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보리밥집을 찾는다.
아마 울 어머니께서 살아서 돌아 오신다면 보리밥을 돈을 주고
사먹으러 다니는 나를 보고 많이 혼을 내실것 같다.
어릴적 보리밥이 먹기 싫어서 쌀이 드문 드문 섞인 할아버지
밥상 앞에서 행여나 남겨주실까 하고 군침을 흘리던 내가
이제는 보리밥을 돈을 주고 사먹으러 다니다니, 하기사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기는 하다.
그때의 가마솥에는 보리쌀에 팥과 감자를 넣고 솥 가운데에
쌀을 조금 넣어서 밥을 지으면, 그 쌀이 섞인 밥은 할아버지,
아버지, 오빠, 남동생…… 이런 순으로 조금씩 돌아가고 여자
아이들과 엄마는 순 꽁보리밥만 먹었다.
그래서 남자가 아닌것이 억울했고 분해서 엄마에게 대항하기도
하고 보리밥을 안 먹겠다고 투정도 부렸는데 이제는 밥상에서
아들 딸의 구별이 없어진지도 오래되었고, 꽁보리밥은 건강식으로
중.노년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변해 버렸다.
판교, 한국학연구소 부근의 “청국장과 보리밥” 집을 자주 찾는다.
같은 체인인데도 평촌의 가게보다 깨끗하고 친절하다.
더우기 이 집은 임산부에게는 밥 값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나는 그런 영광을 누릴수 있는 몸은 아니고……
갖은 나물을 넣고 이렇게 비벼 먹으면 지금은 꿀맛이다.
보리밥은 9,000원인데 아들이 14,000원 하는 수유정식을 시켰다.
그런데 수육이 딱 여섯조각이다. 그러나 맛이 좋고 고기가 연하다.
청국장이 부글 부글 끓으면 비빈 밥에 청국장을 더 넣기도 하고
그냥 국처럼 먹기도 하는데 짜지 않아서 다 먹을수가 있다.
식후 디저트는 셀프, 왼쪽이 미숫가루 자동 제조기고
삶은감자와 곡물로 만든 과자가 있다.
감자가 작지만 맛있다.
이건 곡물 과자다. 달지 않고 담백하다.
아들은 미숫가루 한잔, 나는 감자 두개에 과자 조금을 먹었다.
식후라 많이 먹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후식을 안 주는 집 보다는
주는 집이 훨씬 좋거든. ㅋㅋ
보리밥 먹기 싫다고 투정했다가 매도 많이 맞았는데, 이제는 즐겨찾는
음식이 되어 버렸으니 세월도 변하고 나도 변했다.
김수남
2017년 7월 18일 at 12:49 오후
네,언니! 언니만큼은 아니지만 저희도 혼식을 장려할 때 초등학교 다니면서 보리밥 많이 먹었습니다.저희 세대만 해도 정말 많이 좋아진 때라서 싫증 날 정도까지는 전혀 아니었는데 보리밥의 추억도 세대마다 정말 다 다름을 보면 그 보리밥도 못드시던 때가 또 있었던 우리의 역사를 반추해봅니다.이렇게 골라서 좋은 것 찾아 먹는 시대에 살면서 지금 나라가 있기까지 성실하게 열심히 잘 살아 와 주신 어르신들이 참으로 감사하게 전해옵니다.
그 가운데 저희 부모님 역시도 계시고요.언니같은 어르신 분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나라가 더 튼튼하게 안정되게 성장 발전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멀리 와서 사니 나라 걱정이 되어 정말 기도하게되고 조국 뉴스도 관심있게 보게 됩니다.
언니가 사시는 날 동안 우리나라가 더욱 안전하고 안정된 날이 이어지길 기도합니다.
맛있는 음식 골고루 잘 드시며 더욱 건강하세요.
데레사
2017년 7월 18일 at 5:31 오후
고마워요.
이렇게 편한 세상을 살수 있게 만들어 준
지도자도 이제는 욕만 하는 나라가
되었위요.
안따까운 일이 한두가지가 이닙니다.
산고수장
2017년 7월 18일 at 1:34 오후
세월도변하고 나도 변한거지요.
가는세월 그 누가막으며 오는 늙음 막을수가 있으리요.
이렇게해서 세월은가고 한 세대씩 바꾸어지는 것이지요.
보리밥이 먹고싶고 피감자가 먹고싶고
일찍 익어서 떨어진 홍시맛이 입에 감돌며 갑니다.
건강한나날 되세요.
데레사
2017년 7월 18일 at 5:33 오후
흐르는 세월을 그 누가 막는단 말입니까?
한세상이 이렇게 흘러가네요.
고맙습니다.
초아
2017년 7월 18일 at 9:28 오후
보리밥을 싸왔는지 안 싸왔는지
도시락 검사도 하였는걸요. ㅎㅎ
그땐 왜 그리 꽁보리밥이 먹기 싫었던지..
저도 지금은 찾아다니며 먹는답니다.^^
데레사
2017년 7월 19일 at 1:37 오전
그때는 정부에서 혼분식을 장려하기 위해서
억지로 보리밥을 먹었던 얘기지만
우리때는 없어서 그랬던 겁니다.
나의 정원
2017년 7월 20일 at 4:16 오후
먹고 싶네요.
하긴 옛 어른들이 보면 이상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어요.^^
보리밥을 일부러 사 먹는다는 시절이 올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렇지만 사진을 보니 정말 먹고 싶네요.
데레사
2017년 7월 20일 at 5:15 오후
이 집은 아주 깨끗해서 손님이 않습니다.
체인점도 주인따라 다르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