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 부근 한정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우리는 아무래도 미진한듯
해서 카페 아라베스크로 차를 몰았다.
이 카페는 남한산성의 중간쯤 약간 숨은듯한 뒷쪽에 있지만
안내간판이 큰 길에 있어서 찾기가 어렵지는 않다.
자동차 차창으로 언뜻 언뜻 스쳐 지나가는 남한산성의 봄은
산벚꽃이 피어있고 산은 연두로 예쁘고 물들어 있어서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드디어 카페 아라베스크에 도착. 이렇게 숨은듯한 위치다.
날씨가 좋아서 사람들은 야외의자에도 많이 앉아 있다.
무릎 담요들을 덮고서.
그러나 우리는 안으로 들어 왔다.
카페안은 오밀조밀 장식이 예쁘다.
다섯명중 둘은 커피, 셋은 아포카토 커피라고 이렇게 아이스크림에다
옆에 있는 커피를 부어서 먹는건데 맛이 꽤 좋았다.
달콤하면서도 구수하달까?
진한 커피향 까지 섞여서 노곤한 봄날 한 낮에 딱 어울린다.
처음 먹어보는 할매는 커피를 그만 지저분하게 부어서 비쥬얼이
영 엉망으로 되어 버렸다. ㅋㅋ
다섯중에 둘은 아직 현직이다.
그러나 우리는 수십년을 고난을 함께 했기에 말들이 잘 통한다.
주말도 없이 출근하던 때에 비해 요즘은 연가를 많이 쓸수록
오히려 근무성적이 올라간다는 말에 실없이 부러워도 해보고…
추억담에 섞어 선거얘기며 각자 나이만큼 아파지는 몸에 대해서
건강염려증 환자들이 되어 주절이 주절이 늘어놓기도 하고….
남한산성에서의 봄날 하루를 이렇게 먹고 마시고 수다떨고
하면서 보냈다. 헤어질 때는 가을에 또 한번 뭉치자라는 인사를
손가락을 걸어가며 다짐도 했다.
journeyman
2017년 4월 27일 at 3:42 오후
분위기 좋은 찻집이네요.
굳이 멀지까지 나가지 않아도 도시에서의 근심을 떨쳐버릴 수 있을 듯하군요.
데레사
2017년 4월 27일 at 5:35 오후
네, 가까운 곳도 좋은 곳 많아요.
나의 정원
2017년 4월 27일 at 4:29 오후
이렇게 뜻이 맞는 분들과의 모임은 즐겁죠.
커피도 보기에 맛나보이고, 카페가 정갈하니 분위기가 좋을 것 같습니다.
데레사
2017년 4월 27일 at 5:36 오후
분위기도 좋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도
좋고 커피맛도 좋았어요.
산고수장
2017년 4월 29일 at 8:53 오전
마음속 친구들과 오밀조밀한 아름다운
카페에서의 모임,
역시 여자분들은 늙어도 삶이 재미있군요.
남한산성을 한번 가본다는게 제게는 숙제이나
아직은 몸이 자신이 없어요.
병자호란 생각으로.ㅎ
즐거운 주말되세요.
데레사
2017년 4월 29일 at 9:21 오전
남한산성은 가을에 가면 더욱 좋아요.
단풍도 아름답고.
수어장대 까지는 완만해서 걸을수도 있어요.
복원한것이지만 행궁도 있고 만해 기념관도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김수남
2017년 4월 29일 at 10:29 오전
정말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시니 더욱 좋으시네요.
남한산성! 말만 들어도 반갑고 너무 좋습니다.형부가 바로 그 남한산성밑 부대에 근무할 때 부대 아파트인 언니 집에서 학교 다니며 몇 년 살았습니다.
남한산성의 맑음이 가득 전해옵니다.가을에 다시 모여서 나누실 이야기가 벌써 기대됩니다.함께 다 건강하셔서 올 가을에도 정답게 만나 좋은 시간 갖게 되시길 기도합니다
데레사
2017년 4월 29일 at 1:46 오후
고마워요.
같은 일을 했기에 서로 나눌 얘기가
많았어요.
워낙 집이 서로 멀다보니 일년에 도 세번밖에
못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