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유엔보고서보다 심각
지구 온난화로 남극빙하가 급속히 녹아내리고 있다.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 속도가 기존 예측보다 훨씬 빨라
당장 이번 세기 말에 저지대 해안도시가 침수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대의 로버트 드콘토,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데이비브 폴라드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를 지금처럼 방치해 남극 빙하가
급속히 녹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2100년까지
해수면이 2m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부산에 있는 해수욕장, 주요 항만,
산업공단이 침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수치는 유엔 산하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최신 전망치 1m보다 두 배 정도나 높은 것이다.
유엔 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설립한 IPCC가
내놓는 전망치는 기후변화 총회 때 협상 준거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과학자들은 새로 나온 전망치가 그간
IPCC가 놓친 부분들을 보완했다며 대체로 신뢰를 보냈다.
드콘토와 폴라드는 IPCC를 포함한 다른 연구 주체들이 종전에
다루지 않은 거대한 대륙 빙하와 빙벽까지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
따뜻한 공기, 덜 차가운 해수, 중력의 역할을 조합해 거대한
빙벽이 무너지고 대륙 빙하가 침식되듯 녹아 사라지는 과정을
컴퓨터로 계산해 전망치에 반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논문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온건하게 통제될 때
해수면은 26∼49㎝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해 12월 채택된 새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각국이 서약대로 탄소배출을 감축할 때는 8∼31㎝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 온난화가 통제되지 않은 채 전망대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저지대 해안도시 상당수가 침수되는 등 환경에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드콘토는 AP통신에 “이번에 산출된 수치는 우주에서 지구의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을 정도”라며 “누가 폭풍해일에 영향을
더 받을지 논하는 미약한 변화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디언 인터뷰에서도 “많은 저지대 도시들이 재앙을 당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드콘토는 이번 전망치가 세계 평균일 뿐이라며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개별 지역에서 받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악영향, 특히 해수면 상승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남극을 거대한 변수로 주시해 왔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남극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급속도로 녹아 놀라움과 우려를 자아냈다.
한편 논문은 지구 온난화 추세가 지금처럼 지속되면 2500년에는
남극 빙하가 녹는 것만으로 해수면이 15m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의 역사가 400년인데 논문에서
최악으로 가정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다가올 400년을
견뎌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NYT는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홍콩,
호주 시드니 등의 해안도시들이 장기적으로 뉴욕처럼 위험할 수
있다고 했고, 가디언도 뉴욕, 인도 뭄바이, 중국 광저우 등이
해수면 상승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