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에있는사립고등학교헤드로이스스쿨에들렸다가기가질려서나왔다.
교실마다최신형애플컴퓨터십여대씩설치되어있는것이다.
가격으로치면상상하기도어렵다.
학부형들로부터기부받은돈으로장만하였으리라.
미국인들은애플을사랑한다.
미국인들이들고다니는폰은거의다가애플에서나오는아이폰이다.
가격을비교해보면삼성갤럭시s6가$300-$380인데비해서애플아이폰6s는$750이다.
나는스마트폰만해도감지덕지한데미국인들은비싼아이폰을선호하는것이다.
그렇다고미국인들이돈을잘벌어서아이폰을소유하겠다는것도아니다.
애국심에서아이폰을선호한다고는더더욱아니다.
나는가까운미국인에게물어보았다.스마트폰이기능도뒤지지않는데구태여돈많이주고
아이폰을사는까닭은무엇인가?
대답하기곤란하다는표정을지으며고개를갸우뚱하면서“그게스마트폰은아이폰을카피한게
아니냐?하면서꼭그런것은아니지만거의그렇다고할수있지.”
할말이없다.한국인들이들으면화가나겠지만미국인들의인식이그런걸어찌하랴.
그리고아이폰이최첨단신기술을보유하고있어서더좋다는인식이골수에박혀있기때문이기도하고
실제로그런지도모른다.
미국문화중에하나는흉내내는걸싫어하는것이다.
유치원아동들에게그림을그리라고해놓고보고있으면각자지맘대로그린다.
옆에아이것을보고아이디어를얻어서비슷하게그리면아이들이‘copycat’이라고놀려댄다.
어려서부터남의것을흉내내는것은있을수없는일이라는것을배운다.
지난일요일샌프란시스코재팬타운에있는일본사찰에서아이들행사가있어서참석했다.
물론일본인교포들이모이는행사였다.행사가시작되기전에곱게차려입은아이들을부모들이
사진찍느라고야단법석이났다.
일본인들이들고있는휴대폰들은하나같이애플아이폰이었다.
삼성갤럭시가있나해서유심히살펴보았으나아무도갤럭시를들고있는일본인은없었다.
아이폰은미제상품이다.일본인들은미제상품은좋아하면서왜한국상품은안좋아하는가?
이문제는거꾸로생각하면이해에도움이될것이다.
나는한국상품을좋아한다.일제상품은더좋아한다.그러나중국상품은안좋아한다.
이말을일본인들에게적용하면일본인들은일제상품을좋아한다.미국상품은더좋아한다.
그러나한국상품은안좋아한다가되는것이다.
삼성갤럭시가일본시장에서10년을고전하다가결국에는삼성이란로고를지워버리고로고없는
갤럭시로판매를시작했다는뉴스를들었다.한국인으로서매우슬픈이야기이다.
아들이일본여자와결혼했다.처음신혼살림에아내가한국산쿠쿠밥솥을사줬다.
우리부부도국산밥솥이없던시절에는코끼리표일제밥솥을써오다가국산밥솥도괜찮기에지금은
국산밥솥만사용한다.
공교롭게도신혼집에사서준쿠쿠밥솥이일년밖에안됐는데고장이났다.
며느리가어찌하나두고봤더니일제밥솥으로바꿔치웠다.
그렇다고뭐라고말할수도없다.
그러고보니우리가일제밥솥을사용하던그긴세월동안고장났었던기억이없다.
지금도쓰지를않아서그렇지일잘하는골동품일제밥솥은그대로있다.
식구가줄어들다보니아내는작은밥솥을하나샀다.당연히쿠쿠밥솥이다.사서쓰는지일년도안됐다.
버튼을눌러도뚜껑이잘열리지않는다.두번세번눌러야그제서말을듣는다.
서울오피스텔에도쿠쿠밥솥이있다.
산지일년좀넘었는데밥솥에고정되어있는전자시계가20분은앞서간다.
점점빨리가는것이다.어떻게바로잡아야하는지방법을몰라혼자서앞서가는시계를그냥보고만있다.
별것아닌것같은잡다한고장들이최고의상품이되기위한고개를넘지못하고깔딱대고있는것을
볼때안타까운마음이든다.
일본도그랬다.처음일제TV가미국에상륙했던1970년대에는고장이잦았다.
TV가자주꺼져대서옆구리를탁치면다시작동하기일수였다.
오죽하면코미디언이TV에출연해서“일제TV는볼기짝을한대때리면그제서야말을듣는다.”고
웃기는소리를했겠는가.
일제자동차도그랬다.툭하면고장이나고길거리에세워둬야하는시절도있었다.
그러나40년이지난지금은다르다.일본상품은세계에서알아주는일류기술이라는것을인정받고있다.
우리의기술은아직젊다.조금더기다려야한다.조금더성숙해지려면시간도걸리겠지만
거기에걸맞는노력도게을리해서는안될것이다.
깊어가는가을한국의기술수준이가을만큼다무르익었다고생각한다면오산이다.
아직도가야할길이멀었다는것을알리기위한노파심에서한번해보는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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