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오래산사람들을가리켜올드타이머(Oldtimer)라고부릅니다.
나는올드타이머에속합니다.
올드타이머들은정서적으로그들끼리만통하는면이있습니다.
미국동포사회에도영화‘국제시장’이한바탕스치고지나갔습니다.
내가알고지내는사람들에게물어봤습니다.‘국제시장’을봤느냐고.
아무도봤다고하는사람이없습니다.
“빤한거뭐하러보느냐”“울려고영화관에가느냐”반응은제각각입니다.
“오히려‘명량’보다‘인터뷰’가더낳더라.”
올드타이머들의정서는한국인의정서를벗어나있음을알수있었습니다.
나는그나마한국에자주드나들다보니한국인의정서가그대로살아있다고볼수있습니다.
내경험에의하면십수년동안한국을잊고살다가처음한국에나갔더니모든게다생소했습니다.
사람이죽었다가다시살아나면이런게아닐까하는생각마저들었습니다.
나는‘명량과’‘국제시장’‘님아,그강을건너지마오’를다보았습니다.
사실이영화들은작품성으로본다면별볼일없다고할수있습니다.
그래도천만관객이드나들게된까닭은국민정서에호소하고있기때문입니다.
한국처럼단순한사회에서는국민의감수성을흔들어놓으면모두함께휩쓸리는경향이
있습니다.
붉은악마의탄생도그랬고수입소고기파동도그랬습니다.
앞으로는국민감정을동원해서돈벌이에나서는국내용영화보다는
‘서편제’나‘쉬리’같이명화같은영화를만들어야국제시장을노크할수있지않겠어요?
지난해여름친구와함께실버극장에처음가보았습니다.
‘티파니에서아침을’이란영화를보았습니다.관객은별로없었습니다.
친구와나란히앉아영화를보았는데나는그영화가너무좋아서영화에반했습니다.
예전에내가본영화인지아닌지기억할수는없으나지금처음보는영화처럼내게와닿았습니다.내가이영화를좋아한까닭은티화니라는보석상과뉴욕거리며그곳의문화를이해하고있기때문일것입니다.뿐만아니라자막을볼필요없이영화에서흘러나오는말을알아들을수있었던것도한몫했을겁니다.
나는재미있어영화에푹빠져있는데친구는지루해서코를골고자고있었습니다.
나는실버영화에반했습니다.
가을에도나혼자실버영화관을찾아갔습니다.
이번에는한국영화‘동심초’를상영하더군요.내가골라서보는영화가아니라그날상영하는영화를보기때문에나로서는선택의자유가없습니다.
별로마음이내키지는안았으나그냥들어가기로했습니다.
영화관은거의만원이었습니다.빈자리를찾아가는데안내원의불빛을따라가야만했습니다.
최은희,엄앵란,김진규,김승호모두눈에익은배우들입니다.한가지놀라운것은배우들이젊었다는
것입니다.엄앵란이발랄한대학생이니얼마나오래된영화이겠어요.
이영화역시전에본기억이없습니다.
처음보는영화인데오래된영화라고무시해서는안되는명화였습니다.
전쟁미망인의사랑과번뇌를그린영화인데갈등과갈등이겹치면서온통갈등으로역어져있습니다.
시나리오작가가누구인지는알수없으나정말잘쓴작품이라는생각에감탄이절로나더군요.
지금도이렇게심오한갈등을서로얼거매기란그리쉬운일이아닌데말입니다.
영화를보는한시간남짓한동안에관객들에게서별의별일이다벌어지더군요.
전화벨이울리면안내원이달려와전화는밖에나가받으라고알려줍니다.
그러나몇마디주고받는데구태여밖에까지나가야하느냐는식으로그냥받아버립니다.
소리나마작게받았으면좋으련만“뭐,안들려”큰소리가오고갑니다.
신발벗지말라고써붙여놓았지만신발벗고앉아있는노인들이눈에띕니다.
동행한옆사람과이야기를나눕니다.안내원이달려와조용히해달라고부탁하지만
잠시그때뿐,이야기는계속진행합니다.
나갔다들어왔다하는사람도있습니다.
영화가반쯤진행됐는데그제서들어와빈지리를쑤시고들어가는사람도있습니다.
대부분허름한옷을입었는데저마다냄새를풍깁니다.
흔히말하는노인냄새입니다.
1960년대2류나3류극장에서영화보던생각이나더군요.
지방에있는영화관들은다그랬었습니다.
옛날영화,옛날사람들하고보는데당연한일이지요.
실버극장영화며분위기는60년대그모습그대로인데사람만늙었더라구요.
못살던시절이었지만그때는그때나름대로알콩달콩재미있었습니다.
못살아도좋으니돌아갈수만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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