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갔던 길 오늘 또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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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산호수가 천연호수인줄로만 알았다.
아니면 적어도 못(池)이 존재했던 곳을 늙혔겠지 했다.
그러나 거대한 호수가 인공호수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렇다면 물이 어디서 흘러 들어와 어디로 흘러 나간단말인가?
고여 있는 물은 썩기 마련인데 한 바퀴 돌아봐도 입구, 출구가 없다.
호수의 근원지가 청평지(淸平池)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일산호수에서 뚝 떨어진 남쪽에 청평지가 있다.
걸을 때 마다 수없이 보아왔건만 이곳이 무엇 하는 곳인지 몰랐다.
나는 오늘에서야 청평지가 왜 이곳에 있는지 알게 되었다.
한강 잠실 수중보 상류에서 취수된 3급수를 호수에 공급하기 위해 담아놓은
연못이다.
좀 떨어진 곳에서는 호수의 물을 끌어다가 수질정화를 해서 다시 공급한다.
두 개의 시설이 같이 있어서 호수에 물을 공급하니 이곳이 일산호수의 발원지인
것이다.
호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끝없이 청평지를 돌려 대야한다.
강제로 행하는 것이 마치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여서 자연호수인줄로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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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호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청평지를 끝없이 돌려대야 한다.
당신이 아파트에서 살기 위해서는 끝없이 일을 해 대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서양을 닮아가고 있다.
서양을 더 가깝게 닮아가는 것이 선진화인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옷도, 아파트도, 제도도 심지어 예술도 서양을 위대한 스승처럼 여긴다.
한강의 ‘채식주의 자’가 서양에서 상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수 만권씩 팔려나간다.
‘채식주의 자’는 상 받기 전에도 있었다.
서양의 철학은 神을 찾는 철학이고, 인도의 철학은 心을 찾는 철학이고,
동양의 철학은 道를 찾는 철학이라고 했다. 도를 찾는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라 했다.
도는 자연이고 자연은 만물의 근본 이치다.
서양은 자연을 정복하려드는데 비해서 동양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서양을 닮아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고 인생을 즐기는 것이 마치 옳은 길처럼 보인다.
자연을 허무는 것이 곧 개발이고 개발만이 살 길이라고 주술 걸어 왔다.
도는 인위적으로 유위(有爲:해내다)하지 않고 무위(無爲:해하지 않는다)하다.
무위라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강제로 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바뀌어 감을 말한다.
어제 갔던 길 오늘 또 걷는다. 운동 길로 늘 같은 길을 걷는 것이 마치 인생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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