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잠이 부족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기억력 관련 문제들이 수면장애와 관계가 있음은 뇌과학에선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수면장애가 매우 흔하다는 점에서 치매도
수면장애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 이유에 대해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가 수면 조절에
관여하는 뇌 부위에 문제가 발생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으로
단순하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2009년 이후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과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등의 연구진은 수면장애 자체가 알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잇따라 발견했다. 요약하자면 수면을 박탈당한 생쥐 뇌에서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끈적끈적한 물체인 아밀로이드 단백질들이 더 빨리 형성되는 점
등을 확인한 것이다. 이어 2013년 오리건건강과학대학(OHSU) 제프리 아일리프 교수팀은
수면부족이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 형성을 가속하는 이유를 동물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선 치매 유발 아밀로이드를 비롯한 독성
물질들에 대한 일종의 ‘청소과정’이 일어나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이 물질들이 쌓여 뇌를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잠은 마치 뇌를 위해 쓰레기통을 비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아일리프 교수팀은 최근 단순한 수면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깊은 잠이 이런 청소기능 활성화에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의 연구결과는 생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인간에게도
같은 작용을 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인체 대상 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인간 대상 실험 결과에서도 유사한 증거가 나오면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건강상의 위험들이 충분히 깊은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론을 더 강력하게 뒷받침해주고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할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알츠하이머병은 미국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미국인은 통계적으로 70세 이상이 되면
50% 이상이 기억 감퇴에 빠지는데 다시 이들 중의 반 이상이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 되어 기억 감퇴를 겪는다고 한다.알츠하이머란 병명은 1907년 이 병을 처음으로 기술한 독일 의사
알츠하이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이 병의 증세는 처음에 가볍게 시작된다.
심각하지 않은 건망증이나 기억력 상실이 그 대표적인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치매로 악화된다.
이 단계가 되면 간단한 계산을 못하거나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적
판단도 내리지 못하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전혀 하지 못한다.
최근 치매예방에 대한 좋은 뉴스가 나왔다.
기억 상실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발견되었다는 ‘뉴스위크’ 잡지에
실린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다.
캘리포니아 주립대(UCSF)의 신경과학자 솔 빌레다(Saul Villeda)
교수는 베타-2-마이크로 글로불린(Beta-2-microglobulin: B2M)
단백질이 쥐의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그 결과는 과학자들이 뇌의 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길로 이어지고 있다. 고령자의 뇌척수액에서 다량으로 발견되는 B2M 단백질은
기억상실과 치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빌레다 교수는 B2M 단백질을 인지력 감퇴의 주된 요인으로 초점을
맞췄다. B2M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질병과 싸우는 면역에 나쁘게
작용한다. 또, 인지장애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높은 수치를 보인다.
B2M 단백질이 뇌의 노화에서 주된 요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되면서 빌레다 교수팀은 그 단백질이 실험쥐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들은 최신 연구에서 B2M 단백질을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어린 쥐를 이용했다.
모든 실험쥐는 물에 잠긴 발판을 찾고 전기가 흐르는 바닥을 피하는
요령을 터득하는 훈련을 똑같이 받았다. 그 다음 한 그룹의 쥐에게 B2M 단백질을 주사한 뒤 대조군의
실험쥐와 테스트 반응을 비교했다.
그 쥐들은 같은 테스트를 했을 때 대조군에 비해 실수를 더 많이 했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속도도 더 느렸다. B2M 단백질이 기억력과 뇌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는 인간의 뇌가 어떻게 노화하는지, 어떤 요인이 인지력과
기억력 장애를 일으키는지 의학적으로 이해하는데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빌레라 교수팀이 그 다음 단계로
B2M 단백질의 효과를 차단할 수 있는 약이나 항체를 찾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네소타주의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은
B2M 단백질 증가가 만성 염증, 간질환, 암 등과 관련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만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정말로 좋은 약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