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6일 호수 가 반으로 줄어있고, 3월15일 만수가 된 호수
캘리포니아 산야에 그렇게도 바라던 비가 왔습니다.
지난 주말 며칠 동안 비다운 비가 내렸습니다.
밤에 자다가 비 쏟아지는 소리에 놀라 깨어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원래 캘리포니아는 겨울이 우기가 돼서 매일 비가 주룩주룩 와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비가 없었어요. 가뭄으로 호수의 물이 반 토막이 났습니다.
물 부족으로 모두들 난리가 났었습니다. 잔디에 물도 못 주고 집집마다 물 소비량을 초과하면
과태료가 붙을 정도로 물 부족이 극심했습니다.
엘니뇨 때문에 비가 안 온다고 했습니다.
요세미티 공원 산에는 나무가 다 말라 죽고, 호수의 물은 바닥이 났습니다.
기상청에서는 지난겨울에 비가 많이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것도 엘니뇨 현상인데 홍수가 날 것이니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너무나 가뭄이 오래 계속 됐었기 때문에 홍수라도 났으면 했습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겁니다.
미친년 오줌 싸듯 찔끔찔끔 오고 마는 겁니다.
겨울이 다 지나도록 바라던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기는 다 지나가는 구나했습니다. 모두들 포기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며칠 동안 비가 내렸습니다.
밤낮으로 주룩주룩 내렸어요. 하루 밤에는 무섭게 쏟아지기도 했구요.
그래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너무나 물 부족이 심각했었기 때문에 아직도 멀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오늘 오후에 운동하러 호숫가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물이 꽉 찬 거예요. 호수 목까지 차 있었습니다.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걷는 내내 흙이 다 젖어있었고, 산사태로 흙이 밀려나왔고, 버섯이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그동안 TV 뉴스를 등한시해서 귀담아 듣지를 않았더니 세상이 변한 겁니다.
다시 정신 차리고 살펴봤어요.
닷새간 이어진 엘니뇨 폭우로 샌프란시스코지역 일대에 피해가 잇따랐다더군요.러시안 리버와 새크라멘토 리버 지역 시내와 하천이 범람했고 모라가 지역은 산사태로,
싱크홀로 개스라인이 파열돼 45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고 하데요.한편 이번 폭우로 가주 저수지들의 저장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기쁜 뉴스입니다.
가주 최대 저수지인 샤스타 호수가 100% 채워졌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4년 동안 지속한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네요.샤스타 호수는 가주 내 최대 저수지로 센트럴 밸리 농장지대와 베이지역 도시에서부터
베이커스필드까지 물을 공급하는 핵심 수자원입니다.관계당국에 따르면 샤스타 호수는 지난 주말까지 내린 비로 인해 13일까지 수십 억 갤런의 물이 흘러 모이면서 역대 평균치의 1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말까지 내린 비로 북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 대부분은 역대 평균치의 100%에 육박하는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이런 가운데 주 전역에 발효 중인 물 사용 규제 조치가 이번 여름부터 해제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주 수자원규제위원회는 4월 중순 회의를 통해 규제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아무튼 급한 불을 꺼졌고 이제 다시 정리할 일들만 남았습니다.
엘니뇨다 뭐다 해도 기다리고 나면 결국에는 살게끔 만들어 주시는 조물주에게 감사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