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독감 사망원인은 면역반응 손상 때문

009

아침에 일산 병원에 갔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미국에서는 주로 봉사자들이 거들고 주사만 간호사가
놓는 데 비해서 이곳에서는 번호표 받는 데서부터 모두 병원 여종업원들이 한다.
미국하고 유사하게 진행되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미국에는 드라이빙 뜨루라고
해서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창을 통해 팔만 내밀면 주사를 놔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뿐이다.
원래 게으르고 차에서 내리기 싫어하는 미국인들을 위한 고육지책이다.
한편 빨리 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드라이빙 뜨루 시스템이 딱 어울릴 것도
같다.

예일대학 연구진은 과학 잡지 사이언스 온라인 판에 노인 독감에 관한
연구 결과를 실었는데 바이러스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노인 사망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년 전 세계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90%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노인들이 독감으로 사망하는 주원인은 독감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면역반응 손상이라는 연구 결과이다.
이는 독감에 가장 취약한 노인 환자 치료 전략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노인들이 왜 독감에 더 취약한지를 알기 위해 젊은 사람과
노인의 몸에서 각각 추출한 면역세포에 독감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관찰했다.
그 결과 인터페론이라고 흔히 알려진 핵심 항바이러스 단백질의 분비가
노인의 세포에선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 연구를 보면 노인 독감 예방에는 예방주사보다는 면역력 강화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니까 예방주사라도 맞고 보는 거다.
노인이 되면 소화력이든 시력이든 면역력이든 ‘력’자 들어가는 건 모두 저하되는
게 당연한 이치이다.
이것을 이겨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게 과학이고 우리는 과학을 응원하는 편에
서 있다.
매년 맞는 예방 주사여서 맞기는 맞는다마는 한편 의심이 가기도 한다.
작년에도 주사를 맞았는데 감기에 걸려서 고생했다.
독감이 아니고 그냥 감기여서 예방주사와는 무관하다고 했지만 한 달씩이나
고생을 시키고 나서 그렇다고 하니 독감이나 감기나 그게 그거지 뭔가.
갈 때 되면 가야지 더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꼴은 보기에 안 좋다.
그러면서도 예방주사를 맞는 내 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