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1월 10일, 2016년도 제15회 바지 안 입고 전철타기 행사가
샌프란시스코 전철에서 열렸다.
60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흥미 있는 것은 노 팬츠에 알록달록 양말 그리고 얼굴을 꼿꼿이 들고 평상시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행사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15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금년에는 충족요건이 생겨났다.
일요일 1월 10일, 오후 2시에 모여 전철을 타고 베이를 건널 것.
두 곳이 있는데 자유로 선택할 것. 동쪽은 버클리 역에서 서쪽은 데일리시 역에서.
오후 3시 30분경에 파티가 열린다.
1) 바지를 벗고 전철을 탈것.
2) 얼굴을 꼿꼿이 들고 갈 것.
백팩과 크리퍼 카드를 가지고 올 것.
바지는 벗었지만 겨울옷을 챙겨 올 것.
미팅은 이렇게 이뤄졌다.
이미 결성된 소구룹이 오후 2시에 만난다. 일찍 와도 상관없다.
만일에 구룹을 놓치면 조용히 혼자 가서 3시에 합세하면 된다.
각기 다른 전철역에서 자신이 속한 소구룹을 만나면 다 같이 전철을 탄다.
전철을 타거든 말 하지 말 것, 모두들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전철문이 닫치는 대로 서 있는 상태에서 바지를 벗을 것. 그리고 준비해 간 백팩에 넣을 것.
승객이 왜 바지를 벗느냐고 묻거든 “입고 있으면 불편하다”고 말할 것.
내리기로 정해진 역에 닿으면 전철에서 하차한 다음 벗은 채로 프랫폼에 서서 있을 것.
다음 전철이 올 때까지 서서 있을 것. 그리고 다음 전철에 탈것.
전철에 타면 평상시처럼 행동할 것. 서로 말하지 말 것. 바지를 같이 벗었지만
다들 모르는 사람들 이니까. 만일 질문이 있거든 동료에게
“바지 입는 걸 잊었다”고 말하라. 그리고 “조금 춥네요”라고 말하라.
부드럽고 친절하게 정상적으로.
동료는 공교롭게도 나도 바지 입는 걸 잊었다고 주장하라.
얼굴을 정면으로 찍는 것은 삼가자. 경험은 즐기되 사진 기록에는 저항하라.
디지털 사진은 행사가 끝난 다음이 찍어라.
2011년도 ‘바지벗고 전철타기 날’ 행사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질 때는 조금 달랐다.
’No Pants Day’는 2001년 뉴욕의 ‘Improv Everywhere’단체가 주관하는 행위예술의
하나로서 일년에 한번씩 행해지는데 금년이 10번째 행사이다.
물론 뉴욕 지하철이 ‘바지 벗고 전철타기’의 본 고장이지만 지금은 전 세계로 퍼저 나가
44개 도시에서 같은날 같은 행위가 벌어젔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2011년 1월 9일, 일요일 오후 2시가 되자 약속된 장소인 ‘엠바카데로’
전철역으로 참가자들이 아예 바지를 벗고 모여들었다.
카스트로 밸리에 사는 ‘루크 재콥슨’학생은 추운 날씨에도 바지를 벗고 전철을 기다리면서
어색하면서도 정상적인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바람에 궁둥이가 시린것은 어쩔수 없다”라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 ‘카티나 그라드럴’씨는 “내 고향 비츠버그에는 눈이 30cm나 쌓여있어서
엄두도 못내는데
캘리포니아에서는 벗고 나설수 있다는게 얼마나 새로운 활력소인가,” 하면서 기뻐한다.
버클리에서 전철를 탄 여자는 오르자 마지 자발적으로 바지를 벗어 빽에 넣고 바지 벗은
사람들과 합류하여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오늘 바위등반하러 갈 계흭이었으나 생각을 바꿨다. 혼자서 행동하면 어색하겠으나
모두가 함께 보여주면 이것은 사회적 타부(Taboo)를 깨기 위한 혁명이다.”라고 말한다.
바지 벗은 사람들을 바라 보면서 어떤 승객들은 의아 해 하고, 어떤 승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갑자기 벌어지는 예술행위에 수많은 승객들은 불편함 속에서도 진실을 배워야만 했다.
‘행위예술’을 실행하는 사람들은 바지만 벗었을 뿐 모든 행동은 자연스럽게 하던것을
그대로 하는 깜짝쇼인 것이다.
책을 읽던 사람은 계속해서 책을 읽을 뿐이고, 전화를 걸던 사람은 그냥 전화를
걸고 있는 것이다. 아무일도 아니라는 표정으로…
이태리에서 온 관광객 ‘마가리타 맨후레디니’씨는 헤게 망칙한 행동을 보면서 흥분다.
“미국에서는 지성을 망각한 일이 벌어 지는 군요. 하지만 매우 놀랄만한 행위예술임은
이해할수 있어요.”
멕시코시에서 온 제씨 곤잘레스씨는 “재미있군요.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움이 나를
놀래키드시 바지 벗은 여자들이 나를 놀래키는 군요. 무척 좋아요.”
누구나 다 이 장난스러운 유모(Humor)에 감사 해 하는 것은 아니다.
신사복으로 차려입고 샌프란시스코 교회에 가고있던 중년 신사는 “이거 창피하고
혐오스러운 행위이군요.” 하면서 고개를 흔든다.
전철안에서 바지를 벗는 약간 바보스러운 행위는 결국 대중들로부터 주목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핑계 같이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