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맨날 스마트폰 하잖아! 왜 나한테만 그래!”
한인 가정 내에서 흔히 벌어지는 부모와 자식간의 휴대전화를 둘러싼 갈등.
그 가운데서 가장 많이 들리는 대사다.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는 것 같아서 불만인 부모와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자녀들은 매일 다투게 된다. 한인사회에서도 흔히 있는 이런 풍경의
원인을 밝혀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비영리단체인 커먼 센스 미디어의 연구에 따르면 12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 중 절반은 자신들의 스마트폰에 중독된 상태다.
13세에서 18세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이용은 9시간에 달했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어도 1시간에 한 번은 소셜미디어를 확인해야하며 메시지를 받을 경우 바로
답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것이 중독의 대표적 증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중독이 청소년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 조사에 참여한 부모 중
59%가 자신의 10대 자녀가 스마트폰에 중독됐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자기 자신이 스마트폰에 중독됐다고 답한 사람도 27%나 되었다.
매시간 이메일을 체크한다고 말한 부모들은 69%, 메시지에 바로 답장을
보낸다고 답한 부모들은 49%에 달했다. 부모와 자녀들 모두 중독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커먼 센스 미디어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스마트폰 중독이 청소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현대인 문제임을 보여준다”며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이
걱정된다면 부모부터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중독은 젊은 엄마와 자식들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모두가 중독에 빠졌다고 볼 수도 있다.
하다못해 집에 있는 노인 아내까지도 어딜 가나 폰을 들고 다닌다.
대화를 나누려면 아내의 전화벨이 울린다.
광고일망정 울려대 싸서 우리들의 대화는 끊기고 만다.
몇 마디 하다말고 끊기기를 연거푸 하다보면 짜증이 나서 그만 두게 된다.
전화 받다가 대화하다가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하려드는 작금의 세태가
머리를 굴리는 속도가 분도 아닌 초단위로 돌려대는 인생 같아서 보기에 흉하다.
스마트폰은 과연 문명의 이기(利器) 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