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답답한 병중에 하나가 의처증이라는 병이다.
의처증에 걸리면 의심은 의심을 낳는 증세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설명을 해 주면 설명에 대한 의심, 증명을 해 보여주면 증명에 대한 의심,
의심은 한도 끝도 없다.
박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시점에 엉뚱하게도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은
참으로 황당한 뉴스이다. 처음에는 나도 믿었다. 속아 넘어가서 믿었다.
의혹을 누가 퍼트리기 시작했는지 그 출처도 분명하지 않다.
수년이 지난 지금가지 의혹으로만 남아 있고 야당은 계속해서 우려먹고 있는 실정이다.
너무 오래 동안 의혹으로만 남아 있다 보니 이제는 가짜의혹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청문회에 출석한 의사 여러 명이 모두 시술해 준 적이 없다고 했다.
간호사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 의혹이 풀렸느냐?
이번에는 다른 누군가가 했을 것이라고 의혹은 여전히, 오히려 부풀어만 간다.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어떤 근거가 있어서 말하는 것도 아니고
신문에서 봤다. 어디서 들었다. 하는 식으로 주먹구구식이다.
의혹만 제기하지 말고 근거를 대 줬으면 한다. 근거도 없이 앵무새처럼
지껄여대는 것은 결국 가짜 의혹이란 의문을 들게 할 뿐이다.
마크 투인(Mark Twain)이 이런 말을 했다.
“진실이 신발을 신고 있는 동안, 거짓은 지구를 한 바퀴 돈다.“
대통령 얼굴에 피멍자국이 있다고 보도하는 화면을 보았지만
나는 수긍이 가지 않는다. 사진을 찍다보면 명암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흐릿해서 그것이 멍 자국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사진을 보여주면서
주사바늘 자국이 있다고 지적하는 것을 보고 저건 쇼맨쉽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물도 아닌 사진을 보고 주사구멍을 찾아낼 정도의 현미경 같은 눈을
가진 의원이 과연 의원 자격이 있는 여자인지 의심스럽다.
지난 미국 대선 때처럼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돌아다닌 예도 드물다.
추정은 할 수 있지만 누가 이런 가짜뉴스를 만드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흑색선전을 통해 정적에게 흠을 내 무너뜨리거나, 정책의 방향을 틀기 위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를 깎아내린 가짜뉴스는 지난해 국가부도 위기를 맞았던 그리스가
구제금융 협상 테이블에서 시종일관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던 독일을 공격하기 위해
유포한 것이었고,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가짜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진영의 선거
운동이었다는 분석이다.
역사적으로 정치꾼들의 모사는 적과 동지가 따로 없고 의리도 없다.
생명을 거는 것도 부족해서 나라의 운명까지도 아랑곳하지 않는 매몰찬 흙탕물
싸움이다.
특검도 있고 헌재도 있는데 구태여 한 소리 또 하고, 의혹에 의혹을 되풀이하며
목청을 세우는 것은 정치적 의도이지 그 이상은 단연코 아니다. 박대통령이나 야당이나 “약은 고양이 밤눈 어두운줄 모른다”는 속담을 새겨보았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의처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집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