면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봐야지 하면서도
막상 서울가게 되면 여기도 저기도 못 가게 되더라고요.
데레사님 덕분에 잘 구경했습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4:34 오전
바람돌님.
사는게 다 그렇지요.
저도 계획하고 가서 그 계획대로 움직여 본적이
없답니다. ㅎㅎ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4:36 오전
한국인님.
세월호는 세모를 못잊어서 세짜 돌림으로 배 이름을 지었다고도
허다군요.
계절도 올 해는 정신어 없어요.
최용복
2014년 4월 25일 at 4:55 오전
철쭉의 활짝핀 모습들 눈부십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꽃들을 크게 찍으신 모습들 인상적입니다만
말씀처럼 마음이 환하질 않네요…
빈추
2014년 4월 25일 at 5:19 오전
지인중에 이번 사고중 구조된 학생의 부모와
구조 못하고 결국 시신만 인양한 피해학생의 부모도 있어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아무말도 할 수가 없어서 잠시 앉아 있다가 일어났습니다.
시 전체가 침울합니다. 추스려야 하는데…
가보의집
2014년 4월 25일 at 6:27 오전
데레사님
산본철쭉 아름답군요 꽃처럼 피여날 단원 고 학생들이
세월호에 함께 침몰하여서 안타까네요 꽃으로 기분 전환이라도 하였으면합니다.
계속 마음만 아파 하다가 우울증세가 올까걱정이랍니다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 너무 멋진 꽃동산이었어요
無頂
2014년 4월 25일 at 6:40 오전
꽃처럼 활짝 웃는
얼굴들이 돌아 왔으면 좋겠어요 !
인회
2014년 4월 25일 at 8:19 오전
진짜 무심한 세월이네요.
4월도 다 갔어요.
맘이 무거운4월,
잔인한 4월이었어요.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했는데..
진짜 여왕이 될런지..
청목
2014년 4월 25일 at 8:50 오전
정말 <잔인한 4월>이지요.
그러나 데레사 누님 나이가 되면 가급적 슬픈마음 가짐은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나이와 더불어 상심이 더 깊어지기 때문이지요.
자연스럽게 꽃을 보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9:53 오전
최용복님.
지금은 우리 모두의 심정이 다 그렇지요.
꽃을 봐도 뭘 봐도 즐거운 기분이 아니에요.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9:54 오전
빈추님.
그러시군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안산시 뿐만 아니라 나라전체가 침울
합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9:58 오전
가보님.
네 이곳 철쭉동산은 아주 화려해요.
그러나 우리가 지금 꽃을 즐길 마음이 아니라서요.
주말, 잘 보내세요.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9:59 오전
인회님
정말 잔인한 4월이에요.
아이들이 꽃같은 아이들이 이렇게 비명에 가다니…
아깝고 아까워요.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10:00 오전
청목님.
고맙습니다.
저도 기분 전환을 해볼려고 합니다만 그게 쉽지가 않네요.
마음에 철근이라도 하나 달아 놓은듯 합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5일 at 10:01 오전
무정님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배흘림
2014년 4월 25일 at 11:44 오전
요즈음 꽃들도 인간의 능력을 더 하여 더욱 순수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기술 덕분에
눈이 즐겁습니다.
우산(又山)
2014년 4월 25일 at 1:08 오후
작년에도 다녀오신 것 같은데….
요즘 한창 철죽이 피었는데 우리마음은
그냥 검붉은 흙장미 빛이네요.
빨리 모든 이들이 마음의 평안을 갖기를 ….
그리고 깊이 반성하기를 바랍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6일 at 1:53 오전
배흘림님
그런가 봅니다.
꽃도 인공이 약간 가미되어야 더 아름다운것도 많아요.
데레사
2014년 4월 26일 at 1:54 오전
우산님
네, 가까우니까 해마다 갑니다.
오늘도 좋은 소식은 없네요.
아멜리에
2014년 4월 26일 at 3:25 오전
산본 철쭉동산에 다녀오셨군요. 여기는 그래도 관리를 하고 있나봐요.
비가 너무 안내리니까 대부분의 길가 화분들은 다 시들었구요.
가까이 들여다보면 라일락 철쭉 박태기 할 것 없이 다 꽃잎이 바싹 메말라 있더라구요.
데레사
2014년 4월 26일 at 7:08 오전
아멜리에님.
산본은 그렇지 않아요. 아주 싱싱하고 좋아요.
과천은 왜 그럴까요?
구산(久山)
2014년 4월 26일 at 10:55 오전
저도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모든것이 우리어른들 잘못이기에 더더욱 마음이 아파 옵니다.
철쭉꽃 세상이군요!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이런 멋스런 곳이 있는줄 오늘에야 처음 알았네요.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마음한구석 텅빈자리가 남는 아름다움입니다.
아마도 잔인한 4월의 세월호 사건 때문인가 봅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데레사
2014년 4월 26일 at 1:58 오후
구산님.
고맙습니다.
우리들 마음이 모두 같지요.
너무나 안타깝고 아프고요.
건강히 지내시기 바랍니다.
벤자민
2014년 4월 26일 at 2:29 오후
한국이얼어붙은것같아요
여기도 거의모든교민행사가취소되고잇어요
지금그런거할여력이없겠지요
빨리 구조가끝나야할텐데
자꾸지체되고있으니 사람들이 아무것도할수가없겠지요
다음날도걱정입니다
한국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같은 행사가있는데
참 마음아파 이건거 제대로하겟읍니까
기도나열심히해야겟읍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6일 at 2:35 오후
벤자민님.
온나라가 충격에서 못 헤어나고 있습니다.
저역시 성당, 스포츠센터, 병원…. 이런 곳 빼고는 거의 방콕입니다.
무얼해도 마음이 편칠 않아요.
정말 기도나 열심히 하는것 밖에 할게 없어요.
김현수
2014년 4월 27일 at 1:45 오전
도심에서 보는 철죽동산이 장관입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다 만 꽃으로 가버린 어린학생들이 안타깝지요.
데레사
2014년 4월 27일 at 7:32 오전
김현수님.
네, 이곳 산본의 철쭉동산은 아주 크고 화려해요.
그런데 올 해는 모두들 침울해서 즐기질 못하고…
士雄
2014년 4월 27일 at 8:21 오후
꽃보다 사람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김연아가 어린시절을 보낸 곳이군요.
데레사
2014년 4월 27일 at 11:00 오후
사웅님.
그렇습니다.
철쭉동산 바로 앞에 김연아가 다닌 초. 중학교가 있어요.
뒷쪽으로 고교가 있고요.
김연아는 이곳에서 자랐지요.
좋은날
2014년 4월 28일 at 3:03 오전
기적이 일어나길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랬건마는..
참 우울한 4월이 갑니다.
데레사
2014년 4월 28일 at 3:20 오전
좋은날님.
정말 잔인한 4월이군요.
5월에는 좀 더 나아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