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수요일인데 혹 과천 직거래 장터에 가실 생각 있어요?”
하고 딸이 카톡을 보내왔다.
” 좋지, 가고 말고” 가 내 대답이다.
하루종일 더위와 싸우느라 미칠지경인데 장구경을 가자니 좋을밖에.
자동차로 30분 내외의 거리는 별 불편을 못 느끼고 갈 수 있다.
아직은 요철부분을 좀 빨리 달리면 허리쪽이 아파오긴 하지만
천천히만 가면 문제가 없으니 모자 하나 푹 뒤집어 쓰고 따라 나섰다.
과천의 경마공원에서 매주 수, 목요일에 열리는 농,어민과의 직거래
장터, 가격은 싸지 않지만 물건이 좋고 믿을 수 있어서 자주 가는
편이다. 수술 후는 처음 가는거지만.
마침 시간이 있다는 대학생 손녀 지수와, 딸, 그리고 나
3대가 함께 장보러 가기도 처음이다.
혈기왕성한 지수는 도착하자 마자 순대가 먹고 싶다고 한다.
순대 3,000원, 호떡1,000원, 식혜 2,000 원 어치를 사서
우리도 의자에 앉았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드니 장터구경도 먹고 나서지 하면서
우린 깔깔거리며 맛있게 먹는다. 집 떠나오기 전에 금방 점심
먹었는데도 잘도 넘어간다. ㅋ
그리고는 카트를 끌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다육이 화분도 보이고 호박이랑 양배추도 보인다.
벌써 햇고추가 나왔네. 고추는 추석전에 딴걸 제일 좋다고 하는데
살까 말까 망설이다 말까로 패스한다.
닦아서 방앗간에 가서 빻아야 하는데 그걸 못할것 같아서다.
나중에 가루로 사야지….
햇사과, 12개 10,000원어치를 샀는데 맛있다.
가게 마다 시식을 할 수 있게 놓여있는데 젊은 지수는 빠뜨리지 않고
먹는다. 혼자만 먹는게 아니라 할머니와 엄마의 몫도 챙겨주면서
정말 부지런히, 열심히도 먹는다.
이 시식 사과 접시의 반은 우리가 먹어 버렸으니….
그래도 10,000 원 어치를 사서 나오니 덜 미안하다.
앗, 박이다.
박속은 나물로, 겉 껍데기는 바가지를 만들던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 난다.
한시간 가량 돌면서 나는 겨우 들깨가루와 단호박, 사과만을 샀다.
딸은 이것 저것 많이 사는데 나는 일을 할 수 없으니까 조금만 샀다.
지수덕에 시식코너의것을 다 먹고 돌아다녔드니 배가 빵빵이다.
이러다 살찌면 안되는데 큰일났다.
의사는 살찌면 허리가 더디 낫고 다시 아파질 수도 있다고 했는데
먹는것에의 유혹을 못 참는 내게 권하는 손녀까지 옆에 있다 보니
그만 도를 넘어 버렸다.
장터구경은 사는 재미보다 시식용 줏어 먹으면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게 솔직히 더 재미있거든. ㅎㅎ
초아
2016년 8월 26일 at 6:10 오전
장터 구경 재밋지요.
3대가 함께 하니 더욱 좋지요.
*
살찌면 더디 난는다구요?
그럼 안되죠. 얼른 나으셔야하니
조금만 더 참으셔요.^^
데레사
2016년 8월 26일 at 6:21 오후
네, 살찌면 안된데요.
무게때문에 힘들어 진다네요.
ㅎ
manager
2016년 8월 26일 at 3:22 오후
데레사님 안녕하세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념으로 포토엽서 이벤트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데레사님께서 1차로 선정되셔서 포토엽서를 보내드리고자 하오니 주소와 연락처 및 다음 당첨자와 사연을 다음 주소에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http://blogs.chosun.com/mblog/604
약소하지만 지인분들과 소식 나누시는데 사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데레사
2016년 8월 26일 at 4:54 오후
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6년 8월 26일 at 5:05 오후
위의 주소로 메일이 안 들어 가네요.
휴면계좌나 없는 계좌라고 나옵니다.
manager
2016년 8월 26일 at 5:08 오후
메일이 아니라 블로그 포스트 주소입니다.
블로그에 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비공개로 남게되니 보안에 대한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journeyman
2016년 8월 26일 at 5:09 오후
과천 경마공원에서는 여러 가지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나봅니다.
가까이 살면 가보겠는데 집에서는 좀 많이 머네요.
예전에 수원에서 살 때가 그리워집니다.
데레사
2016년 8월 26일 at 5:18 오후
여기는 상설입니다.
까다롭게 검사를 하기 때문에 속는 일도
없고 품질이 아주 좋습니다.
추석장도 여기서 볼거에요.
나의 정원
2016년 8월 27일 at 5:47 오후
오랜만에 사람 사는 활기가 넘치는 장터 구경을 했네요.
잘 다녀오셨습니다.
추석도 다가오는데, 제수 물품이 비싸져서 큰일입니다.
데레사
2016년 8월 28일 at 12:39 오전
해마다 겪는 일이지요.
이제는 음식을 많이 하지 않으니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산고수장
2016년 8월 28일 at 5:18 오전
참좋은 시장이군요.
박,어릴때 애박을 잘게 썰어서
국을 끓려주시던 어머니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녁나절 덕지덕지 이엉이 덮힌 작은 초가 지붕위에
핀 하얀 박꽃 너무 아름답지요.
빠른 회복을 바랍니다.
데레사
2016년 8월 28일 at 7:45 오전
고맙습니다.
초가지붕위에 핀 흰박꽃, 참 예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