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수제비 집’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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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끝내고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잠실 전철역 로비에서다.
로비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중앙에 나무의자가 여러 개나 있어서 사람들이 줄줄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 봤더니 말끔해 졌다. 롯데 월드호텔 문도 열고 했으니 잘 정비해 놓은 것 같다.
부자구청에서 돈 꽤나 쓴 모양이다. 아무튼 보기에도 좋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업그레이드 되어 있다. 자리를 정비했는데 사람들까지 격상 되어보이다니 인간이 보는 눈이란 참으로 간사하다.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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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밀가루음식을 좋아하니까  어제저녁에 생생정보에서 보았던 수제비 집을 떠 올렸다.
강남역 12번 출구로 나가서까지는 기억하겠는데 그 다음은 모르겠다.
무작정 가서 걸어보니 거긴 다 먹는 집들뿐이다. 젊은이에게 물었더니 금세 알려 준다.
수제비 집이 유명하긴 유명한 모양이다.
그 앞에까지 가서도 눈에 금방 안 띄는 이유는 지하에 작은 수제비 집이었기 때문이었다.
좁은 층계를 내려갔더니 문이 두 개다. 하나는 백반집이요 다른 하나는 수제비 집이다.
나는 같은 집인 줄 알았다. 물어 봤더니 서로 다른 영업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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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장소는 작았으나 수제비 집 분위기로는 맛은 잘 내게 생겼다.
수제비는 생생정보에서 알려준 대로 맛있게 만들었다. 수제비가 뭐 별거더냐. 맨 날 집에서 끓여먹던 음식이니 웬만한 여자들은 이만한 맛은 내고도 남을 것이다.
안 해서 그렇지 나도 수제비는 곧잘 끓인다. 우리 딸 어렸을 때는 내가 수제비를 끓여줬었다.
딸아이는 언제 수제비 먹느냐고 내게 칭얼댈 정도였으니.
하기야 내 딸은 내가 끓인 수제비만 먹어봤으니 내 맛이 전부인줄 알고 있던 시절이다.
지금은 다니면서 여러 맛을 보아 왔으니 나는 더 이상 수제비를 끓여줘서는 안 된다.
지금에 와서 다시 끓여준다면 실력이 탄로 나고 말 것이니 말이다.
강남역 지하 점에서 먹으면서 아주머니는 어제 생생정보에 나갔더니 전화가 와 싸서 길 가르쳐주느라고 애 먹고 있단다. 아닌 게 아니라 잠시 사이에도 두 번이나 걸려 왔고 내가 나올 때도 주차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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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수제비 집을 찾으면서 의문이 생겼다.
‘The 수제비‘라는 상명이 특이하다.
로고를 보면 수제비뚝배기에 국자가 꽂혀있고 그 밑에 둥글납작한 원형 속에 ‘삼청골 명가‘라고 써 놓았다. 이 로고 역시 남이 흉내 내서는 안 될 자기만의 로고인 것이다.
그러나 ‘더 수제비 집’하면 강남역에 있고, 논현동에도 있다. 심지어 남양주에도 더수제비가 있다. 남양주 더수제비는 로고가 조금 다르지만 뚝배기에 국자가 있고 김이 무럭무럭나게 해 놓았을 뿐 ‘삼청골 명가‘도 들어 있다.
나는 후렌차이스인 줄로 알았다. 아주머니에게 물어 봤더니 그렇지 않단다.
논현동 점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경쟁상대인 것이다.
더군다나 남양주 점은 말해서 무엇 하랴.
그러면 어떻게 이름과 로고가 같은가?
아주머니 말로는 전에 하던 사람이 돈만 걷어가고 해 주는 것도 없어서 걷어찼단다.
짐작하건데 시작은 후렌차이스로 시작했는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삼청골은 어디서 따온 이름이냐. 이것 역시 불분명하다. 모르긴 해도 삼청동의 옛이름이 삼청골일 것이다. 남산골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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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 리필이라고 생생정보에서 그랬다마는 막상 리필을 시켜 먹는 사람은 못 봤다.
그 이유는 수제비 양이 조금 많은 게 첫째 이유이고, 둘째는 그 좁은 음식점에 사람은 많은데 거기서 얌치 좋게 더 달라고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다.
나는 아주머니가 남는거라며 다 퍼 줘서 더 먹기는 했다만,
총평을 하자면 일부러 수제비 먹으러 멀리서 찾아갈 것까지는 아니더라고 말하고 싶다.

1 Comment

  1. 睿元예원

    2016년 2월 22일 at 11:07 오전

    삼청동에서 유명한 수제비집이 생각나네요.
    아무래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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