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만나면 밥 먹고 나서는 노래방
가는것이 정해진 코스였다. 노래방에 가서 한두시간 노래하며
춤추다 돌아오면 잠도 잘오고 먹은것 소화도 잘된다고
절대로 그냥 헤어지는 법이 없었는데 어느때 부터인가
밥 먹고나면 부리나케 헤어져 버리곤 한다.
그래서 일년에 몇차례라도 밥 먹고 가까운 공원에 가서
콧구멍에 바람도 넣고 걷기도 하고 헤어지자고 약속을 했다.
서초동에서 점심을 먹었길래 양재시민의 숲으로 갔다.
물론 서초동 식당에서 부터는 택시를 타고 매헌기념관 앞에서
내렸고.
절대로 걸어서는 안 갈려고들 하니까..
가을이 내려앉은 양재시민의 숲.
매헌기념관 옆길로 들어서서 첫번째 만난 벤치에서 한사람이
앉아 버린다. 그냥 여기서 숨이나 쉬다가 가자고.
노인들인데 춤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아마 어디가서 공연을 할 예정인듯, 지휘자의 지시에 따라
여러가지 동작을 해보이고 있다.
우리 나이에 저렇게 춤추는 사람들도 있는데 겨우 한두발자국
걷고는 이렇게 주저 앉아버려서야 되겠니? 해도 꿈쩍도
안한다. 나 빼고 너희들이나 건강 챙기라고 하면서.
벤치가 보일때 마다 주저 앉아 버리고 결국은 몇사람만
숲 가운데쯤에 있는 꽃밭까지 왔다.
나이 든다는것은 사람을 참 서글프게 만든다.
친구들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일텐데….
복지관에 일주일에 한번 나간다. 일어 공부 하러.
그런데 그곳에 오는 분들이 대부분 팔십대다. 팔십대에도
공부하러 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지팡이를 짚었거나 휠체어를
탔거나 아니면 등이 구부러져 있다.
그럼에도 복지관에서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내 친구들은 아직은 그분들 보다 10년은 더 젊은데
입만 부지런하다.
벤치에 쳐져버린 친구, 흉도 보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한시간 가까이 걸어 버렸다. 오늘 운동은 이만하면 족하다.
되돌아서 친구들 수거(?) 하러 간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책의 제목처럼 걸어야 살 수 있다고 걷기예찬론을 펴도
그래서 어쩌라고? 해 버린다. ㅎㅎ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린다.
이 비가 먼지와 더위도 다 몰고 가겠지 ~~
睿元예원
2015년 10월 23일 at 10:13 오후
얼마전에 저는 못갔지만
치악산에들 갔는데 무릎이 아파서 걷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구룡사까지 가느라 다리고생한 친구에 그걸 보느라 맘고생들하며
올랐다고 하더군요.
건강상태가 서로 다르니 동행하기도 쉽지않은가 봅니다.
국화가 참 맘을 환하게 합니다.
조계사의 국화 디자인도 너무너무 좋더라고요.
카톡에 올라와서 앉아서 잘 봅니다.ㅎㅎ
노당큰형부
2015년 10월 23일 at 10:17 오후
햐~~
온통 노란 황금 물결입니다.
저런 꽃길을 거닐지 못하고
주저 않는 친구들 마음이야 어떻겠어요
다 나이 탓인걸요.
mutter
2015년 10월 23일 at 10:29 오후
친구의 모습이 내모습맞아요.
형님들의 모습이 내 앞으로의 모습이고요
가슴이 짠하지요. 그 코스를 밟고 가는건데 ..
오늘은 비가 오네요. 김장배추와 무우에 도움이 많이 될거예요.
어제는 들깨를 털었어요.
데레사
2015년 10월 23일 at 10:32 오후
예원님
올해는 조계사 국화는 안갔어요.
그곳도 아주 좋은데…
맞아요. 건강상태도 정신상태도 서로 다르니까 티격태격
하면서 다닙니다. ㅎ
데레사
2015년 10월 23일 at 10:33 오후
노당님
네, 나이 탓이에요.
그래도 신발은 아직도 하이힐들을 신고 다녀요.
아무리 운동화나 단화 신으라고 해도 말 안 들어요.
데레사
2015년 10월 23일 at 10:34 오후
무터님
비가 계속 내리네요.
창밖을 바라보면서 제발 먼지 가져가 달라고 빌고 있어요.
이제 가을도 곧 끝날테죠.
미뉴엣♡。
2015년 10월 23일 at 11:21 오후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그만큼 운동이 중요하다는거죠
연세가 들면 그 운동하기도
쉽지가 않아서.. 문제입니다
노랑 국화, 정말 싱싱합니다
좋은날
2015년 10월 23일 at 11:46 오후
숲에서 추는 춤사위가
마치 신선들이 노니는 풍경입니다.
저렇게 숲에서 보내면 심신이 편안하겠지요.
