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보고 나서

IMG_1859

 

‘극한직업’이란 영화가 천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는 뉴스는 나까지 충동질하기에 충분했다.
미국 대도시에서는 다 상영한다면서 내가 사는 지역은 산호세 극장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하루에 아침 10시 30분 한차례만 상영한다. 토요일은 4시 30분 한차례.
화요일 아침에 영화 보러 고속도로를 한 시간 달렸다.
마침 크루즈 여행에서 돌아온 누님과 누님 친구 분도 같이 가자고 했다.
누님 친구 분은 감기 때문에 못 간다고 한다. 역시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88세에 12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다는 것이 무리였던 모양이다.

화요일은 어느 비즈니스나 슬로다. 손님이 없어서 백화점도 극장도 할인이다.
심지어 비행기도 화요일에 예약하면 가격이 싸다는 사실은 알아둘 만하다.
할인한 극장 가격이 5달러다.
나는 화요일 아침에 누가 영화구경을 오겠나 생각했다.
보나 마나 극장에 우리들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있어봤자 할 일없는 노인들이나 몇 명 있으려니 했다.
웬걸,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100여 명은 됨직한 한국인들이 극장 좌석의 반을 채웠다.
나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젊은 여자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학교엘 가든가 직장에 갔어야 할 2-30대 여성들이 아침 시간에 한가하게
영화 관람을 하다니?
오히려 노인은 없었다.

광고와 예고편을 지루하게 보여주더니 드디어 본 영화가 상영됐다.
영화는 오락물에 쌈 밖 질뿐이다. 악당을 물리치는 카우보이 같은 영화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정신을 홀딱 아사가 버렸던 영화다.
상영 시간 내내 관객을 몰입시켜 딴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영화에 빠져 있다가 깨어나게 하는 마력을 발휘한 영화다.
내용은 별것 아니지만 정신 못 차리고 끌려가다가 나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외국인 관객이 한 사람도 없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처럼 허리우드를 능가하는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영화 속 무대가 한국이 아닌 국제무대라든가, 아니면 LA로 설정했다면?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아니면 적어도 영어를 섞어가는 대화로
방탄소년단처럼.

 

1 Comment

  1. 김 수남

    2019년 2월 13일 at 11:41 오후

    영화 후기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한국서 가족과 친구들이 너무 재맸게봤다해서 봐야겠다 싶었는데 선생님 말씀 들으니 더 보고 싶어집니다.토론토도 화요일이 저렴한 날이라고 들었습니다.찾아보니 토론토도 벌써 1월말부터 하고 있었네요.저희 가족도 시간 맞춰 꼭 가서 봐야겠습니다. 저희도 1시간 기본으로 운전하고 올라가는 거리 극장이에요.그래도 늘 그곳은 이웃같은 뉴한인타운인 노스욕이라는 곳이랍니다.미국은 이웃 같습니다.늘 건강하세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