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뒷마당에 다시 나타났다. 짐작하건대 낮잠을 즐기는 장소로 지정해놓고
오는 모양이다.
보통 여우는 집 폴취 밑이나 데크 밑에 굴을 파고 기거하는 예가 더러 있다고 한다.
그리고 새끼를 기른다. 보통 새끼는 3-4월에 나서 3개월 정도 기른다.
그러나 우리 집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니다.
가끔 들리는 것은 오수를 즐기려는 모양이다.
야생 여우가 뒷마당에 나타나는 것을 방치해도 되는 건지 의문이 생겼다.
알아봤더니 여우는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려들지 않는다면 인간에게 위험한
야생동물은 아니다. 맞서 싸우기 보다는 주로 도망가는 동물이다.
그래도 왜 저 녀석이 우리 집 뒷마당을 제집 드나들 듯 해 대는가?
때로는 쓰레기를 뒤지러 온다거나 개가 먹다 남은 음식을 먹으러 온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집 뒷마당에는 그런 게 없다.
여우가 작은 애완동물을 먹이 감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때로는 가축이나 쥐, 닭 같은 동물을 목적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여우가 각종 과일을 먹는 경우는 있어도 텃밭에 있는 채소를 먹지는 않는다.
아무런 해당 사유가 없는데도 들리는 것으로 보아 필경 쉬러 오는 것이 분명하다.
여우가 다시 나타나지 못하게 하려면 괴롭히는 수밖에 없다.
놀라게 하든가 훼방 놓아야 한다.
그러나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저도 잠시 휴식을 취하겠다는데, 이해해 달라는데 그것도 못 들어 주리만큼
야박해서야 쓰겠는가?
여우도 살기에 얼마나 고달프겠는가? 먹이가 거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맘 놓고 편히 다닐 수 있게끔 사람들이 놔두지도 않는 환경에서
그날그날 살아간다는 것은 아마도 전쟁과도 같은 나날일 것이다.
여우가 말한다.
스트레스도 풀 겸 잠시 낮잠 좀 자겠다는데 뭘 그런 걸 가지고 …..
신경 끄고 당신 할 일이나 하시오.
최 수니
2017년 8월 28일 at 12:20 오후
여우가 잘 생겼어요.
가까이서 찍으셨네요.
여우의 이미지는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약삭빠르고 민첩하여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아요.
변신이나 배신을 잘하는 사람을 여우같다고도 하는 것 같아요.
여우가 찾아 오는 뒷마당이
정말 아늑할 것 같아요.
사람에게 덤비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좀 신경이 쓰이기는 하겠네요.
신재동
2017년 8월 29일 at 5:25 오전
망원렌즈로 촬영했습니다. 한번 오면 30분 이상 머물다가 가곤합니다.
낮에는 괜찬은데 밤에 올까봐 걱정입니다.
야생여우를 가까이에서 보기는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