밖에 비가오시는 주말입니다.
전국 어디를 가고 공연이 풍성합니다.
이런 날 과천 예술의 전당 나들이 괜찮겠지요? ㅎ
김현수
2015년 10월 23일 at 11:48 오후
친구분들과 같이 다니셔도
친구분들을 수거하셔야 하는 데레사님이 짱입니다.ㅎㅎ,
양재숲의 가을 분위기가 참 좋네요.
염영대
2015년 10월 24일 at 1:04 오전
저의 친구들도 데레사 님에 비하면 젊은 넘들이 등산도 싫다, 온천천 걷기도 싫다, 자전거 타기는 위험해 싫다. 싫다싫어하면서 조동치는 살아서 금붕어 주둥이처럼 잘도 움직이어요. 억지로라도 움직이어야 소화도 되고 잠도 잘 와요. 걷기 운동 잘하시는 데레사 님 파이팅!
다사랑
2015년 10월 24일 at 1:42 오전
저도 요즘 서울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결심을 하고 걸어다니니 힘들기는한데 참 좋습니다. 대신 운동화를 신어야 해요. 모양과는 거리가 먼~~~
제 친구들도 하나 둘, 아프다고 심지어 치매도 걸린 애가…
세월에는 장사가 없지만 마음가짐은 늘 젊어야겠지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2:25 오전
미뉴엣님
억지로라도 걸어야 하는데 조금만 힘들어도 안 걸을려고 해요.
그 정신이 문제죠.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2:25 오전
좋은날님
비 오드니 이제 하늘이 맑아지네요.
먼지도 비가 가져 갔을거에요.
맑고 높은 가을하늘을 기대해 볼려고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2:25 오전
김현수님
ㅎㅎ
수겨라는 표현밖에 쓸 말이 없었습니다.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2:26 오전
염영대님
그 친구분들도 그러시군요.
모두들 살아있는건 입뿐이에요. ㅎ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2:27 오전
다사랑님
아니 그 나이에 치매라니요?
무서워요.
어쟀던 되도록 몸을 움직일려고요. 허리나 다리 아프면 쉬어서
가고요.
가보의집
2015년 10월 24일 at 4:20 오전
데레사님
4-5년만해도 만나면 점심먹고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고 헤여 졌는데 최근에 두차례 만남 있어도
혜여 지기 바뻤네요 나이탓인가 봅니다.
윗지방 비오다 개였다고 하데요
이곳 공주 흐리는해도 비는 안 오고 있어요
데레사님 주말 즐겁게 지내세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5:52 오전
가보님
여긴 지금은 개었어요.
밖에 나가보니 바람도 살살 불고 상쾌한 주말입니다.
벤자민
2015년 10월 24일 at 11:02 오전
데레사님
노래 잘하세요? ㅎㅎ
왠지 잘하실 것같아요
걷는 게 최고라고 하지요
요즘은 50대도 치매가 온다면서요
팔십에도 공부하시는 분들 저말 존경스럽습니다
중심윤
2015년 10월 24일 at 11:37 오전
ㅎㅎ 어떡 합니까? 나도 모르게 늙어 버린 것을… 그냥저냥 그려려니 하셔야죠..그래도 만날 수 있는 것만 해도 다행 이지요…
해 연
2015년 10월 24일 at 12:23 오후
지금 아픈 사촌이 그랬어요.
벤취만 보이면 앉았다 가자!
점심 먹고나면 그냥 집에 가자!
한명 아프니까 나머지도 힘 빠져서 만나지는 않고 전화질만 해요.
입만 살아서요…ㅎㅎㅎ
雲丁
2015년 10월 24일 at 12:28 오후
며칠 전 자전거로 양재 시민의 숲에 다녀왔어요.
잎 지는 가을숲의 호젓함에 그만 오기 싫어지던 걸요.
매일 걷는 것, 건강의 비결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셔요.
추억
2015년 10월 24일 at 9:45 오후
나이 든다는 것은 사람을 참 서글프게 하는게 맞아요. 어저 그저께 고교 졸업50주년 기념여행을 고교동기들과 부여로 갔다왔는데 모두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도 많았고,,,그러나 예전 고교시절로 되돌아가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자기 잘났소를 보이고 싶고 또 잘 톨아지고 섭섭해하고 고집부리고 하는 모습들이,,, 반가움도 있지만 인간은 그 사회속에서 인정받고 싶고 내 보이고 싶은 정치적 동물이구나 싶은 생각이 많네요.
enjel02
2015년 10월 24일 at 9:56 오후
데레사 님은 친구들 수거 할 수 있는 짱짱한 젊은 언니
이 나이가 되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만이 아니네요
매달 만나던 친구 이제 두 달 세 달에 만나면서도
겨우 점심만 먹고 집에 갈 생각만 하는 친구가 있고
앉을 자리만 찾고 있는 친구 딱하지요 저렇게 고운 꽃길도 있는데
그렇게 세월이 간 증거 제일 좋은 운동이 걷는 거란 말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양제 천이 곱게 물들어 걷기에 좋으셨겠어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10:47 오후
벤자민님
저도 잘하는게 아주 많은 사람인데요 유독 노래만큼은
음치보다도 못 하답니다. ㅎ
맞습니다. 여든이 넘어서도 공부하시는 분들, 존경스럽고 말고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10:48 오후
중심윤님
아마 몇년 지나면 만나지도 못할거에요.
