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JFK 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탑승객이 기내에서
폐색전증으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30대 여성 승객은 오후 4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항공기 내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대한항공 기내 승무원 등의 도움을 받아 공항 내의 인하대 병원 의료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인하대 병원 본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날 새벽 1시께 사망했다.
병원 측은 여성 승객이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다 다리에 위치한 깊은 부위의
정맥(심부 정맥)에 혈전이 생기면서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폐색전증’은 주로 다리 근육 속에 생긴 심부정맥의 형전에서
떨어져 나온 색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하다가 폐동맥을 막은 상태를 말한다.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을 비롯해 오랫동안 앉아있을 때 혈류가 정체돼 주로 발생한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승객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갑자기 쓰러져 승무원이
부축했으며, 운항 중에 아무런 고통이나 통증도 호소하지 않았다“며 ”승무원들이
응급조치와 인공호흡 등 필요한 조치는 다 했지만 불행한 일을 당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폐색전증’이 곧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다.
여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도 이코노미 좁은 좌석에 앉는 순간 불편함이 밀려온다.
어깨와 다리를 구부린 채 꼼짝도 못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가 붓고
저리면서 통증이 느껴지는데 이를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 한다.
일등석이나 비즈니스 석과 달리 공간이 좁은 이코노미 클래스 석에서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병명은 심부정맥 혈전증으로 다리 부위 혈관에서 생긴 혈전이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가 정맥을 막아 생기는 질환이다. 혈전은 혈액의 일부가 굳어 뭉쳐진
덩어리다. 혈전은 장시간 앉아있을 때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의자에 앉으면 자연히 골반의 정맥이 눌리게 된다. 눌린 상태가 오래 지속 되면
다리의 피는 심장 쪽으로 가지 못하고 정체 되는데, 이때 피가 응고 되면서 혈전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기내의 습도는 5-15%로 낮고 기압과 농도도 지상의 80% 수준으로 피의
흐름이 둔해지기 때문에 더 혈전이 생기기 쉽다.
영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90분 동안 앉아 있을 경우, 무릎 뒤의 혈류가 반으로
줄고, 혈전 생성 위험은 2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비행시간이 두 시간 길어질 때마다 혈액 응고 위험은 26%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6시간 이상 비행하거나 60세 이상의 고령자나 임산부, 흡연자, 동맥경화나
비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여성 호르몬 제제를 복용한 경우 위험이 더
커진다.“라고 전했다.
비행기 안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오래 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나의 옆집에 필리핀에서 온 가족이 살고 있었다.
남편은 무직자로 빈둥빈둥 놀고먹었고, 전적으로 부인의 경제력에 의존하고 있었다.
부인이 간호사였지만 여유 있게 사는 편은 아니었다.
어느 날 시아버지가 필리핀으로 날아가다가 태평양 상공에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으로 사망했다.
비행기는 기수를 돌려 하와이에 비상 착륙해서 시신을 내려놓았다.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했다.
필리핀 사람들은 대부분이 카토릭이다. 장례상 화장하는 것을 꺼린다.
부인은 시신을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로 옮겨와야 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며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 동네에서 이사 나오고 십 수 년 만에 다시 부인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부인은 남편과 이혼하고 친정 부모를 모셔다가 이웃에서 같이 살고 있었다.
친정 부모님들은 많이 늙었으나 뒷마당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었다.
부인은 기쁜 마음으로 부모님 집 창문 커튼을 새것으로 갈아주었다.
그러면서 친정 부모님 산소자리도 다 장만해 놓고 있다며 자랑삼아 말한다.
부모라고 다 같은 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딸이 있다고 마음 놓을 것도 못되고, 며느리가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는 세상이다.
우리는 어쩌다가 죽는 날까지 스스로 감당해야할 게 많은 세대가 되고 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