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을빠져나오는길가에는사주보는천막점집이즐비하게늘어서있다.
정부에서허가내준영업인것이다.
물론재미로보라는것이리라.
사주,궁합그리고’타로’라고했는데’타로’는무엇인지모르겠다.
처음들어보는말이다‘타로’
사주운세,애정운까지는이해가되는데‘연애운’이라니연애에도운이있나?
운이나쁘면고쳐주겠다는거야뭐야?
여자가싫다는데어떻게고쳐?알다가도모를일이다.
아무튼역술인들은역술인들대로하는방법이있을터이니서로좋으면되는것이다.
한가지특이한점을발견했는데궁합보는텐트가십여개나줄지어서있는데안에앉아있는
역술인들은모두여자들인데놀랐다.
내가들여다본안의인물중에한사람만빼놓고모두여자역술인이었던것이다.
여자들이점을더잘치나?하는생각도들었다.
종로삼가뒷골목으로들어서려는데갑자기비가쏘다진다.한두방울이아니라막쏘다지는빗줄기이다.뒷골목에는보쌈집이며생선구이집,설렁탕집들이줄지어있는골목이다.
어느설렁탕집에길게나온추녀‘챙’밑에서서비를피하고있었다.
비는그칠줄모르고퍼붓는다.설렁탕집아주머니는내앞으로왔다갔다하면서식당일을하는데
내가서있으니거추장스러워하는것같다.
그래도어쩌랴비는오고비맞으면서갈수는없지않은가.
한참을서있다가더이상서있기도민망하고해서설렁탕집안으로들어갔다.
사실설렁탕은내가선호하는음식은아니다.밖에서있기가미안해서할수없이설렁탕이라도
팔아주어야겠다싶어서들어선것이다.
자리는다차있다.앉을자리가없는것이다.아주머니가합석을시켜주면어떠냐고묻는다.
나는그러라고했다.
두리번거리던아주머니는온돌밥상에혼자앉아있는청년에게가서나지막하게뭐라고하는것으로
보아합삭해도되겠느냐고묻는것이분명했다.
야구모자를쓰고앉아서설렁탕을기다리고있던젊은사람이힐끗날쳐다보더니아주머니더러
싫다고답한모양이다.아주머니야손님이싫다니별도리가없는것이다.
나는왠지모르게가슴이찔끔한다.내가늙어서그러나하는생각이머리를스친다.
늙은이의자격지심이이런것이다.
만일에서있는사람이젊은여자였다면그래도“노”했겠는가하는생각도든다.
아무튼거절당하고나니기분이상해서더이상그집에서있기도싫다.
밖으로나왔다.마침빗줄기가잦아들어있기에골목을걸어갔다.
생선구이냄새가요동친다.기웃거리다가구이집으로들어갔다.
음식점에들어설때마다혼자다니는사람의비애를느낀다.
주인이혼자냐고묻고는어디에앉히나두리번거리는것이다.
주인은여러명이한꺼번에왔으면오죽좋겠나하는바람이역력하다.
혼자다니는사람은늘주눅이들기마련이다.
넓은자리를피해주인이일하는자리옆에비집고앉으면어떻겠느냐고물었다.
주인은그럴필요없다면서넓은테이블에앉으라고한다.
고등어는내가좋아하는생선이다.
좀잘아서그렇지맛은있었다.콩밥에된장찌개까지내주니밥맛이좋아서밥이모자라는것같았다.
그렇다고더달랄수도없다.
옛날조선사람들에비해서현대인들은밥그릇이작고,식사량이적어서쌀소비가안되고있다는
사실을알기나하는지.
한국인들이먹는식으로따라먹다가는늘배가고프다.
나만그런게아니라외국에서온사람들은다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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