벌써 안 나오는 친구들이 더러 있거든요. 자기가 아프기도 하고
남편이 아프기도 해서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10:49 오후
해연님
그 사촌, 지금쯤 얼마나 힘들까요?
전에 꽃누나 할적에 김자옥 보니까 자리만 보이면 앉거나 눕드니
결국은 가버리더라구요.
인생사, 그러려니 하면서도 나이 들어가는것이 싫어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10:49 오후
운정님
요즘 양재시민의숲 아주 좋아요.
자전거로 갔으니 양재천을 달려 갔겠군요.
아주 좋으셨을 거에요.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10:51 오후
엔젤님
세월이 참 무심합니다.
여고 시절의 우리들, 정말 활달하고 명랑했었는데….
그저 늙고 지쳐가는 모습들이 안타깝습니다.
데레사
2015년 10월 24일 at 10:52 오후
추억님
조금 더 있으면 이제 약자랑 병자랑밖에 없어요.
자기를 내 세우는것도 아직은 덜 늙었다는 증거에요. ㅎ
저도 다음주 부여쪽으로 일정 잡아놓고 있습니다.
바위
2015년 10월 25일 at 5:59 오전
나이들수록 자주 움직여야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70이 되니 피로가 쉽게 오고 몸도 예전만 못 합니다.
저는 그래도 좀 걷는 편인데 운동량이 늘 부족하지요.
지하철을 탈 때도 일부러 엘리베이터를 피하고 걷습니다.
아직은 두 다리가 멀쩡하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ㅎㅎ
건강관리를 잘 하시는 데레사님,
늘 건강하십시오. 2015/10/25 14:58:28
데레사
2015년 10월 25일 at 12:25 오후
바위님
다리가 멀쩡하신것도 축복이에요.
저는 아팠다가 안 아팠다가 그렇거든요.
고맙습니다.
리나아
2015년 10월 26일 at 9:45 오전
건강하신 행보 반갑습니다.
예전보다는 덜 걸으시지만 여전히 반가운 소식..!!!
시간이 맞으면 저의 근처오셨을때 뵈면 좋았을텐데도싶네요.
뵌지 꽤 됐어요~~
봄까지만해도 양재천 아름다운 계절에는, 걷는시간을 많이 할애했는데
요즘 발바닥이 아파서 걷는 일이 팍 줄었습니다.
친구분들의 얘기들으니 저도 몇년후 그 정도일까아닐까?
슬며시 걱정도 됩니다.
족부정형외과 예약할때 6주후였는데..이제 4주 채 안남았습니다..
데레사
2015년 10월 27일 at 12:11 오전
리나아님
발바닥이 많이 아픈가 봐요.
족부정형외과까지 예약하신걸 보니.
그저 조심하면서 치료받아가면서 사는수밖에 없는것 같아요.
걱정, 고맙습니다.
김삿갓
2015년 11월 4일 at 1:09 오전
저는 어려서 부터 걷는걸 무척 싫어 했었습니다.
교통시설이 지금 같지 않았던 예전에 한국선
신촌-마포 걸어서 서강대 지나 20분? 정도 걸렸던걸 일부러
버스 2번 갈아 타고 아현동? 공덕동 으로 돌아서 30-40분 걸어
다니곤 했었죠. 이곳 와선 16살 부터 운전을 해서 사실 2년전
재취 할떄 까진 많이 걸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목구멍이 포도청 이라 직업상 하루 평균 3-4 킬로 자갈밭 (기차길)
을 걷습니다. 일생에 못 걸어 본 걸 지금 와서 몰아서 걷는것 같습니다.
첨 할땐 무척 힘들었었는데 약 6개월 정도 지나니 이젠 이력이
나네요. 덕분에 허리둘래 15 센티미터 정도 줄고 무척 건강해 졌습니다.
물론 아시겠지만 걸을떄 젤 중요 한게 신발 인것 같습니다.
특정 으로 걷게 디자인 된 신발들 일반 신발들과 확연히
다름니다. 걷기 싫어 하시는 친구분들 신발이 괜찮은가
함 살펴 보세요.
좋은시간 되십시요 테레사님 ^____________^
데레사
2015년 11월 4일 at 1:22 오전
김삿갓님
고맙습니다.
나이드니까 허리도 무릎도 아파져서 디 그래요.
허리둘레가 많이 줄었다니 참좋아요.
돈도 벌고 건강도지키고…좋은 직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