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조불은 사라지지 못하고 꾸물대고 있을까?
죽었나 하고 보면 아직 목숨은 붙어있다.
그럼 살았나 하고 보면 죽은 것처럼 미동도 꿈쩍하지 않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고 있는 꼴이 마치 공격을 받은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있다.
어쩌다가 들려보면 그 모습 그대로 변한 게 없다.
그렇다면 무슨 미련이 남아 있어서 문을 닫지 못할까?
이건 순전히 내 경험인데 미국에서 각국 나라 깃발만 취급하는 특화상점은 없다.
국기라는 게 그렇게 쉽게 팔리는 물건도 아니고 그걸 팔아 가게 운영에 타산이
맞지 않아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비즈니스다.
그래도 어쩌다가 꼭 필요할 때가 있는데 나의 경우 인공기를 사려고 다 들춰보다가
국기만 파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어렵게 찾아냈다.
앞으로 재개발이 될 지역의 허름한 집에서 각국 나가 국기와 국기의 다양한 종류를
팔고 있었다. 가게 문은 일주일에 이틀 여는데 그것도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 그리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만 연다고 써 붙여 놓았다.
장사치고는 매우 배짱이 두둑한 장사였다.
가게 문을 안 열고 안 팔겠다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오프닝 시간을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들어가 보았다.
가게 안이 어수선해서 그렇지 그런대로 있을 건 다 있었다.
주인이랍시고 나온 사람은 팔십이 넘은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더러 인공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어떤 사이즈를 원하느냐면서 여러 가지의
다른 사이즈 인공기를 보여 준다.
알고 봤더니 가게 역사도 꽤 길다. 반세기를 이런 식으로 장사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문도 없이 어떻게 장사를 하느냐고 물어보았다.
버티고 있으면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긴 안목에서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한다.
대륙기질을 가진 사람이나 할 짓이지 이거야 어디 장사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조불을 보면서 왜 이 생각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조불이야말로 닫지도 못하고 열지도 못하는 형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특화 블로그로 운영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여러 가지 특화가 있을 것이다. 법률 블로그, 대박 블로그, 건강 블로그,
자동차 블로그 등등.
한 가지 예를 들어 여행 블로그로 특화한다면, 여행 경험담이나 여행에 관한 글만
기재하는 것이다. 기자나 여행사가 미처 알아내지 못한 여행 정보를 블로그가 대신
올려줌으로써 독자를 불러모으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다 끝난 것 같아도 안 그럴 수도 있다. 괜히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이 생겼겠는가.
아무쪼록 조불을 운영하는 분이 잘 판단해서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일이지만,
한동안 몸담고 있던 블로그가 돼서 선뜻 떠나지 못하고 생각해 보고 또 생각이 나서
올리는 글이다.
데레사
2018년 2월 9일 at 9:33 오전
저도 마찬가지 심정입니다.
꼭 버려진 자식취급 받는것 같지만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정든 곳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운영자님이 잘 판단해서 우리에게도
좀 알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지난여름 운영자 그만둔후 새 운영자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