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좋다, 이주일도 좋다 변화가 없기에 이제 올 것이 왔구나 했다.
허탕만 치고 돌아가기를 수 없이 하다가 어느 날 봤더니 그림은 그대로인데 글이 바뀌었다.
얼씨구, 그만둔 줄 알았더니 살아있네!
지난겨울 초입에 글 한 편 올렸다. 그리고 지켜봤으나 역시 변한 건 없다.
블로그 창은 멎어버린 벽시계처럼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담당자가 휴가를 갔나? 아니면 목이 잘렸나? 사고가 난 건 아닌가? 별 오만가지
잡생각을 다 하다가 혼자 결론을 내렸다.
이러다가 그냥 닫으려고 질질 끄는 수작이구나 했다.
예전에 블로그 문 닫겠다고 할 때 알아봤다. 그때 이미 다 쫓아내고 방 비우려 했으나
뜻 있는 블로거들의 항의에 못 이겨 겨우 명맥만 유지하다가 결국 할 짓을 하는구나,
스스로 내린 결론이다.
그럴 줄 알고 나는 양다리를 짚고 있었다.
쫓아내는 바람에 이사했다가, 다시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오는 바람에 양다리가 됐다.
위블로그가 가면 얼마나 가겠어? 한번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여인을 되돌릴 수 없듯이
어느 날엔가는 결국 떠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한동안 곧잘 가기에 그런 가 했다. 믿을 만큼 신뢰가 가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믿음이 가기도 했다.
그러더니 결국 근성인지 성깔인지를 들어내기 시작했다.
무뚝뚝하게 뚝 멎어서 있을 뿐 오갈 줄을 모른다.
뭔 대답이 있어야지 침묵 일간 도로 나오니 어찌할 도리가 없다.
벽에다 대고 소리 질러봐야 입만 아프다. 차라리 그만 두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
잊어버리고 얼마를 지내다가 아직도 목숨이 붙어 있나? 하고 들려 봤다.
어! 그동안에 글이 바뀌었네?
다시 살아나려나 해서 미련을 못 버리고 매일 부지런히 열어봤지만, 여전히 그게 그거다.
그러면 그렇지 다시 덮어버렸다.
이번에는 댓글을 허가하라고 이메일이 왔다.
허가하려 했더니 로그인을 하란다. 비밀번호를 적어 넣었다. 틀렸다고 고개를 흔든다.
한동안 써먹지 않았더니 비밀번호도 아리송하다.
다시 기억나는 대로 적어 넣었더니 이번에는 고개를 더 쎄게 흔든다.
비밀번호를 잃어버렸나요? 하고 묻는다.
아! 모르겠다. 비밀번혼지 뭔지, 새것으로 바꾸기로 마음먹고 클릭했다.
이메일로 보내 준다고 해서 왔다 갔다 하다가 새로 지은 비밀번호를 넣고 클릭했는데
이번에는 화살표 앞에서 뱅뱅 돌기만 했지 창이 넘어가지를 않는다.
기다리다 못해 냉장고에 가서 우유 한 컵 따라 마시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여전히 뱅뱅 도는 걸 들여다보자니 내 머리가 다 어지럽다.
걷어치웠다.
얼마 전에 비밀번호를 대문자 소문자 섞어 숫자를 넣고 고치라고 해서 따라 했더니
나도 외우기가 어려워서 아예 수첩에 적어놓고 있었다.
오래된 수첩을 꺼내 들춰봤다. 어디엔가 적어놓았을 텐데, 뒤척이다가 위블로그를 찾아냈다.
어찌나 반가운지. 적어놓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뭐니 뭐니 해도 믿을 건 수첩밖에 없다.
사라지려고 애쓰는 위블로그도 그렇고 식어가는 내 기억력도 그렇다.
막을 수 없는 대세라면 같이 가는 거다. 가는 데까지 가는 거다.
곰처럼…………
초아
2018년 1월 10일 at 5:53 오전
아이고 오늘은 아에
게시물도 받아주지 않아요..ㅠ.ㅠ
오늘내일하는 목숨줄이지만,
놓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하기 싫어서..
버팅기고 있습니다.
데레사
2018년 1월 10일 at 6:08 오전
지금 동아도 중앙도 다 블로그를 없앴다고
해요. 위블은 지난 여름에 담당자가 잘렸는데
후임이 있는지 없는지 문의해도 절대로
답은 없어요.
그래서 이제는 저역시 양다리 걸쳐놓고 그래
누기 더 인내심이 강하나보자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