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사람이다.사람이복작댄다.어딜가나사람들로치어난다.
서울에서사람을빼놓으면볼게아무것도없다.
한예로명동거리에사람이하나도없다면,빈거리라면,이것은명동이아니다.
아무튼어디에도사람은넘쳐난다.
전철을탔다.노인석에는할머니들네명이마주보고앉아있다.그틈바구니에끼어있자니
할머니들이나누는이야기소리에귀가아플지경이다.
할머니들목소리는왜그리큰지.한할머니가문산에가서참기름과들기름을짜왔다는이야기이다.
26000원주고짜왔는데참기름이26병반이고,들기름이13병반이란다.
깨를말로가지고가서짰단다.누구누구에게나눠주고,시금치뭇치는데얼마를넣고,어디에좋고,
참기름한단어놓고네할머니가끝없이이어간다.
오랜만에실버극장엘갔다.노인들이사는집만쓸쓸한게아니라노인들이드나드는극장도쓸쓸하다.
서울은사람들로넘처나는데이곳만은그렇지않다.
그런데이게웬일인가!극장로비에젊은사람들이북적댄다.
깜짝놀라이젠젊은사람들도오나하는생각이들어서상황을살펴보았다.
이사람들말하는걸들어보니중국말이다.그렇다면중국관광객을실버극장에데리고왔다는말인가.
하도이상해서일하는젊은이에게자초지정을물어보았다.
중국관광객들을위해서’페인터’라는쇼를공연한다는것이다.
무대에서‘난타’처럼페인팅을난장판으로칠해대는공연인것이다.
말이필요없고,행동으로관객을웃기는일종에무언의코메디쇼인것이다.
아무튼중국관광객들에게는인기가있어서쇼가끝난다음에도가지못하고주인공들이
입었던검정셔츠를기념품으로사가지고줄을서서주인공들로부터옷에다가사인을받고있었다.
노인을위한극장도하나더늘어났다.그동안변한게많아져서표받는할아버지에게물어보았다.
전에는실버극장하나였는데옆에있는젊은이들극장이문을닫는바람에이번에는‘낭만극장’이라는
이름을붙여실버극장처럼노인들을상대로상영하게되었다는것이다.
낭만극장이생긴지4개월됐단다.
낭만극장에서는좀고급영화를돌리는지천원을더받는다.
영화가시작하기전에앉아서주변을둘러보았다.
나는이극장에드나들기에는너무젊었다는느낌이든다.
관객들이평균80대는넘은사람들같았다.거기에다가노인들은왜그리큰소리로이야기들을해대는지
무슨말들을하는지다들린다.
젊은이들처럼조용히있으면안되나?왜젊은이들이노인을기피하는지알것같았다.
영화<그랑블루>는1988년작으로잠수챔피온을다룬영화이다.
그리스의작은섬마을이등장한다.흰색칠을한집들과파란색둥근지붕을한교회와깨끗한섬마을이
인상적이다.영화를그렇게찍은것이아니라그곳은실제로그렇다.
주인공자크의어머니는미국여자로서섬이싫어서미국으로가버렸다.
자크는어린시절아버지와단둘이살다가아버지를잠수사고로잃는다.
바다와돌고래를친구나가족처럼여기면서외롭게성장한다.
그에게는유년시절유일한친구엔조가있다.그와잠수를경쟁적으로벌리면서자랐다.
후일엔조는잠수세계챔피온이된다.자크가도전하면서새로운기록을세우고챔피온타이틀을빼앗는다.
엔조의리턴매치도전은목숨을건위태로운도전이었다.
의사의만류에도인간의한계를넘어잠수하다가엔조는사고로죽고만다.
친구를잃은엔조는그날밤엔조를따라끝없는잠수를감행하면서그를따라가는것이다.
매우인상적인영화였다.
두번째로본영화는1978년에제작한<가을소나타>였다.
잉그리드버그만과리브울만이등장하는영화이다.
잉그리드버그만도많이늙었다.잉그리드버그만은두딸을둔엄마이면서피아니스트연주자인것이다.
연주활동을다니는동안집안살림은당연히등안시되는것이다.
유명한엄마밑에서자라는딸의갈등을그린영화이다.
엄마와딸사이에일어나는숙명적인갈등에겹쳐서유명인인엄마는늘해외로나돌고엄마의명예속에묻혀
빛을발하지못하는딸은불안한심리상태를격으면서성장한다.
성장한다음에도결코온전한인생을걷지못하는그래서엄마와의갈등은더욱심화되는심리적인
영화이다.
‘골다마이어’로분장한버그만
<가을소나타>는잉그리드버그만이1982년에사망했으니사망하기4년전에찍은영화이다.
말녀에버그만은암에걸려있었다.말기암환자였던버그만은이스라엘여자수상’골다마이어’의
배역을맡아달라는영화사의제의를받아들였던것이다.
영화를다찍고4달후에사망했다.67세였다.
잉그리드버그만이5개국어에능통하다는사실은다알려진바와같다.
그러나그녀가얼마나노력파인가는별로알려지지않았다.
거동할수있는기력을모두영화에받혔다는것은존경할만한사실이다.
인간이어떻게살아야하는가를몸소보여주고떠난아름다운영화인이었던것이다.
죽은다음에에미상은딸이사벨라가대신받았다.
http://blog.naver.com/sillhu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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