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크리크(은닉처)’ 카지노장에서 윤수일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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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장에 다녀왔다.
카지노는 밤이 제격이다. 어두워야 잘 보이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들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들어내기보다는 숨어서 즐기는 게 카지노다.
카지노장에 사람이 몰리는 까닭은 누구나 좋아하는 것들을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첫째 돈을 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둘째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셋째 좋은 쇼를 즐길 수 있다.
허황된 꿈이지만, 허황된 꿈도 꿈이다.
십 만분지 일, 아니면 백만 분지 일의 꿈일망정 잭팟을 때리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어쩌면 인생사 다 그런 건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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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장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놓고 꼬신다.
나는 ‘캐시 크리크(은닉처)’ 카지노 뷔페를 좋아한다.
삼십 여분 기다린 끝에 안으로 들어섰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다.
통짜 터키에서 흰 살점으로 베어 달라고 했다.
흰 그레비를 고기와 스터핑에 얹었다. 베어 먹는 살점이 부드럽고 구수하다.
집에서 구웠을 때보다 훨씬 소프트해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베이크할 때 우리는 알지 못하는 다른 기술이 숨어있다는 데 아내와 나는 동의 했다.
두 번째 디쉬로 뉴욕 스테이크를 먹었다. 고기가 연하다. 파스타를 곁들였는데
파스타도 일품이다.
음식 맛이 멀리서 사람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식이 하도 맛있어 보이기에 집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볼에는 사과 코브레와 복숭아 코브레(Apple Cobble, Peach Cobble)를 담았다.
접시에는 얇은 초콜릿 종지에 흰 초콜릿을 담고 산딸기를 살짝 얹은 앙증맞은 초콜릿과
얇은 초콜릿 볼에 담긴 검은 갈색 초콜릿 하고 푸딩을 가져왔다.
맛있게 실컷 먹었다. 맛있는 음식은 만족감과 행복을 선사한다.
두 시간을 달려 올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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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부터 가수 윤수일이 노래를 불렀다.
윤수일은 별로 유명한 것 같지 않아서 관객이 많지 않으려니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극장에 빈자리가 하나도 없이 꽉 찼다.
공연도 매우 훌륭했다.
지난번 최진희나 현철 때는 달랑 가수 혼자 와서 노래만 불렀는데 윤수일은 달랐다.
4인조 밴드에다가 백콜러스 가수까지 그리고 보조요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쇼 진행도 잘 꾸며져 있었다. 전문 연예인다웠다.
짧게나마 자신이 걸어온 역경도 들려주었다.
지금까지 음반 25장을 만들었는데 99%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라고 했다.
나는 윤수일을 보면서 성공한 사람들은 에디슨의 말처럼 노력이 99%란 걸 믿는다.
노래 사이사이로 농담을 섞어가기로는 최진희가 가장 진하게 읊어댔었다.
윤수일은 고작 한다는 소리가 “의자를 갖다놓고 웃통을 벗을까요? 묻는다.
앉을까요? 설까요?” 앉으라고들 했다.
“여자들은 서있는 걸 좋아할 텐데요, 못 알아 들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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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지노에서 단 일 푼도 잃지 않았다.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으니까.
젊어서는 카지노에 가면 돈을 잃고 싶어서 안달이 났었다.
그때는 놀음이 그렇게도 재미있었다. 마치 깊은 밤 사랑질 만큼.
인생 다 살고 난 지금은 누가 돈을 거저 주면서 하라고 해도 하고 싶지 않다.
무엇하러 앉아서 시간을 낭비해 가면서 놀음질을 한단 말인가.
내가 멀리 두 시간을 달려서 윤수일 쇼를 보러온 것도 공짜 쇼가 돼서 왔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겸 왔을 뿐이다.
카지노 호스트 미스터 장이 귀띔해 준다. 10월에는 설운도를 초청할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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