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떡국 이야기

설과 떡국, 만둣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떡만둣국을 먹어야 설을 쉬었다고 할 수 있다.

가래떡은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중국에도 없고 일본에도 없다.

기계에서 뽑아져 나오는 가래떡은 왜정 때 기계문명이 도입되면서 고무신

만드는 기계도 발명됐고, 가래떡 만드는 기계도 만들어졌다.

기계가 생겨나기 전에는 흰떡을 떡판에 놓고 일일이 손으로 밀어서 지금의

가래떡처럼 둥글고 길게 만들었다.

그래서 떡이 지금처럼 일률적으로 둥글고 긴 게 아니라 조금은 울퉁불퉁하면서

길었다.

내가 어렸을 때 기계가 없는 시골에서는 집에서 흰떡을 둥글게 밀어서

가래떡을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가래떡의 가래는 둥글고 길다는 우리 고유의 표현이다.

예를 들면 석가래, 농기구 가래 이런 말들이 모두 둥글고 긴 나무를 의미한다.

지금이야 떡을 썰어놓고 팔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긴 떡을 집에서

썰었다. 설 전날이면 떡을 썰어서 물에 담가놓았다.

지금이야 만두피를 사다가 쓰지만 이것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반죽을 만들어 일일이 얇게 밀면 주전자 뚜껑으로 둘러서 만두피를 만들곤 했다.

이 모든 일들이 설 전야에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집안이 바쁘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같이 일을 하다보면 그 중에는 우스갯소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한 마디 던지면 깔깔대고 웃어대던 밤이 그믐날이다.

지금은 다 사라진 풍습에 불과하지만 그때는 정과 끈끈한 관계가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 친인척 간에 무엇이든 안 들어주면 후일 원망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설에 만둣국에 떡이 들어간 떡만둣국을 먹는다.

그러면서 나이만큼 만두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아무튼 설날은 배터지게 먹는 날이다.

 

북한 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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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야 제대로 떡국이나마 먹는지 모르겠다.

미국에서 북한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내 놓은 북한 떡국이야기가 이채로워

소개한다.
<떡국은 설음식 가운데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상징적인 민속음식이다.

떡국은 흰 가래떡을 얇게 썰어서 장국물에 끓여 익힌 것이다.

떡국의 주재료인 흰 가래떡은 채로 쳐서 물에 추긴 흰쌀가루를 시루에 쪄낸

다음 손으로 치대여 둥글고 긴 모양으로 만든 떡이다.

여기서 ‘가래’라는 말은 가느다랗다는 뜻으로서 떡 모양새를 가리킨 것이다.

떡국을 만들 때는 국맛을 돗구기 위하여 여러 가지 양념과 부재료를 두기도

하였다. 부재료로는 소고기, 꿩고기, 돼지고기 그리고 후추가루를 넣었다.

그 가운데서도 꿩고기를 넣고 끓인 떡국을 으뜸가는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꿩고기는 아무 때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흔히

닭고기를 대신 쓰기도 하였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꿩 대신 닭’이라는 말도 바로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떡국은 국이라기보다 끼니를 대신하는 주식물로 많이 이용되었다.

떡국은 설 명절이면 누구나 먹는 것이 풍습이었으므로 떡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날만은 떡국 한 그릇 정도는 먹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해마다 떡국을 한 그릇씩 먹는데 따라 나이도 한 살씩 늘어난다는 뜻에서

이것을 일명 ‘첨세병’이라고도 하였다.

이로부터 어른들은 흔히 아이들의 나이를 물을 때 떡국을 몇 그릇째

먹었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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