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접화
~~ 이 가림~~
벌거벗은 바람이
살짝 손을 내뻗어
족두리꽃의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족두리꽃이
살짝 손을 내뻗어
바람의 맨살 허리를
몰래 휘어 감는
참 황홀한 애무의 한때를
전주 설예원 안마당에서
엉겁결에
나는 엿보았네
그대 이름은 풍접화
바람의 손길이 스쳐야
비로소
피가 도는 여인
이 천지간
저 혼자 몸부림쳐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아아,
살갑게 간질이는
바람에 수작없이는
족두리꽃 한 송이 피어나지 못함을
전주 설예원 안마당에서
문득 나는 엿보았네
여인이 족두리를 쓴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우리에게는
족두리꽃으로 더 잘 알려진 풍접화 가 올림픽 공원
들꽃마루에 활짝 피어 있다.
저 원두막너머 언덕으로는 황화 코스모스가 피어 있고
더 아래 너른마당으로 내려가면 장미가 만발 해 있다.
올림픽공원은 입장료도 없고 전철도 가까이 있으며
자동차를 갖고 가도 주차비 1,000원밖에 안 받으니까
일반 서민들이 꽃구경 가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좀 일찍가서 이 원두막에 자리라도 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
도시락을 갖고 가서 먹으며 한나절을 즐기기에는 참 좋은 곳이다.
아파트 마당에 한 둘 피어있는것은 봤지만 풍접화가 이렇게 많이
피어 있는것은 나도 처음 본다.
분홍과 흰색의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이가람 시인의 시를 떠올리게 한다.
풍접화너머 언덕에는 저렇게 황화코스모스가 피어 있다.
풍접화는 피었다 지고, 피었다 지고를 한참 하는 꽃이니까 이번 주말쯤
가봐도 늦진 않을것이다.
갈곳 없고 심심할 때 찾기로는 부담없이 딱 좋으리라.
無頂
2016년 9월 28일 at 10:13 오전
족두리꽃이 흰색 붉은 색이 어우러져 군락을 이루니
더 멋집니다.
꽃길 걸으며 명상에 잠기는 것도 참 좋을것 같습니다 ^&^
데레사
2016년 9월 28일 at 12:11 오후
그렇지요? 사람이 없을때는 천천히 걸으며 명상에 잠기는것도
좋은데 제가 성격이 좀 급해서 탈입니다. ㅎ
나의 정원
2016년 9월 28일 at 3:14 오후
족두리 꽃이란 말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색깔의 배합도 좋구요.
잠시 망중한을 즐기는 코스로도 제격일 것 같네요.
데레사
2016년 9월 28일 at 3:43 오후
망중한슬 즐기기에는 딱이죠.
초아
2016년 9월 29일 at 6:22 오전
풍접화를 보긴 했지만,
저렇게 넓은 곳에 만발한 것은 처음입니다.
아무리 갈 곳 없고 심심해도..
전 못가요. 너무 멀어서..ㅎ
*
그동안 염려끼쳐 죄송하였습니다.
데레사
2016년 9월 29일 at 7:57 오전
대구근교도 가을꽃이 많읕거에요.
꽃보러 서울 오기가 어디 쉬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