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에 많은 기자가 따라다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보도하지 않고 가십만 부각시키고 있어서
본인뿐만 아니라 캠프요원들을 화나게 하기도 한다.
일일 한 건 씩 터져 나와 국민을 실망하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철 티켓을 사면서 2만 원을 투입했다가 실정도 모른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고,
국민의례에서 가슴에 손을 얻는 것조차 모른다는 비난 석인 지적도 받았다.
꽃동산에서 누워있는 노인에게 미음을 떠먹인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조상 묘에서 음복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의 미디어라는 게 경쟁이 너무 심해서 그냥 남들이 하는 보도만 하면 소위
뜨지 못한다.
무엇인가 까차를 잡아내서 본 뉴스보다는 작은 실수를 부각시킴으로서 본인을
띄워보자는 좋지 않은 심보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방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자들은 취재대상에게 긍정적인 보도는 제외되고 부정적인 내지는
악의적인 보도만 부각되는 행태를 보인다.
정치 기자들에게 계속 당하면서 화를 내면 화내는 장면을 포커스로 잡아 더 크게
올린다.
오죽했으면 덴마크에서 정유라를 한국식으로 취재하다가 제지를 받겠는가.
국민은 반 전 총장이 글로벌 리더쉽을 발휘하던 인물이라 무엇인가 국내 정치인들과는
다를 것을 기대했는데 그에 못 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리더들을 보면 유머 감각이 특출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영국 처칠 수상의 유머는 말할 나위도 없고, 루즈벨트 미 대통령이라든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같은 분들은 부정적인 질문을 유머러스하게 받아 넘김으로써
위기를 넘겼다는 일화를 많이 전하고 있다.
반 총장이 사소한 부정적인 보도에 유연하고 유머러스하게 대하면 오히려 반전의
기회가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음복한 걸 꼬집어서 묻는다면 “우리 고장에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고 설명하기
보다는 “그 기자 귀에는 조상님이 ‘마셔라’하던 말씀이 안 들렸던 모양이군.”
하는 식으로 넘긴다면 통 큰 리더의 면모가 드러나지 않았겠나 생각된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잡아서 꺾으려 들지 말고 그 화살을 되돌려 보내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반 전 총장은 슈퍼맨이 아니다. 반복되는 위안부 문제 같은 질문도 즉석에서
답변하는 훈련이 덜 된 상태에서 받아치려 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대신 e-mail 주소가 적힌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가 당사자에게 이리로 질문해
달라고 위기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영어만 잘하는 게 아니라 유머도 잘하는 새 대통령 후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고 있기에 딱해서 해 본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