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인권이란 가면을 쓴 속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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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1100억 달러(124조원) 규모의 무기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룬 ‘빅딜’이지만,
미국은 경제이득 앞에서는 인권문제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낙후한 여성 인권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인권에 관한 말 한 마디 하지 못했다는 것은 미국이 부르짖는 인권에 관한
잣대가 얼마나 불공정한가를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국익 앞에서는 이중성도 서슴지 않고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 여성이 인간으로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악습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남성 보호자 제도는 여성이 교육과 취업 같은 중대한 문제를 결정할 때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고, 외출할 때는 남성 보호자가 동반하게 한 규정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우디에만 남아 있다.
남성 보호자는 아버지, 남편, 오빠 등이 맡으며, 남편을 잃은 여성의 경우 아들이
역할을 대행한다.
여성은 자동차 운전도 금지된다. 여행은 물론, 병원을 가려 해도 남성 보호자가
없으면 안 된다.
이런 제도는 사우디의 이슬람 보수주의인 와하비즘과 가부장적 보수주의가 결합한
데서 나온 것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억압하는 대표적 악습으로 꼽힌다.

최근 몇년새 사우디 여성들 사이에선 이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커져왔다.
세계적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가 이 제도의 폐해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사우디 여성들은 트위터에 ‘자기만이 내 자신의 보호자’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남성 보호자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청원서를 쓴 ‘할라 도사리’는 이 해시태그가 사우디 여성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왕실은 지난 2009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유엔인권이사회의 지적을 받고
이 제도의 철폐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사우디는 여성의 취업 장벽을 낮추고 참정권을 부분 허용하는 등 개혁 조처도
내놓았다.
그러나 최대 걸림돌은 보수적인 고위 이슬람 성직자들의 완강한 반대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세계 경찰과 세계 인권사도 국을 자청하는 미국의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여성 인권에 대하여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미국 스스로 비행을 자행한 행위라고 박에 볼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가리켜 인권이 없는 나라라고 지적하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역시 미국으로부터 인권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을 압박할 때면 여지없이 인권문제를 들고 나온다.

만일, 북한에서 석유가 생산된다면, 마치 사우디처럼 석유국가라면 트럼프의 언사는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내세우기보다는 오히려 아양을 떨지
않았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
석유가 뭐 길래? 국익이 뭐 길래?

미국이 내 세우는 인권문제도 경제논리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엿장사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국가건 개인이건 돈은 많이 있고 볼 일이다.
혹자는 돈보다 더 귀한 것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현실은 냉혹해서 이득이 있는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현실은 속물이어서 속물을 대할 때는 속물이어야 한다.
결국, 미국은 인권이란 가면을 쓴 속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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