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언니는 나보다 일곱살이 더 많다.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신 후는 언니같기도 했고 엄마같기도
했던 그런 내 언니다.
( 이 사진은 5년전쯤 영덕을 갔을때 언니가 다녔던 영덕초등학교앞
에서 찍은거다. 이때만 해도 언니는 여행도 다녔다)
지금 우리나라 나이로 85세.
나와 달리 언니는 경주가 알아 줄 정도로 인물도 빼어났고
노래도 잘 했고 무용도 잘했다. 물론 공부도 우등상을 탈
정도로는 잘 했고.
언니는 청송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다 결혼을 했다.
결혼하고는 전업주부로만 살다가 늙으막에 게이트 볼을
배우면서 1급심판 자격증 까지 따서 전국대회에 심판하러
활기차게 많이 다니셨다.
그런 언니가 팔십을 넘으면서 이런 저런 병에 시달리드니
결국은 그 좋아하던 게이트볼도 못하고 집안에만 있는
환자가 되어 버렸다.
언니를 생각할 때 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광주에 살고 있으니
자주 가 볼수도 없지만 전화는 거의 매일 한다. 그러면 언니는
늘 운다. 어디가 아프다고 울고, 너가 돈 보내줘서 고맙다고
울고, 돌아가신 엄마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울고, 게이트볼장에
한번만 나가봤으면 하고 운다.
몸이 늙는다는건 마음도 늙는거고 몸이 아프다는건 마음도
아픈거다. 한없이 약해져 버린 언니를 생각할 때 마다
멀지않아 내게도 닥칠 일 같고, 이제 회복은 바라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 진다.
그러나 내가 해줄수 있는건 몇가지가 안된다.
이따금 용돈 조금 부쳐주는것과 옷이나 신발등을 사서
보내주는것 정도다.
몸이 부자유스러우니까 해 줄수 있는게 정말 없다.
언니와 동갑인 형부도 당뇨 합병증으로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그 케어를 언니가 하고 있다. 자기 몸도 불편한데도
형부까지 돌보니 그 고통을 말해 무엇하랴.
바라건데 언니와 형부가 조금이라도 덜 아팠으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데 자유스러워졌으면 하지만 그건
희망사항일뿐……
흐르는 세월이 참 무섭다.
청춘을 돌려다오 라고 소리치고 싶은 이 밤이다.
김 수남
2017년 5월 25일 at 4:49 오전
네,언니! 언니 이야기에 저도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나려합니다.아픈 언니를 향하신 데레사언니의 사랑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옵니다.
언니와 형부 두 분 다 건강이 좋지 않으시니 더욱 마음 아프시겠어요.
언니가 더욱 건강하셔서 계속 언니와 형부께 위로와 힘이 되어 드리시길 기도합니다
데레사
2017년 5월 25일 at 8:31 오전
고마워요.
늙는다는게 이런건가 봅니다.
산고수장
2017년 5월 25일 at 8:45 오전
곧 우리가 겪을일을 헤아리며
가슴이 멍먹해집니다.
오래사는것 정말 하나도 바라고 싶지 않습니다만
할수없지요.
가슴 저미며 쓴글에 저도 안타까운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건강하게 사세요.
데레사
2017년 5월 25일 at 9:32 오전
고맙습니다
누구보다도 활발하고 명랑했던 언니도 나이먹고
병드니 눈물바람만 하네요.
최 수니
2017년 5월 25일 at 11:19 오전
언니댁에
동사무소에 신청해서 도움을 받도록 해 드리면 좋겠어요.
두분 다 아프고 연세가 높으신데 간병인 도우미나
시설에 들어가셔야하지 않을까요?
언니에게 형부 간병까지 하게 하는것은 무리가 되셔서
더 우울하실것 같아요.
정말 남의 일이 아니예요.
데레사언니가 마음이 몹시 쓰이시겠어요.
데레사
2017년 5월 25일 at 4:31 오후
형부에게는 요양보호사가 나옵니다.
문제는 혐부가 마누라 아닌 다른 사람이
한 음식은 절대 안 먹으려고 하고
시설에는 절대 안갈려고 해요.
그러니 그 뒷바라지를 자기 몸도 못 가누는
언니가 합니다.
속 상해요.
koyang4283
2017년 5월 25일 at 6:30 오후
그래도 따뜻하고 정많은 동생이 있으니 큰 힘이 될 겁니다. 세상은 고난의 바다, 고해라고 했는데, 이런 글을 접하면 마음이 울적해집니다.
데레사
2017년 5월 25일 at 9:14 오후
인생은 이렇게 흘러 가는가 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