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꽃비처럼 떨어지고 있다.
속절없는 세월, 이렇게 봄은 짧게 머물다 떠나갈려나 보다.
오늘은 종일 선거때문에 뉴스가 바빴다.
이 시간 거의 윤곽이 다 들어 났으니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4월이 될테지…..
우리 집 앞이다. 벚꽃이 길을 하얗게 덮고 있다.
떨어진 벚꽃잎 위로 민들레가 많이 피었다.
선거날이다 보니 더 무료하고 심심하다.
TV 는 어느 채널을 틀어도 선거얘기뿐이다.
학의천으로 나가 봤다.
학의천을 뒤덮은 개나리도 벚꽃도 이제는 안녕을 고하고 있다.
어느새 여름같은 분위기다
학의천을 좀 걷고 다시 동네로 왔다.
내가 매일 아침 동네 할매들과 수다를 떨며 걷는 이 길에도 벚꽃잎이
떨어져 길을 덮고 있다.
나무에 시를 써서 걸어 놓은것이 보인다. 새로 만들었나 보다.
동네 산책로에서 만난 몇몇 할매들이 읽어 보고 있다.
아파트 1층에 사는 한 이웃이 자기가 만들어 놓은 꽃밭에 가서
차나 한잔 하자고 한다. 걷다말고 우리는 그 집으로 몰려 갔다.
우리 아파트는 1층은 베란다앞을 그곳에 사는 사람의 개인공간으로
써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대개 방치해 놓고 관리실에서 하는대로
맡겨 놓지만 이 집은 이렇게 자기가 단독주택의 정원처럼 꾸며
놓았다.
테이불이 있어서 우리는 이곳에서 자주 모여 차도 마시고 때로는
점심도 먹는다.
참 부지런하고 미적감각도 있는 사람이다.
명자꽃도 피어있고 황매화도 피어있고 비닐대야로 만들어
놓은 연못에는 잉어도 있다.
우리들의 수다도 당연히 선거얘기다.
우리 동네는 누가 당선될까 가 주 화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당을 찍었다는 친구에서 부터 그래도 어쩌겠니
여당을 밀어줘야지 하는 친구, 우리 동네 의원은 너무 오래 했잖아
그러니 새사람을 찍어줬지 등……. 끝간데 없다.
차 마시며 모시떡을 먹으며 끝간데 없이 선거얘기를 하다가
빨리 지나가는 봄날 얘기로 화제가 바뀌면서 우리는 또
가는 세월을 아쉬워 해본다.
나지막 하게 노래도 불러 본다.
연분홍 치마가 봄 바람에 휘날리드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가사가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지만 생각나는 대로 합창을 해본다.
아, 세월은 정말 잘도 간다.
btyang
2016년 4월 14일 at 4:11 오전
세월을 속절없이 잘도 갑니다.
지난주 만발했던 목련도 어제 신당동 육영수 여사님 가옥 목련꽃은 오간데도 없네요
선거결과 이후 정치인들 이채직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모든것은 지나간다는 말이 새삼 생각나게 하네요.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12:04 오후
그러게 말입니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의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게
우리들 마음이지만 워낙 정치인들이란 속을
알수가 없어서요.
신당동의 목련도 다 졌군요.
북한산 78s
2016년 4월 14일 at 4:56 오전
어느덧 봄날도 중반을 접어들었습니다. 총선결과도나오고
집권당도 왜민심이 고개를 돌리였는지 정신좀 차리고 잘해야
하는데 걱정 스럽습니다.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12:05 오후
선거결과 보면서 착잡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도 하면서요.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초아
2016년 4월 14일 at 6:13 오전
이젠 모든것이 결정이 났지요.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지요.
우리동네도 온통 봄 봄 봄 꽃 꽃 꽃
봄날은 가도 눈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할래요.^^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12:06 오후
나도 눈부시게 푸르른 날에 그리워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그리운 사람도 생각 안 나니까요. ㅎ
無頂
2016년 4월 14일 at 7:40 오전
오늘도 하루 종일 선거가 이슈가 되겠네요.
당선인 모두가 국민을 위한 봉사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12:07 오후
제발 그랬으면 합니다.
자기발판만 굳히려 들지말고 표를 준 민심을 좀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카스톱
2016년 4월 14일 at 9:46 오전
그렇습니다.
누군가에겐 독하게 잔인한, 또 누군가에겐 가슴 벅찬 감격의,
그런 4월이 또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12:07 오후
4월도 결국 며칠 지나면 사라지겠지요.
잔인한 계절이지만 영광이었던 사람도 있을테고요.
모든게 다 순리대로 움직였으면 합니다만…
paul6886
2016년 4월 14일 at 4:09 오후
7,80년대만 해도 봄이 두세 달은 되었는데
요즘은 한 달도 채 안 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별로 바쁘지도 않은데 올해는 동네 안산의 벚꽃구경도 못 했네요.
홍제천의 개나리꽃도 못 보고 끝났습니다.
동네 이웃분들과의 따스한 삶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모처럼 본 미당 선생의 싯귀에 자꾸 눈이 끌립니다.
이걸 송창식이 불렀던 노래를 한때는 좋아했었지요.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6:19 오후
봄 가을이 너무 짧아졌어요.
바로 여름이 될것 같아요.
동네에 비슷한 나이의 친구가 많아 좋아요.
북한산 78s
2016년 4월 14일 at 5:46 오후
데레사님 제블로그는 2015년도 글올린거 글은 보이는데 사진은 왜
안보이는지 모르겟습니다. 데레사님 블로그는 예전것도 사진이 다나오는데
이상 하네요.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6:21 오후
대부분이 다 안보인다고 해요.
위블에서 아직 헤매나 봅니다.
제것도 첫 사진은 다 배꼽입니다.
모두 들어오고 안정이 좀되면 운영자에게
물어볼려고요.
푸나무
2016년 4월 14일 at 9:00 오후
흰명자꽃은 귀한데 보이네요.
무정한 봄이죠.
전쟁터의 군인처럼 들이닥치더니 다시 또 어딘가로 떠나가요.
저두 이 봅이 가기전 아알뜨으을한다아아아아앙신…한번 불러봐야 겠습니다.
암도 안보는 숲길에서…ㅎㅎ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11:23 오후
이 친구는 젊은날 미용사였다는데 미적감각이 아주 뛰어나고
부지런해요. 아파트 1층 앞의 마당을 이렇게 잘 가꿔놓고
우릴 초대해서 차도 마시게 하고 밥도 먹게 하고 그래요.
흰명자꽃도 있고 좀 있으면 꽈리도 열려요.
왜 하필 아무도 안보는 숲길에서 불러요?
나는 주로 화장실에서 문닫아 놓고 부르는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