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레기 전문집, 시래옥에서

친구들이  이제는 고기 먹으러 가자는 사람이  없다.

모두들  산채비빔밥이나  청국장,  아니면  두부나    시레기 같은

담백하고  기름지지 않는것을 좋아하게 된것이  나이 탓이지 싶다.

 

어제는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었다.

총무가 연락하기를  교대역에 오면  시레기 전문점이  있는데

그곳을  예약 했다고  한다.

 

시래옥13

밥에도 시레기가 섞여 있고  반찬도  모두  나물뿐이다.

 

시래옥4

 

고등어2

큰 냄비의 것은  시레기를  듬뿍 넣은  고등어 조림이다.

고등어만이  동물성이다.

 

고등어1

고등어 조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시레기 조림이다.   ㅎ

 

시래옥14

모임에 나오는  친구들  숫자가  점점  줄어든다.

40대  말쯤  초등학교  동창회를  처음 시작했을때는  서른명이  넘었다.

모두들 서울에 왜 그렇게 많이  사느냐고   농담했던게  어제 같은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줄고 줄어  이제는   열명 안팎이다.

 

술도 딱  두사람만 ,  그것도  막걸리를 마시겠다고 해서  막걸리 두병을

시키고,   보니까  담배도  피우는  사람이 없다.

다  한군데씩은  찌그러져 버린것  같다.   보청기를  하고   나온  친구도

있고,   지팡이를 짚은 친구도 있고…….

그러면서  돈은 제발  자기가  내게 해달라고  사정들을   하지만  총무는

거절하고  회비로   밥값을  지불한다.

 

나이 먹으니까   젊은시절  인색했던  친구들도   돈 주머니를  풀기

시작한다.   밥 한번  못 사보고 죽을가봐  무서운지  서로  밥값을

내겠다고   오히려  사정을  한다.     밥값을  회비로  지불했으니  차라도

자기가 사겠다고  하는  친구를  따라서  기어히  커피숍까지 갔었다.

 

시래옥1

 

초등학교  친구들은  남여를  불문하고  참  편안하다.

내 부모님과  형제들을  기억하고  있고  내 뛰놀던 산천을 기억하고

서로의  공통된  화제가  끝없이 이어질 수  있는  사이가  이 초등학교

친구들이다.

 

앞으로  몇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고  서로  어깨를  다독이며  헤어지는  친구들의

뒷 모습에  왜 그렇게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

 

10 Comments

  1. 초아

    2016년 4월 21일 at 6:42 오전

    친구는 어릴적 친구가 좋지요.
    공통의 추억과 유년의 아련한 기억까지 함께하니까요.
    나이들면 입은 닫고 주머니끈은 풀어놓으라 하던걸요.
    그런데 그렇게 하기도 힘든데.. 참 좋은 친구이시네요.
    축하드립니다.^^

    • 데레사

      2016년 4월 21일 at 11:06 오전

      진구들이 이제는 좀 쓰고 둑자 스타일이에요.
      많이 아끼고 살았거든요.

  2. 예원睿元

    2016년 4월 21일 at 9:30 오전

    어릴적 친구는 오래 정겹더군요.
    사회친구는 멀리 떠나면 다시 찾기가 쉽지않은데 말입니다.
    시래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오늘 저녁에는 시래기 된장국을 끓이고 싶어집니다.^.^

    • 데레사

      2016년 4월 21일 at 9:25 오후

      저녁에 시레기 된장국 끓였어요?
      그것이 궁금. ㅎ

  3. 無頂

    2016년 4월 21일 at 10:10 오전

    저도 초등학교친구들이 스스럼없이 참 좋아요.
    자주 자주 오래 오래 만나세요 ^&^

    • 데레사

      2016년 4월 21일 at 11:07 오전

      그런데 점점 나오는 사람이 줄어요.
      속 상합니다.

  4. 바위

    2016년 4월 21일 at 1:04 오후

    저도 시래기 엄청 좋아합니다.
    지금도 어릴 때 어머님이 끓여주셨던 시래기국이 생각납니다.
    고기보다는 채소를 좋아하지만 고기도 가끔은 먹어야겠지요.
    초등 동창들 자주 만나서 멋진 삶 되세요.

    • 데레사

      2016년 4월 21일 at 6:51 오후

      물론 집에서는 먹겠지요.
      외식약속을 되도록 채식집에서 하는거죠.
      요즘은 시레기도 비싸요.

  5. 나의 정원

    2016년 4월 21일 at 5:20 오후

    동창생들중에서 초등학교 동창생이 제일 가깝다고 말씀하시는 어른들 뵈면 나의 어린 시절을 모두 기억하고 있고 그중에서 유년의 추억을 제일 오랫동안 간직한 친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제는 그런 추억어린 동창회도 젊은층 사이에선 연대감이 사라지고 있지만요….

    연세가 있으시니 한두분씩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신 말씀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 데레사

      2016년 4월 21일 at 6:53 오후

      초등 동창들은 남여구별도 없어요.
      지금도 가시나니 머스마니 그런 호칭도
      서스럼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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